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시대라는 새 장을 연 트위터는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더니, 최근엔 중동을 강타했다. 수십 년 동안 집권한 독재자를 끌어내린 것이다. 그 혁명은 튀니지와 이집트에 이어 리비아, 요르단 등 다른 중동 국가로 번졌다. 거대한 미디어 폭풍이다.
한국도 엇비슷하다. 가까운 예로 4·27재·보궐선거(이하 재보선)가 트위터의 위력을 입증했다. 여야의 전현직 당대표가 격돌해 빅 매치로 꼽힌 경기 성남시 분당을의 경우, 민주당 손학규 후보의 시간대별 득표율이 트위터 이용자의 멘션 수에 따라 증가하거나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더니, 결국 손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그뿐 아니라 ‘인증샷 퍼레이드’는 재보선 평균 투표율을 39.4%로 끌어올렸고, 이는 상반기 재보선 평균 투표율인 29.1%와 비교해 10%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이렇듯 트위터는 재보선에서 야권 후보의 승리를 가져오고, 국민 참여도를 제고하는 등의 구실을 했다.
커지고 세진 거대한 미디어 폭풍
트위터 통계 사이트 오이코랩(Oikolab)은 6월 12일 기준, 한국인 트위터 사용자 수가 400만4515명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현재 1000만 명인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올해 말 2000만 명에 달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을 보면, 총선과 대선이 치러질 2012년에 트위터 이용자 수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트위터가 이슈를 제기하고 확산하는 강력한 매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것이 한나라당이 ‘트위터 한나라당 창당식’을 열고, 민주당이 트위터와 유사한 당 단문 블로그인 ‘민플’(minple.net)을 만든 배경이다. 트위터는 ‘엉뚱한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계하던 중견 정치인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기존에 일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던 언론에 지친 대중은 트위터를 미디어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했고, 그러다 보니 1인 언론시대가 열렸다. 그들은 종종 언론사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소식을 전하고, 자기 생각을 대중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기자만이 누리던 보도 권리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누구나’인 개인으로 옮아갔다. 그리고 그 국민 기자는 대중의 힘까지 보태 보란 듯이 목소리를 키우고 영역을 넓힌다.
대중에게 접근하기 쉽고, 정치에 관심 없던 20~30대를 흡수하면서 민심까지 수렴할 수 있다는 특징과 장점 때문에라도 정치인은 트위터를 버릴 수 없다. 폴리터(트위터 하는 정치인)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그러나 자칫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얼마 전 배우 김여진에게 트위터를 통해 막말을 날린 한나라당 한 당직자가 거듭 사과해야 했던 것이 그 좋은 예다. 그 일로 당까지 머리를 숙여야 했음은 물론이다.
이렇듯 트위터를 활용하는 정치인이 익숙지 않다는, 또는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중과 불협화음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정보 전달, 일상 공유, 의견 피력을 통해 세련되게 대중과 호흡한다. 본인 일상에 소신을 담아내는가 하면, 소소한 민원에도 일일이 사과하며 시정 조치를 약속한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감성과 친근감을 강조한 멘션이 눈에 띈다. 간혹 무거운 화제 속에는 “좌절 금지! 여기 멘션 휘리릭~ 받으세욥”이라는 재미있는 멘트도 섞는다.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 개진이 가장 많은 사람은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다. 반면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정치 트위터보다 인생에 대한 따뜻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멘션을 지향한다.
쌍방향 소통의 디딤돌로 삼아야
대중은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그들의 생각과 일상에 목말라 있다. 잘못된 멘션으로 인한 파장이 큰 이유도 이런 애정 결핍에서 파생한 것이리라. 송영길 인천시장은 집단적 지혜를 구하고 공감을 넓히기 위해 트위터를 하고, 트위터를 ‘시각에 대한 반응 점검 리트머스’라고 정의한다. 소통을 통해 착오와 거리를 줄인다는 의미에서 보면 정답이다.
PI(personal image) 관점에서는 이제 오바마 대통령 방식의 감성 마케팅 선거전 시대는 아니고, 이미지 정치인이 통하는 시대도 아니다. SNS는 리얼리티에 움직이는 대중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만들어진 모습으로 연출하는 것보다, 진정성 있고 사실적인 모습으로 다수와 소통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트위터를 소통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트위터는 결코 사적인 공간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공적 담론이 아니므로 ‘표현의 자유’가 먼저라는 주장이 있지만, 혼동해선 안 된다. 소셜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정을 공유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자신과 ‘트친’으로 묶인 사람은 사실 자기 친구가 아니고, 팔로어 역시 추종자가 아니다. 그리고 타인 시선을 의식한 ‘자기 전시 욕망’에 진정성 없는 ‘연출된 멘션’만 공유하는 것 역시 대중의 반감을 살 수 있다.
우리가 트친이라고 부르는 불특정 다수는 모두 의견이 다르므로 논쟁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시끄러운 게 싫어 방관하기보다 용감하고 솔직하게 부딪치는 편이 낫다. 그렇게 부대끼는 사이에 우정이 생겨 정말로 친구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정치인은 진정성을 보여야 하고,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행위 규범과 책임감이다. 이 매력적인 지저귐을 지속하려면 쌍방의 사회적 문법(소셜 리터러시·social literacy) 구축이 절실하다.
