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25일, ‘잔치’는 끝났습니다. 이젠 기쁨과 감축(感祝)을 나눈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자리로 되돌아가 차분함을 되새겨야 할 시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날 취임식을 통해 마침내 ‘당선인’ 꼬리표를 떼어냄으로써 대한민국 제17대 정부는 명실상부한 출범을 알렸습니다. ‘함께 가요 국민성공시대!’ 이 취임식 슬로건만 보더라도 ‘함께 가야 할 우리’가 마땅히 축하해 마지않아야 할 경사(慶事)임은 틀림없겠지요.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한껏 기대감으로 충만해야 할 지금, 며칠 전 불거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들의 집단향응 파문에 대한 씁쓸한 뒷맛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건 무슨 연유일까요?
이는 새 정부 공식 출범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튀어나온 시점상의 공교로움 탓이기도 하거니와, 유난히 도덕성을 앞세우며 공직사회 혁신을 주창해온 인수위 내에서 발생한 악재(惡材)라는 점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요즘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술자리 대화에 가만히 귀 기울이노라면, “‘국민께 부끄럽고 송구스러워’할 일이 이것뿐이겠느냐는 때이른 질책과 비관적 전망이 공존합니다. 집단향응 이전에도 언론사 성향 조사, 부동산정책 자문위원의 고액 부동산 컨설팅 등 이전 정부 때와 하등 다를 바 없는 구태(舊態)의 재연을 적잖게 목도한 국민들로선 지극히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곧 불신입니다. 여럿이 한데 모여 덕담을 주고받아야 할 이번 ‘여의도 대잔치’를 맞으면서도, 한편으론 혹여 향후에 생겨날지도 모를 ‘그들만의 잔치’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건 역대 정부들이 여태껏 그랬듯 ‘함께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불안감이 국민들에게 서려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운동단체 ‘녹색연합’의 ‘우리말 달 이름 쓰기’ 운동에 따르면, 2월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달이라고 하여 ‘시샘달’이라 불립니다. 3월은 산과 들에 물이 오르는 달이어서 ‘물오름달’이랍니다. 시샘이 끝나고 만고강산(萬古江山)에 물이 오르길 기대하는 게 저만의 바람일까요?
시샘달의 스물닷새, 잔치는 끝났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잔치의 주인공은 과거 대통령들이 걸었던 전철을 다시 밟지 않았으면 합니다. 돌잔치든, 재롱잔치든, 회갑잔치든, 고희연(古稀宴)이든 그 어떠한 잔치도 한낱 빛바랜 사진 몇 장으로만 남지 않길 바라는 누구나의 소박한 마음처럼….
5년 뒤 떠날 사람이 남겨놓을 ‘잔치의 여운’은 어떨까요? 뒷사람이 ‘재활용’하게끔 감동적인 울림을 남기는 것이 진정한 ‘실용’정신 아니겠습니까?
편집장 김진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날 취임식을 통해 마침내 ‘당선인’ 꼬리표를 떼어냄으로써 대한민국 제17대 정부는 명실상부한 출범을 알렸습니다. ‘함께 가요 국민성공시대!’ 이 취임식 슬로건만 보더라도 ‘함께 가야 할 우리’가 마땅히 축하해 마지않아야 할 경사(慶事)임은 틀림없겠지요.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한껏 기대감으로 충만해야 할 지금, 며칠 전 불거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들의 집단향응 파문에 대한 씁쓸한 뒷맛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건 무슨 연유일까요?
이는 새 정부 공식 출범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튀어나온 시점상의 공교로움 탓이기도 하거니와, 유난히 도덕성을 앞세우며 공직사회 혁신을 주창해온 인수위 내에서 발생한 악재(惡材)라는 점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요즘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술자리 대화에 가만히 귀 기울이노라면, “‘국민께 부끄럽고 송구스러워’할 일이 이것뿐이겠느냐는 때이른 질책과 비관적 전망이 공존합니다. 집단향응 이전에도 언론사 성향 조사, 부동산정책 자문위원의 고액 부동산 컨설팅 등 이전 정부 때와 하등 다를 바 없는 구태(舊態)의 재연을 적잖게 목도한 국민들로선 지극히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곧 불신입니다. 여럿이 한데 모여 덕담을 주고받아야 할 이번 ‘여의도 대잔치’를 맞으면서도, 한편으론 혹여 향후에 생겨날지도 모를 ‘그들만의 잔치’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건 역대 정부들이 여태껏 그랬듯 ‘함께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불안감이 국민들에게 서려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운동단체 ‘녹색연합’의 ‘우리말 달 이름 쓰기’ 운동에 따르면, 2월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달이라고 하여 ‘시샘달’이라 불립니다. 3월은 산과 들에 물이 오르는 달이어서 ‘물오름달’이랍니다. 시샘이 끝나고 만고강산(萬古江山)에 물이 오르길 기대하는 게 저만의 바람일까요?
시샘달의 스물닷새, 잔치는 끝났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잔치의 주인공은 과거 대통령들이 걸었던 전철을 다시 밟지 않았으면 합니다. 돌잔치든, 재롱잔치든, 회갑잔치든, 고희연(古稀宴)이든 그 어떠한 잔치도 한낱 빛바랜 사진 몇 장으로만 남지 않길 바라는 누구나의 소박한 마음처럼….
5년 뒤 떠날 사람이 남겨놓을 ‘잔치의 여운’은 어떨까요? 뒷사람이 ‘재활용’하게끔 감동적인 울림을 남기는 것이 진정한 ‘실용’정신 아니겠습니까?
편집장 김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