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수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2~3년 전부터 성장해온 탄산수 매출이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각 대형마트에서는 탄산수 매출이 고공행진 중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생수 매출은 2012년 대비 2013, 2014년 각각 4.2%, 13.4% 늘었다. 탄산음료 매출은 각 0.8%, 6.7% 늘었다. 반면 탄산수는 34.8%, 228.7% 늘었고, 2015년 1~4월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93% 성장했다. 이마트 역시 1~4월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97.8% 신장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코리아는 올해 보틀(병) 탄산수 시장 규모를 800억 원대로 추정했다. 2011년 100억 원, 2012년 128억 원, 2013년 195억 원, 2014년 300억 원대에 비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탄산수 열풍이 불면서 제품도 다양해졌다. 지난해까지 국내 탄산수 시장은 롯데칠성 ‘트레비’, 일화 ‘초정탄산수’, 네슬레 ‘페리에’가 3강(强) 구도를 이뤘다. 여기에 남양유업 ‘프라우’, CJ제일제당 ‘이너비 워터스파클링’, 웅진식품 ‘빅토리아’ 등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기업 간 탄산수 경쟁이 치열해졌다.
2012년 무렵부터 형성된 탄산수 제조기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미국 탄산수 제조기 ‘아이소다’ 수입사 베스미엄 관계자는 “업계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 원, 2014년 200억 원, 올해는 300억 원 정도로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탄산수 제조기 브랜드는 아이소다, 소다스트림, 딜라이트소다, 아크비아를 포함해 10개 정도다. 베스미엄 관계자는 “콜라 등 탄산음료가 몸에 해롭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탄산수 소비가 늘었고, 1만~2만 원대 탄산 실린더 1개로 330㎖ 용량의 탄산수 200~300병을 만들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탄산수 제조기가 대박 상품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피부 예뻐진다” 일부 검증돼
탄산수란 탄산가스를 용해시킨 물을 말한다. 기포가 있어 마시면 입안과 식도를 자극하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탄산수에 당분이나 향을 첨가하면 사이다나 콜라 등 탄산음료가 된다.
최근 들어 탄산수 열풍이 부는 이유는 뭘까. 먼저 미용 효과에 대한 입소문 때문이다. 배우 김희선은 2013년 한 방송에서 “피부 탄력을 유지하기 위해 탄산수로 세안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폭증했고 인터넷에는 ‘탄산수 세안법’에 대한 각종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예를 들면 1차 미온수로 세안하고, 2차 탄산수로 얼굴을 씻는 것. 탄산수 세안을 경험한 사람들은 ‘탄산수 속 기포로 피부 노폐물이 깨끗이 닦이는 것 같다’ 등의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란 소문도 탄산수 소비를 부추긴다. 탄산수 기포가 공복감을 없애고 배부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회사원 김서영(37·여) 씨는 “밥을 먹기 전 탄산수를 마시면 식사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를 들어 실천해봤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코카콜라, 칠성사이다 같은 탄산음료의 칼로리는 300㎖ 기준으로 약 130kcal인 데 비해 탄산수는 0kcal에 가깝다는 특징도 소비자의 호기심을 끈다. 다이어트 콜라처럼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 등을 넣지 않아 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는 점이 탄산수 대세론에 힘을 싣는다.
탄산수가 임산부의 입덧을 개선한다는 속설도 있다. 주부 이정은(30) 씨는 원래 탄산수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탄산수를 자주 마셨다.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산모들이 “입덧에는 탄산수가 특효약”이라고 해 즐겨 찾게 된 것. 이씨는 지금도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일 때 탄산수를 마신다.
이런 탄산수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일까. 먼저 피부 개선 효과의 경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탄산수의 약산성 성분이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황은주 더3.0피부과의원 원장은 “피부는 산성도를 측정하는 pH 농도에 영향을 받는다. 탄산수 같은 약산성 물질에서는 피부의 윤기를 만드는 효소가 증가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피부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원장에 따르면 일반 화장품은 대부분 pH 6.0~7.0으로 피부 각질이 생성되거나 여드름균 번식이 쉽다. 하지만 탄산수는 pH 4.2~4.3으로 물(pH 약 7.0)과 탄산수를 2 대 1 분량으로 섞어 pH 4.7로 만들면 피부에 사용하기 좋은 산성도가 된다. 황 원장은 “다만 피부가 너무 건조하면 따가울 수 있으니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덧 개선? 오히려 악화할 수도
탄산수가 일반 생수보다 나을 것 없다는 주장도 있다. 김경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세간에 떠도는 탄산수 효능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바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입덧할 때 탄산수를 마시면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음식물에 민감한 상황에서 위장에 기포가 들어가면 구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한 인체에 이산화탄소가 과잉 공급되면 전해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무작정 많이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는 논리다. 공복감을 해소하는 효과도 일시적이다. 트림을 하면 탄산수 속 기포가 몸 밖으로 배출돼 다시 배가 꺼진다.
