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감동의 무대, 2012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10월 8일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를 시작으로 마침내 막이 오른다. ‘폴 클래식(Fall Classic)’이라 부르는 가을잔치는 모든 야구인이 꿈꾸는 최고 무대이자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최종 결전장. 참가 팀은 모든 것을 쏟아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명승부를 펼친다.
올해는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세 번이나 한국시리즈 챔프에 오른 SK, 2년 만에 다시 가을무대에 선 ‘서울의 자존심’ 두산, 팀 창단 후 처음으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롯데 등 네 팀이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두산과 롯데가 먼저 준PO를 치르고, 그 승자가 SK와 맞붙는다.
# 삼성 류중일 감독, 이번에도 천하통일?
전후기 및 양대 리그를 제외하고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21번 중 18번. 86%에 이른다. 특히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은 예외없이 페넌트레이스 우승 팀이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했다. 이 통계만 봐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 가능성은 다른 팀보다 월등히 높다.
취임 2년째를 맞는 ‘야구대통령’(야통) 류중일(49) 감독은 또 다른 신화에 도전한다. 취임 직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사령탑은 2005~2006년 삼성을 이끈 선동열(현 KIA·49) 감독이 유일하다. 지난해 초보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시리즈 챔피언에도 오른 류 감독은 선 감독을 넘어 취임 직후 2년 연속 우승과 2년 연속 아시아시리즈 정상이란 금자탑에도 도전한다.
지난해 우승 멤버에 ‘국민타자’ 이승엽까지 가세해 명실공히 8개 구단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삼성은 타선 짜임새와 함께 막강한 투수력까지 갖췄다. 이승엽-박석민-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파워와 정확성을 겸비했다. 삼성의 힘은 무엇보다 마운드다. 다승왕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장원삼과 미치 탤벗이 원투펀치를 맡고 권혁, 권오준, 정현욱 등이 필승조로 나선다. ‘끝판왕’ 오승환은 역대 최고 마무리로 꼽을 만큼 안정감이 있다.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1’선발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선발을 길게 끌고 가지 않으면서 두 번째 투수가 또 다른 선발 구실을 하는 방식. 올해도 같은 승부수를 띄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 번째 선발’로 맹위를 떨쳤던 차우찬처럼, 올해는 어떤 투수가 그 구실을 맡게 될지도 관심사다.
# ‘SK 가을 DNA’, 이번에도 발휘될까
지난해 시즌 종반, 김성근 전 감독의 전격 해임으로 이만수(54) 감독 대행체제로 가을 잔치에 나섰던 SK는 준PO와 PO에서 KIA와 롯데를 꺾고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예상 밖 선전을 펼쳤다. 이 감독대행의 지도력보다 포스트시즌이면 유독 더 힘을 쓰는 ‘SK 가을 DNA’의 힘이었다.
최근 5년간 매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그중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SK의 가장 큰 힘은 무엇보다 스스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들의 능력이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주축 투수들의 연쇄 부상, 야수진 키플레이어 정근우의 부진 속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데는 완급을 조절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들의 능력이 큰 밑거름이 됐다. 올해 정식 지휘봉을 잡고 선수들을 아우르며 큰 과오 없이 팀을 이끈 이만수 감독의 힘 역시 믿는 구석이다.
SK 타선은 9월 이후 상승 페이스로 돌아선 정근우가 선봉에 서고, ‘회춘했다’는 평가를 듣는 베테랑 이호준이 중심을 맡는다.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 ‘가을 동화’란 닉네임으로 불리는 조동화 등 포스트시즌이면 더 투혼을 발휘하는 ‘가을 멤버’들이 버티고 있다. 마운드에선 풀타임 선발 첫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윤희상을 중심으로 송은범, 채병용, 마리오 산티아고 등이 선발로 나선다. 여기에 이재영, 박희수, 정우람 등 필승 계투진으로 짜임새를 갖췄다. SK 마운드의 키는 올 시즌 왼쪽 어깨 재활로 기복이 심했던 에이스 김광현이다. 그가 명성에 맞는 구위만 보여준다면 SK로선 더 바랄 것이 없다.
# ‘초보’ 두산 김진욱의 색깔은?
네 팀 사령탑 중 두산 김진욱(52) 감독은 유일한 포스트시즌 미경험자다. 삼성 류 감독과 롯데 양승호(52) 감독이 2년 연속 가을잔치에 섰고, SK 이 감독도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초보 사령탑 김 감독은 처음 맞는 가을잔치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던 전임 김경문 감독(현 NC·54)과 달리 김진욱 감독은 때론 동네 형님 같은 푸근한 스타일로 선수들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4번 김동주와 주전 2루수 고영민이 페넌트레이스에서 기대 이하 성적과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자 과감히 이들을 제외하고 뚝심 있게 팀을 꾸리는 강단도 보였다.
