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탄산수의 국내 판매가격이 원산지 가격보다 훨씬 비싸 소비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2015년 5~6월 수입 탄산수 10종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제품의 국내 평균 판매가와 원산지 판매가는 3~8배 차이가 났다(표 참조). 국내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수입 탄산수 중 이탈리아산 ‘산펠레그리노’는 100㎖당 738원으로 이탈리아 현지 가격인 93원의 약 8배였다. 체코산 ‘마토니그랜드’는 국내 평균 판매가가 1060원이지만 현지 가격은 겨우 184원으로 5.8배 차이가 난다. 또한 이탈리아산 ‘산베네디토’(4.3배), 폴란드산 ‘페라지’(3.5배), 프랑스산 ‘페리에’(3.4배)도 차이가 컸다.
수입 탄산수는 국내에서도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각기 다르다. 주로 카페나 백화점에서 가장 비싸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싸게 팔린다. ‘산베네디토’는 100㎖당 백화점 평균 판매가가 1000원으로 온라인 쇼핑몰(399원)의 2.5배로 나타났다. 수입 탄산수 가운데 국내 시장점유율 1위(23.3%, 2014년 기준)인 ‘페리에’의 판매처별 가격을 알아봤다. 330㎖ 용량의 플레인 제품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3300원, 편의점에서 2500~2600원,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1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가장 큰 수익은 매장·매대 관리 몫
이러한 가격 동향을 두고 소비자들 입에선 불평이 터져 나온다. 수입 탄산수를 즐겨 마시는 김세환(29) 씨는 “원산지 가격을 알고 나니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평소 소화제처럼 탄산수를 즐겨 마신다는 이혜림(31·여) 씨는 “수입 탄산수 유통업자들이 고객을 ‘호구’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 탄산수는 왜 이렇게 판매국,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다를까. 과연 국내 소비자를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으로 보는 것일까.
수입 탄산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는지 알아봤다. 과거 탄산수 유통업을 했던 배모(42)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수입 원가는 그리 높지 않지만, 판매처에 따라 가격 이 크게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배씨가 들여온 유럽 탄산수 A제품은 330㎖들이 한 병당 백화점 판매가가 3500원이다. 하지만 유럽 현지 제조 원가는 약 400원, 수입 원가는 약 600원이다. 수입 원가는 현지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값의 약 30~40%로 매겨진다. 여기에 통관 진행, 물류비 등을 합치면 700원으로 오른다.
가격이 본격적으로 뛰는 곳은 판매처다. 보통 백화점에 납품하려면 대부분 시음·시식 행사가 필수다. 이 경우 판매가의 절반 정도로 할인된 가격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행사 관련 인건비가 더해져 가격이 1700원 정도로 뛴다. 여기에 매장 내 판매대를 관리하는 업체(벤더)와 매장의 수익도 더해진다. 그러면 1700원의 약 2배인 3500원이 최종 소비자가로 결정된다. 백화점 내 최종 소비자가에서 15~20%는 벤더, 30~35%는 백화점이 가져가고, 대형마트의 경우 백화점보다 수익률이 낮아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들도 “카페나 백화점보다 대형마트에서 수입 제품을 싸게 팔 수 있는 것은 수익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트의 수익률은 밝힐 수 없지만 백화점보다 이윤을 적게 책정해 일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가격 차이”라며 “카페는 제품이 소량 판매되는 데다 전체 운영비에서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비율이 높지만, 마트는 제품을 대량 납품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낮게 책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보 격차 줄여야 가격 낮아질 것”
그렇다면 탄산수 수입업체의 몫은 얼마일까. 한국탄산수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수입업체의 이득은 최종 소비자가의 5~10%다. 다만 수입업체가 제품을 독점 공급하는 경우 수익률을 좀 더 높게 책정하기도 한다. 장대선 한국탄산수협회 회장은 “수입 탄산수 가격이 높은 현상에는 ‘독점 공급’의 원인도 있다”며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해외 탄산수의 90%는 독점 공급이고, 탄산수 열풍이 최고조에 이른 2013~2014년에는 수입업체의 이득이 지금보다 컸다. 하지만 수입 탄산수 종류가 늘어나고 제품끼리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입업체도 수익률을 예전처럼 늘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 ‘독점 공급’ 규칙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페리에’의 경우 씨유씨가 프랑스 본사와 거래 계약을 맺은 국내 유일한 공식 수입원이다. 하지만 판매량이 늘자 다른 수입업체들이 홍콩, 두바이 등지에서 저렴한 소매제품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장대선 회장은 “본사에서 공식 수입하는 것보다 다른 외국에서 할인된 제품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것이 더 저렴할 때도 있다”며 “이 경우 국내에서의 판매가격은 더 다양해지고 가격 경쟁도 치열해진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단체는 “수입 탄산수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현혹되지 말고 가격 정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제품마다 성분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똑똑하게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판매처별 가격 차이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판매하는 곳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는 것은 시장이 이제 막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공급업자들은 이윤을 찾아 틈새시장을 파고들 테고, 소비자들은 부지런히 가격 정보를 검색할 것이다. 이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서로 수집하는 정보의 격차가 커서 생긴 일시적 현상이며, 시장이 더 활발하게 움직일수록 이 격차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 탄산수는 국내에서도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각기 다르다. 주로 카페나 백화점에서 가장 비싸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싸게 팔린다. ‘산베네디토’는 100㎖당 백화점 평균 판매가가 1000원으로 온라인 쇼핑몰(399원)의 2.5배로 나타났다. 수입 탄산수 가운데 국내 시장점유율 1위(23.3%, 2014년 기준)인 ‘페리에’의 판매처별 가격을 알아봤다. 330㎖ 용량의 플레인 제품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3300원, 편의점에서 2500~2600원, 홈플러스 온라인 쇼핑몰에서 1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가장 큰 수익은 매장·매대 관리 몫
이러한 가격 동향을 두고 소비자들 입에선 불평이 터져 나온다. 수입 탄산수를 즐겨 마시는 김세환(29) 씨는 “원산지 가격을 알고 나니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평소 소화제처럼 탄산수를 즐겨 마신다는 이혜림(31·여) 씨는 “수입 탄산수 유통업자들이 고객을 ‘호구’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 탄산수는 왜 이렇게 판매국, 유통 채널에 따라 가격이 다를까. 과연 국내 소비자를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으로 보는 것일까.