다만 ‘탄산수가 소화 기능을 촉진한다’는 주장에는 일부 일리가 있다. 탄산가스가 위산 분비를 자극하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산가스가 식도와 위 점막을 자극하므로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궤양 등을 앓는 경우에는 오히려 부적합하다. 또한 ‘탄산수 속 이산화탄소가 입안 점막을 자극해 침을 생성함으로써 소화 기능을 돕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침 분비는 껌을 씹거나 레몬 같은 신 음식 섭취로도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수만의 독보적 효능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탄산수 열풍’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공산이 크다. 위궤양, 식도염 환자 등을 제외하면 인체에 딱히 해롭지는 않으나 건강에 특별히 더 좋다고 맹신할 것도 없다. 김경수 교수는 “기호식품 정도로 섭취하는 건 좋지만, 탄산수에 대단한 효능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일부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탄산수 열풍이 불면서 제품도 다양해졌다. 지난해까지 국내 탄산수 시장은 롯데칠성 ‘트레비’, 일화 ‘초정탄산수’, 네슬레 ‘페리에’가 3강(强) 구도를 이뤘다. 여기에 남양유업 ‘프라우’, CJ제일제당 ‘이너비 워터스파클링’, 웅진식품 ‘빅토리아’ 등이 새롭게 출시되면서 기업 간 탄산수 경쟁이 치열해졌다.
2012년 무렵부터 형성된 탄산수 제조기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미국 탄산수 제조기 ‘아이소다’ 수입사 베스미엄 관계자는 “업계 시장 규모는 2013년 100억 원, 2014년 200억 원, 올해는 300억 원 정도로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탄산수 제조기 브랜드는 아이소다, 소다스트림, 딜라이트소다, 아크비아를 포함해 10개 정도다. 베스미엄 관계자는 “콜라 등 탄산음료가 몸에 해롭다는 정보가 알려지면서 탄산수 소비가 늘었고, 1만~2만 원대 탄산 실린더 1개로 330㎖ 용량의 탄산수 200~300병을 만들 수 있어 경제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탄산수 제조기가 대박 상품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피부 예뻐진다” 일부 검증돼
탄산수란 탄산가스를 용해시킨 물을 말한다. 기포가 있어 마시면 입안과 식도를 자극하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탄산수에 당분이나 향을 첨가하면 사이다나 콜라 등 탄산음료가 된다.
최근 들어 탄산수 열풍이 부는 이유는 뭘까. 먼저 미용 효과에 대한 입소문 때문이다. 배우 김희선은 2013년 한 방송에서 “피부 탄력을 유지하기 위해 탄산수로 세안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폭증했고 인터넷에는 ‘탄산수 세안법’에 대한 각종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예를 들면 1차 미온수로 세안하고, 2차 탄산수로 얼굴을 씻는 것. 탄산수 세안을 경험한 사람들은 ‘탄산수 속 기포로 피부 노폐물이 깨끗이 닦이는 것 같다’ 등의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란 소문도 탄산수 소비를 부추긴다. 탄산수 기포가 공복감을 없애고 배부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회사원 김서영(37·여) 씨는 “밥을 먹기 전 탄산수를 마시면 식사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를 들어 실천해봤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코카콜라, 칠성사이다 같은 탄산음료의 칼로리는 300㎖ 기준으로 약 130kcal인 데 비해 탄산수는 0kcal에 가깝다는 특징도 소비자의 호기심을 끈다. 다이어트 콜라처럼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 등을 넣지 않아 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는 점이 탄산수 대세론에 힘을 싣는다.
탄산수가 임산부의 입덧을 개선한다는 속설도 있다. 주부 이정은(30) 씨는 원래 탄산수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탄산수를 자주 마셨다.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산모들이 “입덧에는 탄산수가 특효약”이라고 해 즐겨 찾게 된 것. 이씨는 지금도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일 때 탄산수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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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원장에 따르면 일반 화장품은 대부분 pH 6.0~7.0으로 피부 각질이 생성되거나 여드름균 번식이 쉽다. 하지만 탄산수는 pH 4.2~4.3으로 물(pH 약 7.0)과 탄산수를 2 대 1 분량으로 섞어 pH 4.7로 만들면 피부에 사용하기 좋은 산성도가 된다. 황 원장은 “다만 피부가 너무 건조하면 따가울 수 있으니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덧 개선? 오히려 악화할 수도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탄산수를 비롯한 다양한 물을 고르고 있다.
김 교수는 “입덧할 때 탄산수를 마시면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음식물에 민감한 상황에서 위장에 기포가 들어가면 구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한 인체에 이산화탄소가 과잉 공급되면 전해질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무작정 많이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는 논리다. 공복감을 해소하는 효과도 일시적이다. 트림을 하면 탄산수 속 기포가 몸 밖으로 배출돼 다시 배가 꺼진다.
다만 ‘탄산수가 소화 기능을 촉진한다’는 주장에는 일부 일리가 있다. 탄산가스가 위산 분비를 자극하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산가스가 식도와 위 점막을 자극하므로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궤양 등을 앓는 경우에는 오히려 부적합하다. 또한 ‘탄산수 속 이산화탄소가 입안 점막을 자극해 침을 생성함으로써 소화 기능을 돕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침 분비는 껌을 씹거나 레몬 같은 신 음식 섭취로도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수만의 독보적 효능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탄산수 열풍’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공산이 크다. 위궤양, 식도염 환자 등을 제외하면 인체에 딱히 해롭지는 않으나 건강에 특별히 더 좋다고 맹신할 것도 없다. 김경수 교수는 “기호식품 정도로 섭취하는 건 좋지만, 탄산수에 대단한 효능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일부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