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코칭협회 회장인 최성애 박사(HD행복연구소 소장·사진)가 남편이자 청소년 문제 전문가인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 소설가 이진, 만화가 재수 등과 함께 최근 만화책을 출간했다. 교사들의 요청으로 전국 학교를 찾아다니는 ‘감정코치 K’가 감정코칭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해가는 스토리다. 최 박사와 조 교수가 수십 년간 실제로 접하고 상담했던 400~500건의 임상사례를 바탕으로 원작을 쓰고 감수도 했다. “감정코칭은 청소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필요하다”고 말하는 최 박사를 만났다.
감정적 조율도 교육이 필요
▼ 감정코칭이란 무엇을 말하는 건가.
“감정코칭은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걸 표출하는 방식, 즉 행동에는 한계를 그어주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걸 말한다. 1960년대 중반 아동심리학자 하임 G. 기너트 박사는 이러한 교육법을 제안하며, 이렇게 하면 아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워싱턴주립대 심리학과 교수인 존 가트맨 박사가 30여 년간 연구한 끝에 1990년대 ‘감정코칭’이라는 용어로 이를 체계화했다. 부부 등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이런 도움을 줄 때는 ‘감정적 조율(Emotional Attunement)’이라고 한다. 사실 아주 쉬운 건데 이걸 거꾸로 하는 사람이 많다. 상대방 감정은 안 보고 행동을 먼저 지적한 뒤 고치려고 하니 대화 단절과 각종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 감정코칭 또는 감정적 조율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교육을 받는 게 좋다. 실제로 해보니 부모는 최소 8시간, 교사는 그 2배의 교육시간이 필요했다. 교사는 다양한 아이들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이 교육시간 중 절반 정도는 각자 자신의 감정을 점검해보는 데 쓰인다. 이걸 ‘초감정(Meta-emotion) 점검’이라고 하는데 초감정은 ‘감정에 대한 감정’을 말한다. ‘내가 화가 난다는 사실이 슬프다’를 예로 들 수 있겠다.”
▼ 감정코칭에 앞서 초감정 점검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
“초감정은 대개 아주 어린 시절 형성된다. 혹은 무의식적이다. 생각 및 가치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감정을 갖고 있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엉뚱한 방향으로 표출되면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특정 상황에서 유독 화가 많이 나고 격한 감정이나 행동이 일어난다면 자기 내면, 다시 말해 초감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걸 깨닫고 나면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다.”
▼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
“아이가 밥을 안 먹으면 밥그릇을 들고 쫓아다니며 먹이려는 엄마가 많다. 그 문제로 싸우는 부부도 적잖다. 이 싸움 때문에 감정코칭을 받은 젊은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애가 밥을 스스로 먹을 때까지 굶기라’고 하고 아내는 ‘그게 아빠가 할 소리냐. 당신이 애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느냐’ 하다 다툼이 심각해졌다. 알고 보니 그 아이는 부부가 몇 차례 유산 끝에 얻은 유일한 자식이었다. 아내의 내면에는 왜소하고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를 또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또 아이를 유산했을 때 남편이 자기 마음을 몰라줬다는 서운한 감정도 갖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남편은 자신의 부모가 애지중지 받들어 키운 형이 어른이 된 뒤 의존적이고 생활력이 없는 모습을 봤다. 그래서 아이는 강하게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있었다. 이 부부가 아이 밥 먹이는 문제로 격렬하게 부딪치게 된 건 이처럼 상대의 초감정은 물론 자신의 초감정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갈등을 해소하려면 각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상대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국군 장병 감정 문제 관심을
▼ 감정코칭 또는 감정적 조율을 훈련이나 교육을 통해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대화할 때 ‘너’ 전달법으로 하지 말고 ‘나’ 전달법으로 하는 게 좋다. 먼저 자기 기분을 얘기하고,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고, 서로 경청하면서 지지하고 공감하면 감정적 조율이 된다. 대개의 경우 감정이 격해지는 건 ‘네가 이렇잖아’라는 식으로 ‘너’ 화법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 감정코칭도 말하자면 소통기술인 건가.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여유를 갖는 것이다. 가트맨 박사는 시간에 쫓기거나 감정이 격해져 감정 조절이 잘 안 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다른 사람을 상대로 감정코칭이나 감정적 조율을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즉 ‘자기 조율’을 해야 타인의 감정도 코칭하거나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 조율은 마음의 소통이지 언어 기교나 기술이 아니다.”
▼ 최근 감정코칭에 대한 만화책을 출간했는데.
“왕따, 학교 부적응, 자살 등 청소년 문제를 다룬 심리치유 만화책 ‘감정코치 K’(해냄)다. 요즘 청소년은 부모, 교사, 또래와의 관계를 힘들어한다. 그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이들이 감정코칭을 가장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만화책이라는 매체를 활용했다.”
▼ 군대에서도 폭력, 왕따, 자살 등이 문제다.
