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과 중국이 아프리카 자원 확보를 둘러싸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자원 확보를 위해 중국이 2012~2014년 3년간 투자한 자금은 약 597억 달러(약 70조 원)(그래프 참조). 일본 또한 105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했다. 반면 한국은 7억1000만 달러(약 8356억 원) 안팎 투자에 불과하다. 나아가 중국은 향후 10년 내에 자원 관련 투자 금액을 2500억 달러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고, 일본 역시 2010년 22% 수준이던 원유·가스 자주개발률을 2030년까지 2배로 늘린다는 정책 목표를 실행 중이다. 해외 에너지자원개발 신규 사업 진출이 2012년 18건, 2013년 8건, 2014년 5건 등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한국의 현실, 특히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13% 수준에서 향상되지 못하는 최근 현실과는 극과 극으로 대비되는 수치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주요 광물자원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전체 매장량을 기준으로 백금 89%, 크롬 73.9%, 망간 61%, 코발트 52% 등이 아프리카에 묻혀 있다(표 참조). 각각 9.5%와 7.9%를 차지하는 원유와 천연가스도 최근 신규로 발견되는 곳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한국가스공사도 투자한 모잠비크로, 최근 발견된 가스전 덕분에 매장량 기준 세계 5위권의 천연가스 부국으로 부상했다.
동일본 대지진 후 에너지자원 수요 급증
이처럼 풍부한 아프리카의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주요 메이저 자원 기업은 일찍부터 이 지역에 진출해 활동해왔다. 2000년 이후에는 국가 주도의 중국과 상사 중심의 일본이 적극적이다. 이들 나라는 특히 최근의 국제 자원가격 약세를 지분 확대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석유천연가스, 중국석유화학, 중국해양석유 등 국영기업을 통해 아프리카 자원 확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일본 정부 역시 공공기관인 일본 석유천연가스와 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통한 출자, 탐사지원, 인력개발 등 민간기업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자원 확보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민간 종합상사 중심으로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참여해왔고, 최근 들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뒤따르면서 한층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원은 먼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에너지자원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이후 중국과 대결구도가 불거지면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의 긴장 증대뿐 아니라 베이징이 역점을 두는 아프리카에서도 중국 정치와 경제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프리카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격년마다 주요 자원부국과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고 있다. 2013년 제1회 회담에서는 향후 5년간 아프리카 자원개발 사업에 1000억 엔(약 9777억 원)을 투자·융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5월 28~29일 개최된 두 번째 회담에서는 아프리카 자원개발 촉진을 위한 4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수립해 주요 자원부국 정부와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첫째, 자원개발을 위한 투자 촉진과 인프라 정비다. 일본 정부는 민간기업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아프리카 자원개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리스크 머니’를 제공한다. 각 기업의 자원 탐사 및 개발 프로젝트에 제공되는 리스크 머니는 5년간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 수준이다. 둘째, 자원개발 기반 강화를 위한 인재 육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아프리카 각 나라의 정부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자 일본에 우호적인 고위급 인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상 인원이 무려 1000여 명이다. 셋째,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을 펼친다는 방침도 있다. 광산 주변 지역에 학교와 병원을 건설하는 등 사회복지 향상을 위한 활동에 일본 기업이 적극 참여해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이렇듯 일본 기업의 지역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돈만 6300만 달러(약 741억 원)다.
이를 바탕으로 특히 자금력과 정보력이 막강한 미쓰이물산, 미쓰비시상사, 이토추 같은 종합상사들이 천연가스, 석탄, 철광석 등 자원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모잠비크 광산투자에 4억5000만 달러, 철도와 항만 등 인프라 사업에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상사는 가봉과 앙골라에서 석유탐사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토추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니켈 광산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반면 우리 정부와 기업의 아프리카 자원개발 활동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풍부한 자원에 비해 리스크도 많아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쉽지 않다. 일본 사례처럼 아프리카 자원부국과 정례적인 회의체를 구성하거나 통합자원정책 컨트롤타워를 설립하는 등 거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유를 비롯한 주요 광물가격 하락으로 광구와 광산의 지분가치가 떨어진 최근 상황을 이용해 양질의 광구를 저렴하게 매입함으로써 자원을 확보하는 방식도 노려볼 만하다.