두산은 노경은, 이용찬, 더스틴 니퍼트 등 ‘10승 트리오’로 선발진을 꾸리고, 베테랑 김선우가 ‘4번째 선발 옵션’을 맡는다. 풍부한 불펜진과 함께 프록터가 맡을 마무리까지 투수진은 막강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종반에 보여준 무딘 방망이가 얼마만큼 회복될지가 관건. 특히 시즌 막판 내야 수비의 핵 손시헌과 외야 재간둥이 정수빈이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때와 달리 좀 더 세밀한 작전으로 공격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을 마련해놓았다. 두산은 올 시즌 롯데와의 상대 전적에서 10승1무8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 ‘20년 만의 우승’, 롯데 비원 이룰까
1984년과 92년 한국시리즈 챔프에 올랐던 롯데는 현 8개 구단 중 우승 기억이 가장 오래된 팀이다. 그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간절하다.
지난해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하고 PO에 올랐지만 SK에 덜미가 잡혔던 롯데는 최근 4년 연속 가을잔치에서 모두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던 아쉬움도 털어내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그렇게 좋지 않다. 9월 초순만 해도 삼성과 페넌트레이스 1위 다툼을 벌였던 롯데는 뜻밖에 7연패를 당했고, 여기에 포수 강민호 등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까지 겹치면서 SK에 2위를 내줬으며, 시즌 막판에는 4위도 위협받는 처지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부진 원인이 공격력 쪽에 있다고 보면, 포스트시즌 들어 타격 사이클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아 9월 악몽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는 삼성 못지않은 탄탄한 마운드가 강점. 토종 에이스 송승준을 중심으로 용병 듀오 셰인 유먼과 라이언 사도스키가 선발로 나서고, ‘여왕벌’ 정대현이 불펜 핵을 맡는다. 롯데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시즌 붙박이 마무리로 나섰던 김사율의 부진. 김사율은 구단 역사상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시즌 막판에 연거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줬다. 양승호 감독은 상황에 따라 정대현과 또 다른 불펜 최대성에게도 소방수 구실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올해는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세 번이나 한국시리즈 챔프에 오른 SK, 2년 만에 다시 가을무대에 선 ‘서울의 자존심’ 두산, 팀 창단 후 처음으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롯데 등 네 팀이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두산과 롯데가 먼저 준PO를 치르고, 그 승자가 SK와 맞붙는다.
# 삼성 류중일 감독, 이번에도 천하통일?
전후기 및 양대 리그를 제외하고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21번 중 18번. 86%에 이른다. 특히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은 예외없이 페넌트레이스 우승 팀이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했다. 이 통계만 봐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 가능성은 다른 팀보다 월등히 높다.
취임 2년째를 맞는 ‘야구대통령’(야통) 류중일(49) 감독은 또 다른 신화에 도전한다. 취임 직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사령탑은 2005~2006년 삼성을 이끈 선동열(현 KIA·49) 감독이 유일하다. 지난해 초보 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시리즈 챔피언에도 오른 류 감독은 선 감독을 넘어 취임 직후 2년 연속 우승과 2년 연속 아시아시리즈 정상이란 금자탑에도 도전한다.
지난해 우승 멤버에 ‘국민타자’ 이승엽까지 가세해 명실공히 8개 구단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삼성은 타선 짜임새와 함께 막강한 투수력까지 갖췄다. 이승엽-박석민-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파워와 정확성을 겸비했다. 삼성의 힘은 무엇보다 마운드다. 다승왕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장원삼과 미치 탤벗이 원투펀치를 맡고 권혁, 권오준, 정현욱 등이 필승조로 나선다. ‘끝판왕’ 오승환은 역대 최고 마무리로 꼽을 만큼 안정감이 있다.
류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1+1’선발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선발을 길게 끌고 가지 않으면서 두 번째 투수가 또 다른 선발 구실을 하는 방식. 올해도 같은 승부수를 띄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 번째 선발’로 맹위를 떨쳤던 차우찬처럼, 올해는 어떤 투수가 그 구실을 맡게 될지도 관심사다.