수입 탄산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는지 알아봤다. 과거 탄산수 유통업을 했던 배모(42)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수입 원가는 그리 높지 않지만, 판매처에 따라 가격 이 크게 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배씨가 들여온 유럽 탄산수 A제품은 330㎖들이 한 병당 백화점 판매가가 3500원이다. 하지만 유럽 현지 제조 원가는 약 400원, 수입 원가는 약 600원이다. 수입 원가는 현지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값의 약 30~40%로 매겨진다. 여기에 통관 진행, 물류비 등을 합치면 700원으로 오른다.
가격이 본격적으로 뛰는 곳은 판매처다. 보통 백화점에 납품하려면 대부분 시음·시식 행사가 필수다. 이 경우 판매가의 절반 정도로 할인된 가격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행사 관련 인건비가 더해져 가격이 1700원 정도로 뛴다. 여기에 매장 내 판매대를 관리하는 업체(벤더)와 매장의 수익도 더해진다. 그러면 1700원의 약 2배인 3500원이 최종 소비자가로 결정된다. 백화점 내 최종 소비자가에서 15~20%는 벤더, 30~35%는 백화점이 가져가고, 대형마트의 경우 백화점보다 수익률이 낮아 좀 더 저렴하게 판매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들도 “카페나 백화점보다 대형마트에서 수입 제품을 싸게 팔 수 있는 것은 수익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트의 수익률은 밝힐 수 없지만 백화점보다 이윤을 적게 책정해 일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가격 차이”라며 “카페는 제품이 소량 판매되는 데다 전체 운영비에서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비율이 높지만, 마트는 제품을 대량 납품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낮게 책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보 격차 줄여야 가격 낮아질 것”
그렇다면 탄산수 수입업체의 몫은 얼마일까. 한국탄산수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수입업체의 이득은 최종 소비자가의 5~10%다. 다만 수입업체가 제품을 독점 공급하는 경우 수익률을 좀 더 높게 책정하기도 한다. 장대선 한국탄산수협회 회장은 “수입 탄산수 가격이 높은 현상에는 ‘독점 공급’의 원인도 있다”며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해외 탄산수의 90%는 독점 공급이고, 탄산수 열풍이 최고조에 이른 2013~2014년에는 수입업체의 이득이 지금보다 컸다. 하지만 수입 탄산수 종류가 늘어나고 제품끼리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입업체도 수익률을 예전처럼 늘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 ‘독점 공급’ 규칙이 깨지는 경우도 있다. ‘페리에’의 경우 씨유씨가 프랑스 본사와 거래 계약을 맺은 국내 유일한 공식 수입원이다. 하지만 판매량이 늘자 다른 수입업체들이 홍콩, 두바이 등지에서 저렴한 소매제품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장대선 회장은 “본사에서 공식 수입하는 것보다 다른 외국에서 할인된 제품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것이 더 저렴할 때도 있다”며 “이 경우 국내에서의 판매가격은 더 다양해지고 가격 경쟁도 치열해진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단체는 “수입 탄산수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이나 브랜드 이미지에 현혹되지 말고 가격 정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제품마다 성분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똑똑하게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판매처별 가격 차이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판매하는 곳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는 것은 시장이 이제 막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공급업자들은 이윤을 찾아 틈새시장을 파고들 테고, 소비자들은 부지런히 가격 정보를 검색할 것이다. 이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서로 수집하는 정보의 격차가 커서 생긴 일시적 현상이며, 시장이 더 활발하게 움직일수록 이 격차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