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소 레몬주스와 자몽주스를 즐겨 마시는 직장인 김가은(27) 씨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착즙한 레몬주스를 온라인으로 구매해 마시다 다양한 주스 맛에 관심을 갖게 됐다. 칼로리가 높지 않은 자몽 착즙주스와 브로콜리주스를 자주 마신다. 다 좋은데 가격대가 다소 높은 게 흠”이라고 말했다.
#2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 오렌지주스는 잘 사지 않는다는 직장인 이모(28) 씨는 “시장에 여러 제품이 나오면서 오렌지주스 말고도 마실 게 많아졌다. 오렌지주스는 누구나 아는 맛이지만, 다른 주스들은 새로운 맛이라 아무래도 손이 더 간다”고 말했다. 이씨가 즐겨 마시는 건 망고와 크랜베리주스다.
한국인의 주스 입맛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연구원)의 ‘가공농산물(주스류) 수입 동향 및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주스계 전통 강자인 오렌지주스의 수입이 감소하고, 수입 주스 가운데 포도주스 수입량이 처음으로 오렌지주스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사과와 파인애플주스 수입이 증가하고, 자몽주스와 레몬주스 등의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이 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주스류 수입량은 감소 추세인 가운데 오렌지주스 수입량은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특히 2014년 수입량은 전년 대비 큰 폭(-48.7%)으로 감소한 1만1000여t에 그쳤다. 연구원 측은 2014년 냉해와 병해에 따른 미국산 오렌지의 작황 부진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온 오렌지주스 수입량이 전년 대비 62.3% 감소함에 따라 전체 주스류 수입량은 19.5% 감소했다고 밝혔다.
냉장고와 식탁에서 오렌지주스가 사라지는 게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내 오렌지주스 판매량이 총 3611만 갤런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감소했으며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원인은 작황 부진 외에도 소비자 입맛의 다변화였다.
1위 등극한 포도주스
지난해 수입 주스류 가운데 포도주스(35.0%) 수입량은 1만5000여t으로 오렌지주스(25.6%)를 제치고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포도주스는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기점으로 수입량이 증가한 가운데 2011년 이후로는 연평균 수입량이 7000t 이상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사과(23.2%), 자몽(6.6%), 파인애플(4.3%), 레몬(2.8%) 주스가 뒤를 이었다.
사과주스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03년 수입량은 약 1600t이었으나 점차 증가해 지난해 수입량은 1만여t에 이르렀다. 국내 수입된 파인애플주스는 2003년 1500여t에서 지난해 약 1900t으로 늘어났다. 자몽주스 수입도 늘었다. 2003년 약 400t이던 자몽주스 수입량은 지난해 2900t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레몬주스는 2003년 수입량이 21t에 불과했고, 2009년까지도 수입량이 소량에 불과했으나 국내에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이 급증해 지난해 수입량은 1200여t에 달했다.
착즙주스시장, 냉장에서 상온으로
국내 주스시장이 3세대를 넘어 4세대로 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입맛도 다양화, 고급화하고 있다. 국내 주스시장이 소비 침체 등의 영향으로 규모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지난해 착즙주스시장의 규모는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주스시장 규모는 9600억 원으로 2013년(1조300억 원)보다 약 6.8%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착즙주스시장 규모는 339억 원으로 2013년(308억 원)에 비해 10.1% 성장했다.
음료업계에 따르면 주스시장에서 상온 보관이 가능한 상온농축환원주스는 1세대, 냉장 보관이 필요한 냉장농축환원주스는 2세대 주스라고 부른다. 이제는 3세대인 냉장착즙주스(풀무원 ‘아임리얼’, 매일유업 ‘플로리다 내추럴’)를 넘어 4세대인 상온착즙주스(웅진식품 ‘자연은 지중해햇살’)까지 등장했다. 국내 착즙주스시장에서는 여전히 오렌지주스가 ‘보편화한 맛’ ‘익숙한 맛’이라는 점에서 잘 팔리지만, 이러한 구도는 점차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의 착즙주스 브랜드 ‘아임리얼’은 스트로베리, 그린키위, 베리베리에 이어 지난해 오렌지와 자몽주스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파인애플주스를 새롭게 내놨다. 풀무원 아임리얼 관계자는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를 찾는 트렌드를 타고 착즙주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요구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15가지 제품 중 과일주스 카테고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스트로베리이고, 순수 착즙 라인에서는 최근 오렌지와 자몽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쁜 생활 속에서 건강하고 간편하게 과일을 섭취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착즙주스를 많이 찾으면서 원재료나 맛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비타민C가 많은 오렌지, 다이어트에 좋은 자몽, 눈에 좋은 블루베리, 소화에 좋은 파인애플 등 자신에게 필요한 과일을 주스로 선택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웅진식품이 판매하는 상온착즙주스 브랜드 ‘자연은 지중해햇살’의 오렌지와 포도주스 판매 비중은 6 대 4 정도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전체 주스시장에서 오렌지주스와 포도주스의 비중이 2 대 1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착즙주스시장에서 포도주스가 이 정도 매출 비율을 차지하는 건 선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 입맛이 까다로워지면서 인위적인 가공을 최소화하고 가정에서 직접 만든 듯한 신선한 맛을 내고, 영양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늘어난 점이 착즙주스의 인기 비결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주스류의 전체 수입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패턴 다양화로 자몽, 레몬, 망고, 석류 등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선과일을 비롯한 주스류와 기타 가공품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과일 소비패턴 다양화와 착즙시장 성장 및 FTA 이행에 따른 관세 인하폭 확대로 외국산 과일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로 인해 국내 과일·과채산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 오렌지주스는 잘 사지 않는다는 직장인 이모(28) 씨는 “시장에 여러 제품이 나오면서 오렌지주스 말고도 마실 게 많아졌다. 오렌지주스는 누구나 아는 맛이지만, 다른 주스들은 새로운 맛이라 아무래도 손이 더 간다”고 말했다. 이씨가 즐겨 마시는 건 망고와 크랜베리주스다.