이주연은 PI 전략 전문가다. 내로라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정치인을 상대로 이미지 컨설팅을 한다.
한국도 엇비슷하다. 가까운 예로 4·27재·보궐선거(이하 재보선)가 트위터의 위력을 입증했다. 여야의 전현직 당대표가 격돌해 빅 매치로 꼽힌 경기 성남시 분당을의 경우, 민주당 손학규 후보의 시간대별 득표율이 트위터 이용자의 멘션 수에 따라 증가하거나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더니, 결국 손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그뿐 아니라 ‘인증샷 퍼레이드’는 재보선 평균 투표율을 39.4%로 끌어올렸고, 이는 상반기 재보선 평균 투표율인 29.1%와 비교해 10%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이렇듯 트위터는 재보선에서 야권 후보의 승리를 가져오고, 국민 참여도를 제고하는 등의 구실을 했다.
커지고 세진 거대한 미디어 폭풍
트위터 통계 사이트 오이코랩(Oikolab)은 6월 12일 기준, 한국인 트위터 사용자 수가 400만4515명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현재 1000만 명인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올해 말 2000만 명에 달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을 보면, 총선과 대선이 치러질 2012년에 트위터 이용자 수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트위터가 이슈를 제기하고 확산하는 강력한 매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것이 한나라당이 ‘트위터 한나라당 창당식’을 열고, 민주당이 트위터와 유사한 당 단문 블로그인 ‘민플’(minple.net)을 만든 배경이다. 트위터는 ‘엉뚱한 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계하던 중견 정치인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기존에 일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던 언론에 지친 대중은 트위터를 미디어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했고, 그러다 보니 1인 언론시대가 열렸다. 그들은 종종 언론사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소식을 전하고, 자기 생각을 대중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기자만이 누리던 보도 권리는 트위터를 사용하는 ‘누구나’인 개인으로 옮아갔다. 그리고 그 국민 기자는 대중의 힘까지 보태 보란 듯이 목소리를 키우고 영역을 넓힌다.
대중에게 접근하기 쉽고, 정치에 관심 없던 20~30대를 흡수하면서 민심까지 수렴할 수 있다는 특징과 장점 때문에라도 정치인은 트위터를 버릴 수 없다. 폴리터(트위터 하는 정치인)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그러나 자칫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 얼마 전 배우 김여진에게 트위터를 통해 막말을 날린 한나라당 한 당직자가 거듭 사과해야 했던 것이 그 좋은 예다. 그 일로 당까지 머리를 숙여야 했음은 물론이다.
이렇듯 트위터를 활용하는 정치인이 익숙지 않다는, 또는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중과 불협화음을 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정보 전달, 일상 공유, 의견 피력을 통해 세련되게 대중과 호흡한다. 본인 일상에 소신을 담아내는가 하면, 소소한 민원에도 일일이 사과하며 시정 조치를 약속한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감성과 친근감을 강조한 멘션이 눈에 띈다. 간혹 무거운 화제 속에는 “좌절 금지! 여기 멘션 휘리릭~ 받으세욥”이라는 재미있는 멘트도 섞는다. 정치,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 개진이 가장 많은 사람은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다. 반면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정치 트위터보다 인생에 대한 따뜻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멘션을 지향한다.
쌍방향 소통의 디딤돌로 삼아야
트위터의 영향력이 세지면서 이를 활용하는 정치인이 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메시지의 진정성과 소통이다.
PI(personal image) 관점에서는 이제 오바마 대통령 방식의 감성 마케팅 선거전 시대는 아니고, 이미지 정치인이 통하는 시대도 아니다. SNS는 리얼리티에 움직이는 대중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만들어진 모습으로 연출하는 것보다, 진정성 있고 사실적인 모습으로 다수와 소통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트위터를 소통의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트위터는 결코 사적인 공간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공적 담론이 아니므로 ‘표현의 자유’가 먼저라는 주장이 있지만, 혼동해선 안 된다. 소셜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개인적인 감정을 공유하려 해서는 안 된다. 자신과 ‘트친’으로 묶인 사람은 사실 자기 친구가 아니고, 팔로어 역시 추종자가 아니다. 그리고 타인 시선을 의식한 ‘자기 전시 욕망’에 진정성 없는 ‘연출된 멘션’만 공유하는 것 역시 대중의 반감을 살 수 있다.
우리가 트친이라고 부르는 불특정 다수는 모두 의견이 다르므로 논쟁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시끄러운 게 싫어 방관하기보다 용감하고 솔직하게 부딪치는 편이 낫다. 그렇게 부대끼는 사이에 우정이 생겨 정말로 친구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정치인은 진정성을 보여야 하고,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행위 규범과 책임감이다. 이 매력적인 지저귐을 지속하려면 쌍방의 사회적 문법(소셜 리터러시·social literacy) 구축이 절실하다.
이주연은 PI 전략 전문가다. 내로라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정치인을 상대로 이미지 컨설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