# ‘SK 가을 DNA’, 이번에도 발휘될까
지난해 시즌 종반, 김성근 전 감독의 전격 해임으로 이만수(54) 감독 대행체제로 가을 잔치에 나섰던 SK는 준PO와 PO에서 KIA와 롯데를 꺾고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예상 밖 선전을 펼쳤다. 이 감독대행의 지도력보다 포스트시즌이면 유독 더 힘을 쓰는 ‘SK 가을 DNA’의 힘이었다.
최근 5년간 매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그중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SK의 가장 큰 힘은 무엇보다 스스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는 선수들의 능력이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주축 투수들의 연쇄 부상, 야수진 키플레이어 정근우의 부진 속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데는 완급을 조절하고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들의 능력이 큰 밑거름이 됐다. 올해 정식 지휘봉을 잡고 선수들을 아우르며 큰 과오 없이 팀을 이끈 이만수 감독의 힘 역시 믿는 구석이다.
SK 타선은 9월 이후 상승 페이스로 돌아선 정근우가 선봉에 서고, ‘회춘했다’는 평가를 듣는 베테랑 이호준이 중심을 맡는다.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 ‘가을 동화’란 닉네임으로 불리는 조동화 등 포스트시즌이면 더 투혼을 발휘하는 ‘가을 멤버’들이 버티고 있다. 마운드에선 풀타임 선발 첫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윤희상을 중심으로 송은범, 채병용, 마리오 산티아고 등이 선발로 나선다. 여기에 이재영, 박희수, 정우람 등 필승 계투진으로 짜임새를 갖췄다. SK 마운드의 키는 올 시즌 왼쪽 어깨 재활로 기복이 심했던 에이스 김광현이다. 그가 명성에 맞는 구위만 보여준다면 SK로선 더 바랄 것이 없다.
# ‘초보’ 두산 김진욱의 색깔은?
네 팀 사령탑 중 두산 김진욱(52) 감독은 유일한 포스트시즌 미경험자다. 삼성 류 감독과 롯데 양승호(52) 감독이 2년 연속 가을잔치에 섰고, SK 이 감독도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초보 사령탑 김 감독은 처음 맞는 가을잔치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던 전임 김경문 감독(현 NC·54)과 달리 김진욱 감독은 때론 동네 형님 같은 푸근한 스타일로 선수들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4번 김동주와 주전 2루수 고영민이 페넌트레이스에서 기대 이하 성적과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자 과감히 이들을 제외하고 뚝심 있게 팀을 꾸리는 강단도 보였다.
두산은 노경은, 이용찬, 더스틴 니퍼트 등 ‘10승 트리오’로 선발진을 꾸리고, 베테랑 김선우가 ‘4번째 선발 옵션’을 맡는다. 풍부한 불펜진과 함께 프록터가 맡을 마무리까지 투수진은 막강하지만, 페넌트레이스 종반에 보여준 무딘 방망이가 얼마만큼 회복될지가 관건. 특히 시즌 막판 내야 수비의 핵 손시헌과 외야 재간둥이 정수빈이 동시에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 때와 달리 좀 더 세밀한 작전으로 공격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을 마련해놓았다. 두산은 올 시즌 롯데와의 상대 전적에서 10승1무8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삼성 선수들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SK를 제압하고 우승을 확정지은 뒤 류중일 감독을 헹가래치며 환호하고 있다.
1984년과 92년 한국시리즈 챔프에 올랐던 롯데는 현 8개 구단 중 우승 기억이 가장 오래된 팀이다. 그만큼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간절하다.
지난해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하고 PO에 올랐지만 SK에 덜미가 잡혔던 롯데는 최근 4년 연속 가을잔치에서 모두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던 아쉬움도 털어내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그렇게 좋지 않다. 9월 초순만 해도 삼성과 페넌트레이스 1위 다툼을 벌였던 롯데는 뜻밖에 7연패를 당했고, 여기에 포수 강민호 등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까지 겹치면서 SK에 2위를 내줬으며, 시즌 막판에는 4위도 위협받는 처지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부진 원인이 공격력 쪽에 있다고 보면, 포스트시즌 들어 타격 사이클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아 9월 악몽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는 삼성 못지않은 탄탄한 마운드가 강점. 토종 에이스 송승준을 중심으로 용병 듀오 셰인 유먼과 라이언 사도스키가 선발로 나서고, ‘여왕벌’ 정대현이 불펜 핵을 맡는다. 롯데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는 시즌 붙박이 마무리로 나섰던 김사율의 부진. 김사율은 구단 역사상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시즌 막판에 연거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줬다. 양승호 감독은 상황에 따라 정대현과 또 다른 불펜 최대성에게도 소방수 구실을 맡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