“그래서 감히 제언한다. 군대에서 장병들의 감정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군인은 훈련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차단하도록 훈련받는다. 적과 맞닥뜨렸을 때 ‘저 사람이 누구 아빠겠지’ ‘형이겠지’라는 생각을 하면 총을 못 쏘게 되고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감정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군대 안에서 감정을 차단당하고 상관이나 동료들로부터 지지 또는 존중을 받지 못하면 폭력, 자살, 하극상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훈련 때 그런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 미국 국방부는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감정코칭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감정적 조율도 교육이 필요
▼ 감정코칭이란 무엇을 말하는 건가.
“감정코칭은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걸 표출하는 방식, 즉 행동에는 한계를 그어주고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걸 말한다. 1960년대 중반 아동심리학자 하임 G. 기너트 박사는 이러한 교육법을 제안하며, 이렇게 하면 아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워싱턴주립대 심리학과 교수인 존 가트맨 박사가 30여 년간 연구한 끝에 1990년대 ‘감정코칭’이라는 용어로 이를 체계화했다. 부부 등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이런 도움을 줄 때는 ‘감정적 조율(Emotional Attunement)’이라고 한다. 사실 아주 쉬운 건데 이걸 거꾸로 하는 사람이 많다. 상대방 감정은 안 보고 행동을 먼저 지적한 뒤 고치려고 하니 대화 단절과 각종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 감정코칭 또는 감정적 조율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교육을 받는 게 좋다. 실제로 해보니 부모는 최소 8시간, 교사는 그 2배의 교육시간이 필요했다. 교사는 다양한 아이들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이 교육시간 중 절반 정도는 각자 자신의 감정을 점검해보는 데 쓰인다. 이걸 ‘초감정(Meta-emotion) 점검’이라고 하는데 초감정은 ‘감정에 대한 감정’을 말한다. ‘내가 화가 난다는 사실이 슬프다’를 예로 들 수 있겠다.”
▼ 감정코칭에 앞서 초감정 점검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
“초감정은 대개 아주 어린 시절 형성된다. 혹은 무의식적이다. 생각 및 가치관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런 감정을 갖고 있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엉뚱한 방향으로 표출되면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특정 상황에서 유독 화가 많이 나고 격한 감정이나 행동이 일어난다면 자기 내면, 다시 말해 초감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걸 깨닫고 나면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다.”
▼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
“아이가 밥을 안 먹으면 밥그릇을 들고 쫓아다니며 먹이려는 엄마가 많다. 그 문제로 싸우는 부부도 적잖다. 이 싸움 때문에 감정코칭을 받은 젊은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애가 밥을 스스로 먹을 때까지 굶기라’고 하고 아내는 ‘그게 아빠가 할 소리냐. 당신이 애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느냐’ 하다 다툼이 심각해졌다. 알고 보니 그 아이는 부부가 몇 차례 유산 끝에 얻은 유일한 자식이었다. 아내의 내면에는 왜소하고 밥을 잘 안 먹는 아이를 또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또 아이를 유산했을 때 남편이 자기 마음을 몰라줬다는 서운한 감정도 갖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남편은 자신의 부모가 애지중지 받들어 키운 형이 어른이 된 뒤 의존적이고 생활력이 없는 모습을 봤다. 그래서 아이는 강하게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있었다. 이 부부가 아이 밥 먹이는 문제로 격렬하게 부딪치게 된 건 이처럼 상대의 초감정은 물론 자신의 초감정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갈등을 해소하려면 각자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상대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국군 장병 감정 문제 관심을
최성애 감정코칭협회장이 최근 펴낸 심리치유 만화책 ‘감정 코치K’.
“대화할 때 ‘너’ 전달법으로 하지 말고 ‘나’ 전달법으로 하는 게 좋다. 먼저 자기 기분을 얘기하고, 상대의 감정을 수용하고, 서로 경청하면서 지지하고 공감하면 감정적 조율이 된다. 대개의 경우 감정이 격해지는 건 ‘네가 이렇잖아’라는 식으로 ‘너’ 화법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 감정코칭도 말하자면 소통기술인 건가.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여유를 갖는 것이다. 가트맨 박사는 시간에 쫓기거나 감정이 격해져 감정 조절이 잘 안 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다른 사람을 상대로 감정코칭이나 감정적 조율을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즉 ‘자기 조율’을 해야 타인의 감정도 코칭하거나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 조율은 마음의 소통이지 언어 기교나 기술이 아니다.”
▼ 최근 감정코칭에 대한 만화책을 출간했는데.
“왕따, 학교 부적응, 자살 등 청소년 문제를 다룬 심리치유 만화책 ‘감정코치 K’(해냄)다. 요즘 청소년은 부모, 교사, 또래와의 관계를 힘들어한다. 그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이들이 감정코칭을 가장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만화책이라는 매체를 활용했다.”
▼ 군대에서도 폭력, 왕따, 자살 등이 문제다.
“그래서 감히 제언한다. 군대에서 장병들의 감정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군인은 훈련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차단하도록 훈련받는다. 적과 맞닥뜨렸을 때 ‘저 사람이 누구 아빠겠지’ ‘형이겠지’라는 생각을 하면 총을 못 쏘게 되고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감정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군대 안에서 감정을 차단당하고 상관이나 동료들로부터 지지 또는 존중을 받지 못하면 폭력, 자살, 하극상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훈련 때 그런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 미국 국방부는 직업군인을 대상으로 감정코칭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