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모 초등학교 행정실장은 공금 7000만 원을 빼돌려 사이버 도박으로 탕진했다. 한 법대생은 대부업체에서 2000만 원을 빌려 모두 잃었다. 또 모 부대 소속 부사관은 사이버 도박에 중독돼 전역 조치된 이후 퇴직금까지 날렸다. 이처럼 도박에 빠져 패가망신한 사람은 직장인, 공무원, 대학교수, 직업군인, 학생 등 계층도 다양하다.
사이버 도박은 경제적 손실 외에도 이혼이나 가족관계 파탄, 범죄 유발, 건전한 근로의식의 저하 등 수많은 폐해를 양산한다.
사행 게임에 중독된 사람 사이버 도박으로
사이버 도박이 성행하는 이유는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게임 회전이 빨라 여느 도박보다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불법 사이버 도박은 가입 절차가 매우 간단하다. 아이디(ID), 비밀번호, 휴대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도박을 즐길 수 있다. 모든 것이 불법이기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도박중독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게다가 24시간 무제한으로 베팅할 수 있어 중독자를 양산한다.
도박 유형도 포커, 바둑이, 바카라, 고스톱, 짓고땡, 섯다 같은 카드 게임에서부터 경마, 경정, 경륜, 스포츠토토 같은 합법 사행 게임과 유사한 불법 도박, 그리고 ‘바다이야기’ 같은 불법 아케이드 게임에 이르기까지 수십 가지에 달한다. 불법 도박은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합법 사행 게임보다 배당률이 높고 베팅 횟수에도 제한이 없다. 최근에는 합법 사행 게임에 중독된 사람이 사이버 도박으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고려대가 2009년 국민을 대상으로 도박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사이버 도박 이용률은 0.5%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금 교환이 이뤄진 인터넷 게임(0.8%)을 더하면 전체 사이버 도박 이용률은 1.3%에 이른다. 인터넷(온라인) 유사 사행성 게임(고스톱, 포커 류)의 이용률은 37.6%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로또(60.1%)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오프라인의 화투와 포커 이용률(33.7%)보다 높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의 2008년 보고서는 불법 사이버 도박의 전체 규모를 32조 원 정도로 추산했다. 이는 합법 사행산업의 총매출 규모 약 17조3000억 원(2010년)보다 많은 액수이며, 전체 불법 도박 규모 53조 원의 약 60%에 해당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2008년부터 적발한 사이버 도박 사범도 4만2665건에 이른다.
도박중독 위험성 알리는 예방교육도 필수
경찰이 대대적으로 단속하는데도 불법 도박 사이트가 늘어나는 이유는 도박 사이트 대부분이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둬 적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트는 단속으로 접속을 차단하면 도메인을 바꾸고, 회원에게 새 사이트 주소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줘 어렵지 않게 영업을 계속한다.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약해 2~3년 감옥에 갔다 오면 단기간에 거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사이버 도박 사이트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 4월 마늘밭에서 발견한 110억 원도 범인이 감옥에 들어가기 전 친인척에게 은닉한 자금이었다.
지금은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을 도박중독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 등 당국의 노력은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사이버 도박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그런데 도박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법안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하 사감위법) 개정안(정장선 민주당 의원 발의)이 국회에 방치된 상태다.
현행 사감위법은 합법 사행산업만 관할하도록 규정해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날로 늘어나는 불법 사이버 도박을 포함한 불법 도박을 관할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 등 국민이 도박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도박중독자의 치유 및 이들의 사회 복귀를 위한 자활 프로그램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사행산업 순매출의 일정 비율을 분담금으로 내도록 하는 분담제를 강화해야 한다. 현재 선진국의 사행산업 순매출 분담률은 2~3%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0.1% 수준이다. 우리나라 도박 유병률이 전체 국민의 6.1%(2010년, 약 350만 명)에 이르러 선진국의 2~3배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3~5%의 분담금을 책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사감위의 조직 강화도 필수적이다. 현재 국무총리 산하인 사감위는 사무처장을 비롯한 직원 대부분이 카지노,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등 사행산업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파견 나와 1년 뒤 복귀한다. 그러다 보니 업무 효율성이나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는 도덕성 시비까지 일곤 한다. 따라서 인력 충원 구조를 국무총리실에서 직접 임용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더불어 사행산업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려면 ‘사행산업 총량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도박중독을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장치인 ‘전자카드제’(생체인식 본인 확인, 베팅 금액 및 횟수 기재 필수)를 전면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 합법 사행산업에서 발생한 중독자가 불법 사이버 도박으로 옮겨가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불법 사이버 도박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도박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 사이버 도박과 관련한 전자금융거래, 외국환거래, 신용공여, 신용공여의 대리, 중개 또는 알선을 금지하고 사이버 도박을 위한 방송, 정보통신서비스 등 온라인서비스 제공도 금지해야 한다.
불법 도박 근절에 투입할 사이버수사대 등 경찰력을 증원해 사감위와 공동으로 전담반을 상시 운영할 필요도 있다. 불법 사이버 도박 제공자와 이용자에 대한 처벌 역시 강화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불법 사이버 도박에 대한 단속과 처벌 못지않게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는 예방교육도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전국 초중고, 대학 등에서 사이버 도박의 위해성을 알리는 교육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고, 전국 단위의 중독예방치유센터도 신속히 설치해야 한다.
