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3

..

“등록금 달라” 친부모 상대 황당한 소송

18세 고교생 레이철 철없는(?) 행동에 쓴웃음

  • 케빈 경 ECG에듀케이션 대표 kevinkyung@yahoo.com

    입력2014-04-14 13:0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The United States는 소송을 달고 사는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최근 New Jersey 주 Rachel Canning(레이철 캐닝)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18세 가출 고교생 Rachel이 친부모를 상대로 학교 등록금과 생활비를 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는 미국 내에서조차 지나치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Rachel의 Twitter로 직접 들어가 그동안의 진척 상황을 엿보자.

    소송, 취하 그리고 다시 부모 품으로

    3월 4일 Rachel이 법정에 출두한 날 같은 도시에 사는 Shawn Meador(숀 미도르)는 Lincoln Park(이들이 사는 지역명)의 명성에 대한 자부심까지 표현했는데, Rachel는 자기합리화를 위한 듯 그의 tweet을 retweet한다.

    Can’t even lie, Rachel Canning is putting Lincoln Park on the map lol

    솔직히 Rachel Canning이 Lincoln Park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있음 ㅎㅎ



    이 사건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세상을 달구는 와중에 Lizzy Webb(리지 웨브)라는 사람이 이번 소송은 개인의 일인 만큼 참견하지 말자고 한 말을 Rachel이 retweet한다.

    Dont put your two cents on something you know nothing about. Strangers arent welcome. Private matters shouldn’t involve the press and public

    본인이 아무것도 모르는 데 대한 의견은 삼가세요. 타인(의 의견)은 환영받지 못해요. 개인적인 일에 언론과 대중이 관여하는 게 아닙니다.

    (SNS상 don’t, can’t, aren’t 등에서 아포스트로피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몇 명이 매우 법적이고 미국인다운 반론을 한다. 이 중 Tucker(터커)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It’s not private when you sue someone and media gets a whiff of it. Law suits are public record.

    누구에게 소송을 걸고 언론이 냄새를 맡게 되면 개인적인 일이 아닙니다. 소송은 공공기록이니까요.

    결국 Rachel의 깜짝 명성은 오래 가지 못한다. 법정에서 담당 judge(판사)는 긴급비용 청구를 받아들이기는커녕 Rachel에게 호통을 친다. 일주일 후 Rachel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부모 집으로 돌아가고 그다음 날 소송을 취하한다. 그러고는 전의 일은 잊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긴 듯한 메시지를 tweet한다.

    Don’t ever look back, keep moving forward

    뒤돌아보지 말자. 계속 전진하자.

    “등록금 달라” 친부모 상대 황당한 소송
    장학금 받고 욕먹기

    “등록금 달라” 친부모 상대 황당한 소송

    Rachel의 페이스북 사진(왼쪽)과 이 사건을 다룬 ‘TIME’ 홈페이지 화면 캡처.

    그러다 3월이 채 끝나기도 전 Rachel은 다시 spotlight를 받게 된다. celebrity(유명 인사)에게 주어지는 benefit(혜택)이란 것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듯, Western New England University라는 작은 사립대가 Rachel에게 장학금까지 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3월 30일 Rachel은 이를 받아들인다는 뜻을 밝힌다.

    Decision made. WNE U Class of 2018 BME Major

    결정했다. WNE U 2018년 의공학 전공 졸업반으로.

    며칠 후 Melissa라는 ID를 가진 사람이 자기 twitter에 Rachel를 ‘버릇없는 애(spoiled brat)’라는 말을 덧붙이며 어느 신문기사 헤드라인을 tweet한다.

    #spoiledbrat @rachecanning who lost lawsuit against parents decides on a college

    부모에게 낸 소송에서 진 버릇없는 애 @rache-canning 다닐 대학 정하다.

    이것을 우연히 본 Rachel은 바로 직접 댓글을 달아버린다.

    you need to find a new hobby

    그쪽은 새로운 취미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Melissa는 절대 밀리지 않고 비아냥거리며 반론한다. 이어 성이 차지 않았는지 다음 tweet에 욕설까지 추가한다.

    And you need a reality check.

    그럼 그쪽은 현실 직시가 필요하고.

    You’re an ungrateful bitch and your parents should have slapped some sense into you long ago.

    넌 감사할 줄도 모르는 X이며 네 부모가 오래전 정신 좀 차리게 혼을 내줬어야 했어.

    Rachel 본인은 댓글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갑자기 MRyan이라는 white knight(백기사) 같은 인물이 등장해 Melissa에게 쓴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왜 개인 일에 끼어드느냐, Rachel은 사실 용감하다는 것이다.

    u didn’t get it, she actually had the guts to do something about it cuz she cares about her education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군요. 본인의 교육이 중요했기에 실제로 용기를 내서 조치를 취한 겁니다.

    Melissa는 아랑곳하지 않고 MRyan을 ‘멍청이’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Dumbass, she sued her parents because she refused to follow their rules and still expected to get their money.

    멍청이야, 그녀가 부모에게 소송을 건 이유는 부모가 정한 룰을 따를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도 돈은 가져가고 싶어서였어.

    그 후 Rachel의 tweet는 다시 평범한 미국 고교 3학년의 일상생활 코멘트와 사진들로 바뀐다. 본인의 tweet에서 언급한 대로 moving forward하려는 것일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