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홀로 고성장세를 유지하던 미국 경제가 최근 주춤거리는 모습이다. 4월 말 미국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2%(연율 기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2.2%와 3분기 5%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그래프1 참조). 이후 발표된 3월 무역적자가 잠정치보다 확대되는 등 여타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수정될 개연성도 있다.
이로 인해 한동안 유력하게 거론됐던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설도 사라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전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미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신흥국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커 민감한 주제이기도 하다.
1분기 경기 부진, 회복 속도 느릴 듯
미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에도 혹한의 영향으로 투자와 소비, 수출이 부진을 보이면서 -2.1%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북동부 지역의 혹한이 투자와 소비를 중심으로 경제 활동을 위축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서부 지역 주요 항만의 파업 사태가 1분기 수출이 대폭 감소(-7.2%)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혹한과 파업 등 일시적인 요인 외에 올해 1분기 성장 부진에는 저유가와 달러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저유가는 당초 기대와 달리 소비 증진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셰일오일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수출 부진은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의 성장세 둔화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러화 가치가 20%가량 상승한 데서도 기인한다. 미국 경제의 상대적 호조와 금리인상 기대가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미국 경제만의 독주가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혹한과 파업 사태라는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2분기 이후에는 미국 경제의 반등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2분기에 성장률이 4.6% 급반등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저유가와 달러 강세, 세계 경제 부진이 투자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분기 들어서도 경제지표가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3월 8만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던 비농가 취업자수가 4월에는 22만3000명 늘어나면서 정상화되고 있으나 이전의 한창 수준에는 못 미친다.
4월 소매 판매가 정체된 데 이어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한 모습이다. 2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4월만 해도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3%대로 예상하는 경제 전망 기관이 많았으나 5월 조사에서는 2%대 전망이 일반적이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였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당초 기대보다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성장률에 대해서도 당초 지난해 2.4%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봤지만 이제는 지난해 수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1분기 부진과 향후 성장세 둔화 예측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Fed는 노동시장이 좀 더 개선되고 현재 1% 미만인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에 다가선다는 확신이 들 때 현재 0~0.25%인 정책금리를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성장 부진이 일시적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라 해도 이를 경제지표로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인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다는 차원에서 9월쯤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최근 연설에서 연내 금리인상을 공식화한 바 있다.
국내 통화당국 운신 폭 커진 셈
다만 금리인상이 시작되더라도 인상 속도와 폭은 제한될 공산이 크다. 현재의 완만한 경기 회복 속도로 볼 때 임금이나 물가상승률이 강도 높은 긴축이 요구될 정도로 단기간 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과거처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금리인상 시기에는 정책금리가 2~3년 사이 3~4%p 인상됐으나, 이번 금리인상은 매우 느리고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그래프2 참조). Fed가 경기 중립적이라고 여기는 정상 수준의 정책금리는 3% 중·후반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2018년 초에도 정책금리가 2% 수준으로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고 엔화와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한편, 투자자금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신흥국 주식시장과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되기 시작하면 금리인상 기대가 다시 높아지면서 달러화 강세가 재개되고 신흥국으로부터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취약 신흥국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할 시간을 좀 더 번 셈일 뿐이다.
미국 금리인상이 느리게 진행된다면, 우리나라는 여타 신흥국에 비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으로 차별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더라도 엔화나 유로화, 여타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는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개연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인상 동력이 약화되면서 당분간 국내 통화당국으로선 운신 폭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경제 상황 악화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해질 때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동안 유력하게 거론됐던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설도 사라졌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전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미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신흥국의 경우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커 민감한 주제이기도 하다.
1분기 경기 부진, 회복 속도 느릴 듯
미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에도 혹한의 영향으로 투자와 소비, 수출이 부진을 보이면서 -2.1%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북동부 지역의 혹한이 투자와 소비를 중심으로 경제 활동을 위축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서부 지역 주요 항만의 파업 사태가 1분기 수출이 대폭 감소(-7.2%)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혹한과 파업 등 일시적인 요인 외에 올해 1분기 성장 부진에는 저유가와 달러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저유가는 당초 기대와 달리 소비 증진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셰일오일을 비롯한 에너지 관련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수출 부진은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의 성장세 둔화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러화 가치가 20%가량 상승한 데서도 기인한다. 미국 경제의 상대적 호조와 금리인상 기대가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면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미국 경제만의 독주가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혹한과 파업 사태라는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서 2분기 이후에는 미국 경제의 반등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2분기에 성장률이 4.6% 급반등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저유가와 달러 강세, 세계 경제 부진이 투자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분기 들어서도 경제지표가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3월 8만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던 비농가 취업자수가 4월에는 22만3000명 늘어나면서 정상화되고 있으나 이전의 한창 수준에는 못 미친다.
4월 소매 판매가 정체된 데 이어 5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하락한 모습이다. 2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4월만 해도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을 3%대로 예상하는 경제 전망 기관이 많았으나 5월 조사에서는 2%대 전망이 일반적이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꺾였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당초 기대보다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성장률에 대해서도 당초 지난해 2.4%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봤지만 이제는 지난해 수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1분기 부진과 향후 성장세 둔화 예측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Fed는 노동시장이 좀 더 개선되고 현재 1% 미만인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에 다가선다는 확신이 들 때 현재 0~0.25%인 정책금리를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성장 부진이 일시적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라 해도 이를 경제지표로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인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다는 차원에서 9월쯤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최근 연설에서 연내 금리인상을 공식화한 바 있다.
국내 통화당국 운신 폭 커진 셈
다만 금리인상이 시작되더라도 인상 속도와 폭은 제한될 공산이 크다. 현재의 완만한 경기 회복 속도로 볼 때 임금이나 물가상승률이 강도 높은 긴축이 요구될 정도로 단기간 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과거처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금리인상 시기에는 정책금리가 2~3년 사이 3~4%p 인상됐으나, 이번 금리인상은 매우 느리고 신중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그래프2 참조). Fed가 경기 중립적이라고 여기는 정상 수준의 정책금리는 3% 중·후반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2018년 초에도 정책금리가 2% 수준으로 상승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고 엔화와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한편, 투자자금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신흥국 주식시장과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되기 시작하면 금리인상 기대가 다시 높아지면서 달러화 강세가 재개되고 신흥국으로부터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취약 신흥국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할 시간을 좀 더 번 셈일 뿐이다.
미국 금리인상이 느리게 진행된다면, 우리나라는 여타 신흥국에 비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액 등으로 차별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더라도 엔화나 유로화, 여타 신흥국 통화에 대해서는 상대적 강세를 이어갈 개연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인상 동력이 약화되면서 당분간 국내 통화당국으로선 운신 폭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경제 상황 악화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해질 때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