주간동아 1124

2018.01.31

북한

김정은의 ‘옛 애인’? 현송월에 대한 진실

  • 입력2018-01-30 14: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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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1~22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전 모란봉악단장)에 대한 국내 언론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 세련된 패션과 당당한 분위기에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애인이었다는 설까지 겹치면서 현송월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몇 년 전 모 신문사는 현송월이 북한 연예인들과 함께 숙청됐다는 오보를 낸 적이 있다. 현송월 숙청설이 나온 이유를 비롯해 김정은-이설주 부부와 관계 등을 살펴본다.

    현송월 숙청설에 대한 진실

    2013년 12월 필자는 현송월이 북한의 일부 연예인과 함께 공개 처형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몇몇 기자가 확인 요청을 해왔다. 조사해보니 관련자 일부는 처형되고 또 일부는 살아남았는데 현송월은 숙청되지 않았다는 첩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는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의 관심 속에서 만들어진 모란봉악단장으로 건재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당시 북한은 2013년 7월 27일 소위 ‘조국해방전쟁 승리 60돌’을 맞아 이를 경축하는 대규모 1호 음악회 행사를 준비했다. 이 공연을 위해 출중한 실력의 배우들이 4개월간 합숙을 했다. 이들 청춘남녀는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서 매일 훈련했다. 한 달에 두 번 귀가하는 것을 빼면 매일 함께했던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이전에 함께 공연했던 이설주에 대한 뒷얘기를 했고 김정은 얘기까지 나온 것. 이 사실을 이춘일이라는 성악가가 자수해 밝힘으로써 숙청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때 숙청된 인물은 9명. 문명삼, 강정훈, 김경호 등 은하수관현악단 성악가수들과 은하수관현악단 현악조 조장을 맡고 있던 정선영 바이올린 연주자, 왕재산예술단 관악조의 색소폰 연주자 3명, 여성 무용배우 등이 공개 처형됐다. 

    현송월은 2012년 모란봉악단에 선발되기 전까지 은하수관현악단 메인보컬로 활약했다. 즉 숙청된 배우들과 친분이 있었던 것이다. 이 공연에 참가한 현송월도 불려가 국가안전보위부에서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공개 처형 방청자로 참가한 관계자들에 의해 현송월이 연루됐다고 소문이 났고 이것이 퍼져 우리 언론에까지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 



    현송월은 2015년 12월 중국 베이징 공연 때 모란봉악단장으로 참가해 그의 건재가 확인됐다. 당시 공연 내용 중 미사일 관련 내용을 수정하라는 중국 측 요구에 “토씨 하나도 고칠 수 없다”고 거부하고 아예 공연을 취소해버렸다. 

    현송월은 김정은의 애인이 아니라 오히려 김정일과 더 가까웠던 것으로 확인된다. 그는 1978년생이라는 설과 1976년생이라는 설이 있다. 현송월은 은하수관현악단 메인보컬로 활약하기 전 금성학원을 졸업하며 인민보안부 산하 협주단에 선발됐다. 이 협주단의 합창단 배우로 있으면서 평양음악대(현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 성악과를 다녔고 졸업 후 가수로 데뷔했다고 한다. 

    당시 이 사실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현송월이 인민보안부 협주단 가수로 있을 때 ‘준마처녀’라는 북한의 히트곡을 처음으로 부르면서 김정일의 1호 공연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특히 2009년 봄 김정일의 음악심리치료 차 만들어진 은하수관현악단 메인보컬로 서은향과 함께 선발되면서 김정일이 귀여워했다고 한다. 이 관현악단을 만든 사람 중 한 명이 김정은이기 때문에 김정은도 현송월을 자연스럽게 눈여겨봤을 것이다. 물론 이 관현악단에서 보컬로 함께 활동했던 이설주와 관계도 있었을 테다. 

    특히 뒤에서 따로 설명하겠지만 현송월의 남편이 김정은보다 여덟 살 많은 1976년생인 것으로 보아 현송월은 1978년생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김정은은 2005년 무렵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38선 중부전선의 5군단 산하 초급병사로 복무했다. 북한 내부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다. 당시 김정일과 친모 고영희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 시기 김정은은 북한 평민들의 언어나 생활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그런 김정은의 뒤를 봐준 황해도 출신 직속 분대장이 있었다.

    현송월의 남편과 김정은의 관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방남 이틀째인 1월 22일 오후 북한예술단 공연장 후보 시설인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방남 이틀째인 1월 22일 오후 북한예술단 공연장 후보 시설인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 분대장은 이후 김정은의 추천으로 김일성종합대 정치경제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는 김정은이 2010년 9월 김정일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기 전까지 선후배 사이로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정은의 중매로 현송월과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이러한 인연으로 현송월과 그의 남편은 김정은과 매우 친밀한 사이라고 봐야 한다. 현송월은 2012년 무렵 아들을 둔 유부녀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현송월이 김정은의 옛 애인이었다는 것은 소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현송월은 급조된 것으로 보이는 삼지연관현악단장으로 이번에 방한하기 전에는 모란봉악단장으로 있었다. 모란봉악단은 기존 국방위원회의 직속부서로 사실상 김정은의 건강 및 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최측근 악단이다. 

    현송월의 남편, 즉 김정은의 옛 분대장은 김일성대를 졸업하고 현재 국무위원회 최측근으로 김정은을 보좌하는 간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집에 김정은과 핫라인 전화가 설치돼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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