한국인의 주스 입맛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연구원)의 ‘가공농산물(주스류) 수입 동향 및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주스계 전통 강자인 오렌지주스의 수입이 감소하고, 수입 주스 가운데 포도주스 수입량이 처음으로 오렌지주스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사과와 파인애플주스 수입이 증가하고, 자몽주스와 레몬주스 등의 수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 참조).
이 리포트에 따르면 전체 주스류 수입량은 감소 추세인 가운데 오렌지주스 수입량은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특히 2014년 수입량은 전년 대비 큰 폭(-48.7%)으로 감소한 1만1000여t에 그쳤다. 연구원 측은 2014년 냉해와 병해에 따른 미국산 오렌지의 작황 부진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온 오렌지주스 수입량이 전년 대비 62.3% 감소함에 따라 전체 주스류 수입량은 19.5% 감소했다고 밝혔다.
냉장고와 식탁에서 오렌지주스가 사라지는 게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내 오렌지주스 판매량이 총 3611만 갤런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감소했으며 이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원인은 작황 부진 외에도 소비자 입맛의 다변화였다.
1위 등극한 포도주스
지난해 수입 주스류 가운데 포도주스(35.0%) 수입량은 1만5000여t으로 오렌지주스(25.6%)를 제치고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포도주스는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기점으로 수입량이 증가한 가운데 2011년 이후로는 연평균 수입량이 7000t 이상이었다. 그다음으로는 사과(23.2%), 자몽(6.6%), 파인애플(4.3%), 레몬(2.8%) 주스가 뒤를 이었다.
사과주스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03년 수입량은 약 1600t이었으나 점차 증가해 지난해 수입량은 1만여t에 이르렀다. 국내 수입된 파인애플주스는 2003년 1500여t에서 지난해 약 1900t으로 늘어났다. 자몽주스 수입도 늘었다. 2003년 약 400t이던 자몽주스 수입량은 지난해 2900t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레몬주스는 2003년 수입량이 21t에 불과했고, 2009년까지도 수입량이 소량에 불과했으나 국내에서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이 급증해 지난해 수입량은 1200여t에 달했다.
착즙주스시장, 냉장에서 상온으로
국내 주스시장이 3세대를 넘어 4세대로 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입맛도 다양화, 고급화하고 있다. 국내 주스시장이 소비 침체 등의 영향으로 규모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지난해 착즙주스시장의 규모는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주스시장 규모는 9600억 원으로 2013년(1조300억 원)보다 약 6.8%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착즙주스시장 규모는 339억 원으로 2013년(308억 원)에 비해 10.1% 성장했다.
음료업계에 따르면 주스시장에서 상온 보관이 가능한 상온농축환원주스는 1세대, 냉장 보관이 필요한 냉장농축환원주스는 2세대 주스라고 부른다. 이제는 3세대인 냉장착즙주스(풀무원 ‘아임리얼’, 매일유업 ‘플로리다 내추럴’)를 넘어 4세대인 상온착즙주스(웅진식품 ‘자연은 지중해햇살’)까지 등장했다. 국내 착즙주스시장에서는 여전히 오렌지주스가 ‘보편화한 맛’ ‘익숙한 맛’이라는 점에서 잘 팔리지만, 이러한 구도는 점차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의 착즙주스 브랜드 ‘아임리얼’은 스트로베리, 그린키위, 베리베리에 이어 지난해 오렌지와 자몽주스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파인애플주스를 새롭게 내놨다. 풀무원 아임리얼 관계자는 “자연 그대로의 먹거리를 찾는 트렌드를 타고 착즙주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요구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15가지 제품 중 과일주스 카테고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스트로베리이고, 순수 착즙 라인에서는 최근 오렌지와 자몽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쁜 생활 속에서 건강하고 간편하게 과일을 섭취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착즙주스를 많이 찾으면서 원재료나 맛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비타민C가 많은 오렌지, 다이어트에 좋은 자몽, 눈에 좋은 블루베리, 소화에 좋은 파인애플 등 자신에게 필요한 과일을 주스로 선택하는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웅진식품이 판매하는 상온착즙주스 브랜드 ‘자연은 지중해햇살’의 오렌지와 포도주스 판매 비중은 6 대 4 정도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전체 주스시장에서 오렌지주스와 포도주스의 비중이 2 대 1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착즙주스시장에서 포도주스가 이 정도 매출 비율을 차지하는 건 선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 입맛이 까다로워지면서 인위적인 가공을 최소화하고 가정에서 직접 만든 듯한 신선한 맛을 내고, 영양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늘어난 점이 착즙주스의 인기 비결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주스류의 전체 수입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패턴 다양화로 자몽, 레몬, 망고, 석류 등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선과일을 비롯한 주스류와 기타 가공품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의 과일 소비패턴 다양화와 착즙시장 성장 및 FTA 이행에 따른 관세 인하폭 확대로 외국산 과일 수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로 인해 국내 과일·과채산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