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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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지중해 푸른 바다…꿈과 황홀한 낭만이 넘실

지중해 크루즈 ‘인생에 꼭 한 번’ 최고의 추억 간직

  • 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yshur77@naver.com

    입력2013-08-26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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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지중해 푸른 바다…꿈과 황홀한 낭만이 넘실

    지중해를 항해하는 크루즈.



    맑고 투명한 바닷물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지중해. 전 세계 크루즈 여행객 상당수가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다. 고급 호텔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화려한 시설을 갖춘 크루즈에서의 생활은 누구에게나 환상 그 자체다. 해가 질 무렵, 크루즈에서 주황색으로 물들어가는 바다를 바라보며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던 일이 지금까지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크루즈 여행은 수천 명이 승선한 커다란 배에서 먹고 자고, 위락시설(공연장, 카지노, 갑판 위 풀장, 헬스센터 등)을 이용하며, 배가 도착하는 곳마다 내려 관광하는 코스로 돼 있다. 현재 크루즈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으로는 대서양 카나리아 제도와 중남미 카리브해 섬, 알래스카, 북유럽 등이며, 세계 일주 크루즈도 좋다. 과거 부유한 특권 계층, 혹은 노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크루즈 여행은 오늘날 다양한 계층에게 대중화하고 있으며, 배는 점점 대형화하는 추세다.

    1년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크루즈 여행은 기항지 관광도 즐겁지만, 배 안에서 여러 행사에 참여하거나 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코스타크루즈에서는 매일 다양한 이벤트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카지노, 뮤지컬, 코미디쇼, 가라오케는 물론, 각종 이벤트와 바커스 퍼레이드 등 이탤리언 크루즈 스타일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 파티가 준비돼 있다. 선상에서 펼쳐지는 각종 선발대회, 예를 들어 이상적인 커플 선발대회, 미스터 피자맨 선발대회 등에 출전하면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얼마 전 나는 맑고 푸른 지중해와 인근 여러 나라, 섬을 돌아보는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먼저 도착한 후 시내를 돌아보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사보나 항구에서 코스타크루즈의 포츄나호에 승선했다. 여행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거쳐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스페인 영토인 카나리아 제도와 바르셀로나, 포르투갈 푼샬 섬 등을 거쳐 다시 사보나 항구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온난한 기후와 짙푸른 바다, 다정다감한 사람이 있어 여행을 떠나는 마음이 한결 즐거웠다. 특히 카나리아 제도는 찾는 사람에게 신선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이곳은 아프리카 모로코 해안에서 100km쯤 떨어진 대서양 위에 있는 신비한 섬이다. 우리나라에서 애완용으로 인기 있는 새인 카나리아 원산지가 바로 이곳이다. 스페인 사람들이 16세기 카나리아 제도를 점령하면서 섬에 살던 예쁜 새를 가져다 애완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카나리아 제도의 여러 섬 가운데 이번에 방문한 곳은 스페인령 란사로테와 테네리페, 포르투갈령인 마데이라 섬이었는데 섬마다 농업이 발달해 바나나, 사탕수수, 포도, 아보카도 같은 열대과일이 풍부하게 자라고 있었다.

    부유층 특권? 대중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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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크루즈 내부. 다양한 쇼와 즐길 거리가 있다.

    란사로테 섬은 카나리아 제도 동쪽 끝에 자리한다. 섬에는 낙타가 많은데, 운송수단으로 스페인 사람들이 오래전에 들여왔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상품으로, 이 일대 화산 분화구 주위를 돌아보는 데 이용한다. 화산섬이라 그런지 땅 색깔이 독특한데, 1730년 대폭발이 일어나 6년 동안이나 계속됐다고 한다. 그리고 90년쯤 뒤인 1824년 또 한 번 대폭발이 일어나면서 섬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1974년 문을 연 티만파야 국립공원에선 이러한 화산 생태계의 장려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폭발 당시 분출된 다양한 가스가 용암을 물들여 바위 전체에 파랗고 노란 띠가 만들어졌다. 하리아도마뱀, 갈까마귀, 갈매기, 코리섬새(바닷새의 일종)를 포함해 동물과 이끼류 300여 종이 서식하는 독특한 자연환경의 이곳은 지질학자, 식물학자, 동물학자, 화산학자들이 즐겨 찾는 연구 장소가 됐다.

