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빠진 오락영화란 무엇이냐고 물으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나 ‘구니스’ 시리즈가 떠오른다. 완전히 비현실적인 소재지만 영화만이 줄 수 있는 판타지를 제공해 흥미롭고 신나는 2시간의 러닝타임을 선사하는 것, 그게 바로 오락영화의 기능이다. 본질적으로 말하면 오락은 현실을 상기하는 게 아니라 잊게 만들고, 정신을 집중케 하는 게 아니라 분산한다. 산만의 힘이 오락영화이다.
이정재 주연의 ‘빅매치’는 철저히 오락영화를 표방한다. 영화의 기본 문법은 롤플레잉 게임 서사다. 주인공이 목표물을 얻고자 장애물을 헤치고, 아이템을 얻어 결국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인 셈이다. 주인공 최익호는 ‘좀비 파이터’라는 별명을 가진 이종격투기 선수다. 아쉽게 챔피언벨트를 놓친 그에게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하나뿐인 형이 납치돼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 게다가 형은 살인용의자로 몰려 있고 동생인 그도 이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찰서에 수감된 그는 혹시 이 모든 게 몰래카메라가 아닌지 의심한다.
그때 심한 악취를 풍기는 노숙자가 다가와 그에게 작은 상자를 건넨다. 상자 안에는 붙이는 멀미약처럼 생긴 이어폰과 팔찌가 들어 있다. 이어폰을 붙이자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형을 살리고 싶으면 무조건 팔찌를 끼고 달리라는 것이다. 목소리 주인공은 VVIP급 거물들만 모아 실제 상황을 게임으로 만드는 설계자다. 게임을 위해 선택된 말이 이종격투기 선수 최익호고, 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자 형을 납치한 것이다.
설계자는 경찰서, 불법 카지노 건물 같은 곳의 모든 전자정보를 파악하고 통제한다.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폐쇄회로(CC)TV나 출입문 등이 그의 지시에 따라 열리고 닫힌다. 그는 마치 트랙 위에 있는 물방개를 조종하듯 최익호를 조종한다. 일부러 상황을 어렵게 만들어 베팅하는 참가자들의 흥미를 높이기도 한다. 몇십 명이 근무하는 경찰서 유치장 문을 열고 도망쳐보라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최익호는 게임 주인공처럼 그렇게 눈앞의 장애물들을 헤치며 형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설계자는 전경 2개 소대를 투입하거나 조직폭력배들을 한 층에 결집하게 해 도주를 어렵게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개연성이나 핍진성이 철저히 무시된다는 점이다. 가령 저 정도의 IT(정보기술)가 현 시점에서 가능한가, 최익호가 아무리 단련된 이종격투기 선수라도 무장한 사람 60명 이상을 이길 수 있을까 같은 문제는 뒤로 치워둔다. 그리고 이 지점이 바로 영화 ‘빅매치’가 말하는 오락영화로서의 우수성이다.
하지만 이 소박한 오락성은 관객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이미 우리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 아름답고 충격적인 비주얼을 봤고, ‘테이큰’ 같은 영화에서 밀착 액션의 놀라움을 목격하지 않았나. 심지어 한창 잘나가는 이종격투기 선수를 맡기엔 이정재가 다소 노쇠해 보인다. 물론 30대 초반의 이종격투기 선수 역을 소화할 남자 배우가 한국 영화계에 거의 전무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액션보다 허허실실 코미디 쪽이다. 이정재와 보아가 나누는 슬랩스틱 코미디나 이성민, 라미란의 연기는 웃길 때나 울릴 때나 무척 뛰어나다. 참, 그러고 보니 보아가 나왔다. 잊고 있었다.
이정재 주연의 ‘빅매치’는 철저히 오락영화를 표방한다. 영화의 기본 문법은 롤플레잉 게임 서사다. 주인공이 목표물을 얻고자 장애물을 헤치고, 아이템을 얻어 결국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인 셈이다. 주인공 최익호는 ‘좀비 파이터’라는 별명을 가진 이종격투기 선수다. 아쉽게 챔피언벨트를 놓친 그에게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온다. 하나뿐인 형이 납치돼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 게다가 형은 살인용의자로 몰려 있고 동생인 그도 이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찰서에 수감된 그는 혹시 이 모든 게 몰래카메라가 아닌지 의심한다.
그때 심한 악취를 풍기는 노숙자가 다가와 그에게 작은 상자를 건넨다. 상자 안에는 붙이는 멀미약처럼 생긴 이어폰과 팔찌가 들어 있다. 이어폰을 붙이자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형을 살리고 싶으면 무조건 팔찌를 끼고 달리라는 것이다. 목소리 주인공은 VVIP급 거물들만 모아 실제 상황을 게임으로 만드는 설계자다. 게임을 위해 선택된 말이 이종격투기 선수 최익호고, 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자 형을 납치한 것이다.
설계자는 경찰서, 불법 카지노 건물 같은 곳의 모든 전자정보를 파악하고 통제한다.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폐쇄회로(CC)TV나 출입문 등이 그의 지시에 따라 열리고 닫힌다. 그는 마치 트랙 위에 있는 물방개를 조종하듯 최익호를 조종한다. 일부러 상황을 어렵게 만들어 베팅하는 참가자들의 흥미를 높이기도 한다. 몇십 명이 근무하는 경찰서 유치장 문을 열고 도망쳐보라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최익호는 게임 주인공처럼 그렇게 눈앞의 장애물들을 헤치며 형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설계자는 전경 2개 소대를 투입하거나 조직폭력배들을 한 층에 결집하게 해 도주를 어렵게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개연성이나 핍진성이 철저히 무시된다는 점이다. 가령 저 정도의 IT(정보기술)가 현 시점에서 가능한가, 최익호가 아무리 단련된 이종격투기 선수라도 무장한 사람 60명 이상을 이길 수 있을까 같은 문제는 뒤로 치워둔다. 그리고 이 지점이 바로 영화 ‘빅매치’가 말하는 오락영화로서의 우수성이다.
하지만 이 소박한 오락성은 관객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 이미 우리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 아름답고 충격적인 비주얼을 봤고, ‘테이큰’ 같은 영화에서 밀착 액션의 놀라움을 목격하지 않았나. 심지어 한창 잘나가는 이종격투기 선수를 맡기엔 이정재가 다소 노쇠해 보인다. 물론 30대 초반의 이종격투기 선수 역을 소화할 남자 배우가 한국 영화계에 거의 전무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액션보다 허허실실 코미디 쪽이다. 이정재와 보아가 나누는 슬랩스틱 코미디나 이성민, 라미란의 연기는 웃길 때나 울릴 때나 무척 뛰어나다. 참, 그러고 보니 보아가 나왔다. 잊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