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유통, 출판사, 지방출판, 편집자, 도서관, 서평, 전자출판. 이 가운데 책을 죽인 주범은 과연 누구일까. 일본작가 사노 진이치(佐野眞一·54)가 쓴 ‘누가 책을 죽이는가’(451쪽, 프레지던트 출판사 펴냄)는 지난 2월 출간 이래 1개월 만에 4쇄 4만5000부가 팔릴 만큼 화제를 뿌렸다. 실제 4500여 개에 이르는 일본의 출판사들은 잇단 대형 출판사의 도산으로 재편 조짐을 보인다. 사노씨는 “자신이 속한 단가이세대(團塊: 일본에서 1948년 전후로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들이 왜 책을 읽지 않는가”를 자문하던 중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첫째, 일본의 서점은 위탁판매제와 재판제(도서정가제)의 보호 아래 성장해 왔다. 하지만 반품을 허용하는 위탁판매는 대형 출판사들의 ‘보장금’제도로 왜곡되었다. ‘보장금’이란 출판사가 자신의 책을 팔아줄 경우 서점에 제공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로, 서점은 책을 팔아 남기는 정당한 마진 외에 별도의 이익을 얻는다. 자연히 보장금을 많이 제시하는 출판사의 책, 주로 대형 베스트셀러들을 눈에 띄는 곳에 진열하고, 그렇지 못한 책들은 구석에 처박힌다.
둘째, 유통단계에서 도서할인점 때문에 신간이 나오자마자 반액에 팔리는가 하면 신간을 빼돌려 할인점으로 유통하는 신종범죄가 늘어 서점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는다. 그럼에도 그는 도서정가제를 반대한다. 동물점과 같은 저급한 책들이 어떻게 고전도서와 나란히 도서정가제의 보호를 받으며 팔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정작 책을 죽인 주범으로 지목한 것은 독자들이다. 천박한 독자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출판사는 저급한 책을 양산하고 도매상들이 이런 책만 유통한다는 것이다. 책을 고를 때마다 이렇게 자문할 일이다. “지금 나는 책을 살리고 있는가, 죽이고 있는가.”
첫째, 일본의 서점은 위탁판매제와 재판제(도서정가제)의 보호 아래 성장해 왔다. 하지만 반품을 허용하는 위탁판매는 대형 출판사들의 ‘보장금’제도로 왜곡되었다. ‘보장금’이란 출판사가 자신의 책을 팔아줄 경우 서점에 제공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로, 서점은 책을 팔아 남기는 정당한 마진 외에 별도의 이익을 얻는다. 자연히 보장금을 많이 제시하는 출판사의 책, 주로 대형 베스트셀러들을 눈에 띄는 곳에 진열하고, 그렇지 못한 책들은 구석에 처박힌다.
둘째, 유통단계에서 도서할인점 때문에 신간이 나오자마자 반액에 팔리는가 하면 신간을 빼돌려 할인점으로 유통하는 신종범죄가 늘어 서점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는다. 그럼에도 그는 도서정가제를 반대한다. 동물점과 같은 저급한 책들이 어떻게 고전도서와 나란히 도서정가제의 보호를 받으며 팔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정작 책을 죽인 주범으로 지목한 것은 독자들이다. 천박한 독자들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출판사는 저급한 책을 양산하고 도매상들이 이런 책만 유통한다는 것이다. 책을 고를 때마다 이렇게 자문할 일이다. “지금 나는 책을 살리고 있는가, 죽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