    티만파야 국립공원에 있는 몬타나 델 푸에고는 과거 화산지대였는데, 지금도 땅에선 열이 뿜어져 나온다. 이곳의 흙을 파서 손위에 올려놓으니 뜨거워서 오래 있을 수 없었다. 구덩이 속에 마른 건초더미를 넣었더니 잠시 후 연기가 솔솔 나기 시작하고 금세 불이 활활 붙는다. 구멍에 물을 붓고 잠시 기다리면 열과 압력에 의해 마치 간헐천의 물줄기처럼 물이 하늘 높이 분사된다. 이곳의 뜨거운 지열을 이용해 주민들은 생선구이 같은 요리를 해 먹기도 한다. 섬 최고봉은 해발 670m에 불과하지만 산과 조그마한 분화구가 많으며 넓은 지역이 용암으로 덮였다. 경사가 가파른 화산의 계단식 농지에선 곡물, 채소, 포도 등 많은 작물을 재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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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란사로테 섬의 독특한 과일(위). 란사로테 섬의 휴화산 지역.

    모로코는 이색적인 문화와 더불어 뜨거운 사하라 사막, 만년설이 덮인 고산지대, 푸른 해변 등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나라다. 북아프리카 최대 항구도시인 카사블랑카의 항구에는 대서양에서 갓 잡아온 어패류를 파는 큰 어시장이 자리하고, 많은 여객선과 화물선이 항구에 정박해 있었다. 유명한 휴양지이기도 한 카사블랑카는 지중해성기후 지대라서 온난하고 쾌적한 기후를 자랑한다. 평균기온이 24도인 여름이 되면 지중해의 푸른 바다와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려고 모여든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카사블랑카 항구에서 멀지 않은 모하메드 5세 광장으로 갔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 속 휴양지로, 주위에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 지은 건물이 많았다. 분수대 근처에는 이름난 회사의 건물, 중앙은행, 고등법원, 하얏트호텔 등이 있다.

    거장 안토니 가우디의 숨결

    하얏트호텔 1층에는 카페 ‘카사블랑카’가 있는데,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영화 ‘카사블랑카’ 때문이다. 내부에는 오래된 영화 포스터와 주연배우인 험프리 보가트, 잉그리드 버그먼의 사진이 걸려 있다. 영화에서 나오는 피아노 연주자 샘의 음악도 간간히 들려온다.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은 이 카페에 잠시 들러 커피나 과일주스 등을 마시면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옷걸이에는 험프리 보가트의 바바리코트와 모자 같은 영화 소품이 있어 잠시 빌려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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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즈 내부 무대에선 밤마다 화려한 쇼를 공연한다.

    하산 모스크는 카사블랑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건물이 상당히 커서 아주 멀리 뒤로 가야 건물 전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약 2만㎡의 땅 위에 세운 이 모스크에서는 2만5000명이 동시에 예배를 볼 수 있다.

    역사가 깊은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아름다운 전통 문화와 온화한 기후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코스타크루즈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몬주익 언덕에 올라 도시 전경을 바라본 후 중세풍 유적이 많은 구시가지를 돌아봤다.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디자인한 특이한 건물이 많은데, 특히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1883년 가우디가 성당 공사를 시작한 후 오늘날까지 공사를 계속하고 있는데, 성당 외관에 새긴 기독교 관련 조각품도 멋있지만 지하에 있는 여러 유품도 꼭 볼만하다.

    시내에는 피카소 박물관이 있어, 한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과 유년기부터 명성을 얻을 때까지의 예술 경력을 엿볼 수 있다. 우리에게 낯선 도시인 말라가는 피카소의 출생지로 유명하다. 유서 깊은 휴양 도시인데, 교외의 비탈진 포도밭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든 달콤한 말라가 디저트와인의 맛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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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사블랑카 앞바다에서 만난 신비한 일출.(왼쪽)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오른쪽)

    ◆여행 정보

    크루즈에서는 먹고 자고 마시는 것이 모두 무료다. 팁도 안 줘도 된다. 크루즈에 오르기 전 일괄적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거나 물건을 살 때는 크루즈에 타기 전 만든 선상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노인이나 장애인, 임산부도 지장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크루즈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면 일찍 예약하는 것이 할인받거나 좀 더 좋은 위치의 방을 구할 수 있어 유리하다. 크루즈 관련 자료는 www.cruise.co.kr에서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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