특히 자원 확보가 절실한 한국으로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탐사지원, 자원-인프라 연계, 기존 유망 프로젝트 지분 확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진출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자원개발 투자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전력, 철도,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기회도 만들 수 있으므로, 자원개발기업과 건설기업, 금융기관이 공동 프로젝트를 구성해 참여하는 모델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워낙 리스크가 큰 사업 특성상 역량 있는 현지 기업이나 현지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우회적으로 진출하는 전략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주요 광물자원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전체 매장량을 기준으로 백금 89%, 크롬 73.9%, 망간 61%, 코발트 52% 등이 아프리카에 묻혀 있다(표 참조). 각각 9.5%와 7.9%를 차지하는 원유와 천연가스도 최근 신규로 발견되는 곳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은 한국가스공사도 투자한 모잠비크로, 최근 발견된 가스전 덕분에 매장량 기준 세계 5위권의 천연가스 부국으로 부상했다.
동일본 대지진 후 에너지자원 수요 급증
이처럼 풍부한 아프리카의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주요 메이저 자원 기업은 일찍부터 이 지역에 진출해 활동해왔다. 2000년 이후에는 국가 주도의 중국과 상사 중심의 일본이 적극적이다. 이들 나라는 특히 최근의 국제 자원가격 약세를 지분 확대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석유천연가스, 중국석유화학, 중국해양석유 등 국영기업을 통해 아프리카 자원 확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일본 정부 역시 공공기관인 일본 석유천연가스와 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통한 출자, 탐사지원, 인력개발 등 민간기업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자원 확보를 주도하고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민간 종합상사 중심으로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참여해왔고, 최근 들어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뒤따르면서 한층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전폭적 지원은 먼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지만,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에너지자원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한 이후 중국과 대결구도가 불거지면서,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의 긴장 증대뿐 아니라 베이징이 역점을 두는 아프리카에서도 중국 정치와 경제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프리카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격년마다 주요 자원부국과 장관급 회담을 개최하고 있다. 2013년 제1회 회담에서는 향후 5년간 아프리카 자원개발 사업에 1000억 엔(약 9777억 원)을 투자·융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5월 28~29일 개최된 두 번째 회담에서는 아프리카 자원개발 촉진을 위한 4가지 원칙을 다음과 같이 수립해 주요 자원부국 정부와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첫째, 자원개발을 위한 투자 촉진과 인프라 정비다. 일본 정부는 민간기업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아프리카 자원개발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리스크 머니’를 제공한다. 각 기업의 자원 탐사 및 개발 프로젝트에 제공되는 리스크 머니는 5년간 20억 달러(약 2조3000억 원) 수준이다. 둘째, 자원개발 기반 강화를 위한 인재 육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아프리카 각 나라의 정부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자 일본에 우호적인 고위급 인사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상 인원이 무려 1000여 명이다. 셋째,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을 펼친다는 방침도 있다. 광산 주변 지역에 학교와 병원을 건설하는 등 사회복지 향상을 위한 활동에 일본 기업이 적극 참여해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이렇듯 일본 기업의 지역주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적 책임(CSR)’ 활동에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돈만 6300만 달러(약 741억 원)다.
이를 바탕으로 특히 자금력과 정보력이 막강한 미쓰이물산, 미쓰비시상사, 이토추 같은 종합상사들이 천연가스, 석탄, 철광석 등 자원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모잠비크 광산투자에 4억5000만 달러, 철도와 항만 등 인프라 사업에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미쓰비시상사는 가봉과 앙골라에서 석유탐사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토추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니켈 광산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반면 우리 정부와 기업의 아프리카 자원개발 활동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아프리카는 풍부한 자원에 비해 리스크도 많아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쉽지 않다. 일본 사례처럼 아프리카 자원부국과 정례적인 회의체를 구성하거나 통합자원정책 컨트롤타워를 설립하는 등 거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유를 비롯한 주요 광물가격 하락으로 광구와 광산의 지분가치가 떨어진 최근 상황을 이용해 양질의 광구를 저렴하게 매입함으로써 자원을 확보하는 방식도 노려볼 만하다.
특히 자원 확보가 절실한 한국으로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탐사지원, 자원-인프라 연계, 기존 유망 프로젝트 지분 확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진출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단순히 자원개발 투자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전력, 철도,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사업에 참여할 기회도 만들 수 있으므로, 자원개발기업과 건설기업, 금융기관이 공동 프로젝트를 구성해 참여하는 모델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워낙 리스크가 큰 사업 특성상 역량 있는 현지 기업이나 현지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해 우회적으로 진출하는 전략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