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광철…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드림팀’떴다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 한국 초연

  • 조이영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lycho@donga.com

    입력2013-09-30 11: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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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빅뉴스’는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의 한국 초연이다. 국립오페라단이 10월 1, 3,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공연 시간만 장장 4시간 30분에 이르는 이 오페라를 올린다. 오후 4시에 공연을 시작하며, 중간 휴식시간은 1시간으로 잡았다.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 무대에서 바그너 오페라를 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바그너 오페라는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성(城)과 환상, 기사, 용, 거인, 괴물이 등장해 극적 구조가 복잡하고 방대한 데다, 대규모 오케스트라 편성과 금관악기 연주자의 뛰어난 역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2005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 오페라와 오케스트라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을 선보인 바 있고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등이 바그너 오페라 일부를 콘서트 버전으로 들려줬을 뿐이다.

    2014~2015년 시즌 ‘니벨룽겐의 반지’4부작을 준비하는 국립오페라단은 그 출발점으로 ‘파르지팔’을 선택했다.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바그너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동안 멀게만 느꼈던 바그너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확실히 생겨났다”고 전했다. 복잡한 판타지적 스토리에 들어도 알 만한 음악이 없는 오페라임에도 ‘파르지팔’은 3회 공연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성창(聖槍)과 성배를 지키던 암포르타스 왕은 사악한 마법사 클링조르에게 이를 빼앗긴다. 왕은 성창으로 치명적인 상처까지 입게 된다. 왕의 상처가 나으려면 ‘순수한 바보’가 나타나야 한다는 말에 기사들은 그를 애타게 기다린다. 어느 날 현자의 기품을 지닌 노기사 구르네만즈는 파르지팔에게서 바보 구원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파르지팔은 오랜 방황 끝에 구원자가 돼 클링조르를 무찌르고 기사단의 왕좌를 잇는다.

    줄거리를 미리 익혀두지 않으면 공연 전체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순수한 바보를 기다리는 이유를 설명하는 구르네만즈의 ‘그래, 우리에게서 멀리 떠나 있을 때 불행이 닥쳐왔지’는 특히 귀담아 들어야 할 노래다.



    ‘파르지팔’의 한국 초연을 만드는 이들에게 ‘드림팀’이라는 수식어는 과장이 아니다. 스포트라이트는 세계 바그너 오페라의 주역으로 인정받는 베이스 연광철(49)에게 향한다. 구르네만즈를 맡은 그는 유럽 무대에서 ‘세계 최고의 구르네만즈’라는 찬사를 받는다. 연광철은 7월 31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오페라 페스티벌에서도 구르네만즈를 맡아 호평을 받았다. 파르지팔 역의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는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파르지팔 전문 가수고, 쿤드리 역의 메조소프라노 이본 네프도 바그너 전문으로 꼽힌다. 또 한국인 최초로 보탄 역을 맡아 ‘니벨룽겐의 반지’ 3부작 전 작품을 공연한 바리톤 김동섭(암포르타스 역),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극장 주역 양준모(클링조르 역)도 가세한다.

    연출가 필립 아흘로(65)는 2002~2007년 ‘바그너 성지’인 독일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에서 ‘탄호이저’ 등을 연출한 바그너 전문가다. 조명 디자이너에서 출발한 그는 “이번 ‘파르지팔’에서 빛을 활용한 거대한 회화를 무대 위에 펼쳐놓겠다”고 밝혔다.

    지휘자 로타 차그로섹(71) 역시 ‘니벨룽겐의 반지’ 4부작을 17번이나 지휘한 바그너 전문 지휘자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음악감독(1997~2006)과 베를린 심포니 상임지휘자(2006~2011)를 지냈다. 작곡가 윤이상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했는데, 윤이상은 그에게‘무악’(1978)이라는 작품을 헌정하기도 했다.

    연광철…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드림팀’떴다

    국립오페라단이 10월 1, 3,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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