사이버 도박은 경제적 손실 외에도 이혼이나 가족관계 파탄, 범죄 유발, 건전한 근로의식의 저하 등 수많은 폐해를 양산한다.
사행 게임에 중독된 사람 사이버 도박으로
사이버 도박이 성행하는 이유는 컴퓨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게임 회전이 빨라 여느 도박보다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불법 사이버 도박은 가입 절차가 매우 간단하다. 아이디(ID), 비밀번호, 휴대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바로 도박을 즐길 수 있다. 모든 것이 불법이기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도박중독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게다가 24시간 무제한으로 베팅할 수 있어 중독자를 양산한다.
도박 유형도 포커, 바둑이, 바카라, 고스톱, 짓고땡, 섯다 같은 카드 게임에서부터 경마, 경정, 경륜, 스포츠토토 같은 합법 사행 게임과 유사한 불법 도박, 그리고 ‘바다이야기’ 같은 불법 아케이드 게임에 이르기까지 수십 가지에 달한다. 불법 도박은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합법 사행 게임보다 배당률이 높고 베팅 횟수에도 제한이 없다. 최근에는 합법 사행 게임에 중독된 사람이 사이버 도박으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고려대가 2009년 국민을 대상으로 도박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사이버 도박 이용률은 0.5%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금 교환이 이뤄진 인터넷 게임(0.8%)을 더하면 전체 사이버 도박 이용률은 1.3%에 이른다. 인터넷(온라인) 유사 사행성 게임(고스톱, 포커 류)의 이용률은 37.6%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로또(60.1%)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오프라인의 화투와 포커 이용률(33.7%)보다 높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의 2008년 보고서는 불법 사이버 도박의 전체 규모를 32조 원 정도로 추산했다. 이는 합법 사행산업의 총매출 규모 약 17조3000억 원(2010년)보다 많은 액수이며, 전체 불법 도박 규모 53조 원의 약 60%에 해당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2008년부터 적발한 사이버 도박 사범도 4만2665건에 이른다.
도박중독 위험성 알리는 예방교육도 필수
경찰이 대대적으로 단속하는데도 불법 도박 사이트가 늘어나는 이유는 도박 사이트 대부분이 중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둬 적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트는 단속으로 접속을 차단하면 도메인을 바꾸고, 회원에게 새 사이트 주소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줘 어렵지 않게 영업을 계속한다.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약해 2~3년 감옥에 갔다 오면 단기간에 거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사이버 도박 사이트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 4월 마늘밭에서 발견한 110억 원도 범인이 감옥에 들어가기 전 친인척에게 은닉한 자금이었다.
지금은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을 도박중독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 등 당국의 노력은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사이버 도박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그런데 도박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법안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하 사감위법) 개정안(정장선 민주당 의원 발의)이 국회에 방치된 상태다.
현행 사감위법은 합법 사행산업만 관할하도록 규정해 한계를 지닌다. 따라서 날로 늘어나는 불법 사이버 도박을 포함한 불법 도박을 관할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 등 국민이 도박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도박중독자의 치유 및 이들의 사회 복귀를 위한 자활 프로그램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사행산업 순매출의 일정 비율을 분담금으로 내도록 하는 분담제를 강화해야 한다. 현재 선진국의 사행산업 순매출 분담률은 2~3%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0.1% 수준이다. 우리나라 도박 유병률이 전체 국민의 6.1%(2010년, 약 350만 명)에 이르러 선진국의 2~3배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3~5%의 분담금을 책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사감위의 조직 강화도 필수적이다. 현재 국무총리 산하인 사감위는 사무처장을 비롯한 직원 대부분이 카지노,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등 사행산업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파견 나와 1년 뒤 복귀한다. 그러다 보니 업무 효율성이나 전문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는 도덕성 시비까지 일곤 한다. 따라서 인력 충원 구조를 국무총리실에서 직접 임용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더불어 사행산업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려면 ‘사행산업 총량제’를 엄격히 적용하고, 도박중독을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장치인 ‘전자카드제’(생체인식 본인 확인, 베팅 금액 및 횟수 기재 필수)를 전면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 합법 사행산업에서 발생한 중독자가 불법 사이버 도박으로 옮겨가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불법 사이버 도박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도박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 사이버 도박과 관련한 전자금융거래, 외국환거래, 신용공여, 신용공여의 대리, 중개 또는 알선을 금지하고 사이버 도박을 위한 방송, 정보통신서비스 등 온라인서비스 제공도 금지해야 한다.
불법 도박 근절에 투입할 사이버수사대 등 경찰력을 증원해 사감위와 공동으로 전담반을 상시 운영할 필요도 있다. 불법 사이버 도박 제공자와 이용자에 대한 처벌 역시 강화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불법 사이버 도박에 대한 단속과 처벌 못지않게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는 예방교육도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전국 초중고, 대학 등에서 사이버 도박의 위해성을 알리는 교육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박중독 예방과 치유 관련 전문가를 양성하고, 전국 단위의 중독예방치유센터도 신속히 설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