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반짝 리그’로 끝날 것인가, ‘2차 랠리’가 뒤를 이을 것인가. 소액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의 지칠 줄 모르는 ‘사자’ 공세로 연초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닥 시장이 최근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뒷받침되지 않은 개미들만의 힘으로는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개미 한계론’과 일정 수준 수익을 낸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 물량이 소화되고 나면 재차 상승할 것이라는 ‘매물 소화론’이 시장에서 맞서고 있다.
나스닥 강풍, 수그러들 것인가
코스닥 시장 비관론에 불을 댕긴 결정적인 요인은 미국 나스닥 시장의 주가 급락. 나스닥 지수는 2월21일(미국 현지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을 뛰어넘어 0.6%나 급등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9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268.93까지 곤두박질쳤다. 물가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경기가 확실한 침체기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기조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한때 나스닥 시장과의 연관도가 낮아지는 듯했던 코스닥 시장이 나스닥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코스닥은 나스닥 치마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숨이 새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나스닥 급락을 ‘바닥권 다지기’ 차원에서 해석하고 있다. 1년 사이 절반 이상 주가가 급락한 데다 기업 실적 악화로 인한 쇼크도 어느 정도 가셨고, FRB가 3월20일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향후 나스닥은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나스닥 폭락 바로 다음날인 2월22일 저가 매수세가 어느 정도 살아났다는 점이 ‘아직 시장은 죽지 않았다’는 믿음을 잃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스닥 반등은 코스닥 시장 상승에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시장의 투자심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던 ‘대장주’ 새롬 다음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3인방의 주가 상승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맥이 빠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하락률이 가장 컸던 종목들이기도 했던 이들 ‘대장주’는 연초부터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코스닥의 저력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월 중순 이후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인터넷 3인방에 이어 코스닥 시장을 이끌어가는 대표 종목군인 통신주 역시 비틀거리고 있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통신주 거품론과 막대한 IMT-2000 경매 자금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지난해 이후 전세계 통신주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국내 통신주는 2000년 10월 이후 하방 경직성을 보였으나 최근 외자유치 지연 등으로 부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인터넷 3인방과 통신주 등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도주들이 맥을 못추는 가운데 저가주, 투자 유의 종목 등 이른바 ‘잡주’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현상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수상승에 별 도움도 안 되면서 거래량만 과도하게 늘림으로써 개인들의 기력을 소모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거래소의 증권주가 시세를 탄 것이 코스닥 체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대중주인 증권주가 상승함에 따라 코스닥 시장의 개인 자금이 증권주로 이동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코스닥의 반등을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통신주의 반등 여부와 강도가 시장 전반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이 지난해 매출 2조7800억원에 116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통신주의 실적호전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다. 이 경우 순환매 물꼬가 다시 한 번 시장 주도주 쪽으로 옮아가면서 이에 따른 파급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전망이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을 이끌어온 것은 특히 개인투자자들이다. 그러나 순수한 소액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만의 힘으로 시장이 이처럼 상승 탄력을 받기는 힘들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지난해 말 이후 ‘큰손’들이 코스닥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게 코스닥 상승의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큰손들의 매매는 수치를 통해 확인하기 힘들다. 때문에 몇몇 큰손들의 움직임과 종목별 주가 흐름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한때 시장을 주름잡았다가 건강 등의 이유로 시장을 떠났던 K모씨의 경우, 지난해 말 이후 강남의 3~4개 지점을 근거로 다시 활동을 개시했다. 대신증권 출신 장기철씨가 지난해 후반부터 서울신용정보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기 시작한 것도 상승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한 큰손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월 중순 들어서는 이들 큰손의 움직임이 둔화됐다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S증권 목동지점 관계자는 “강남과 목동은 큰손들의 움직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라며 “2월 초 물량을 상당부분 정리한 이후 최근에는 대형 단골 손님들의 주문이 뜸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큰손들이 아직 시장을 떠나기 힘들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상태. 상당수 큰손들이 지난해 코스닥 및 벤처 거품 붕괴 때 타격을 입었으며,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손실을 만회하기까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이유로 제시된다. 특히 1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벤처투자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거품’이 다시 한 번 일어나 벤처 기업의 신규 등록과, 신규 벤처에 대한 투자가 되살아나는 게 필수라는 것이다. 따라서 큰손들은 일단 이익을 실현한 뒤 재차 코스닥 상승 분위기를 이끌어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인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개인들만의 매매 공방으로는 상승에 한계가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었던 것도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개인들을 뒷받침해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2월12일 무렵부터 하루 100억원 이상씩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이익 실현에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어차피 순매수와 순매도의 합계는 0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개인 기관 외국인이 모두 순매수를 기록할 수는 없는 일. 개인들이 사면 외형상 외국인이나 기관, 또는 어느 한쪽은 파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순매수 순매도 여부에 관계없이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매 규모가 늘어나고 손바뀜이 활발히 이뤄져야 상승 에너지가 축적될 수 있다.
대표적인 기관투자가인 국내 투신권의 경우 1월 중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 70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2월 들어서도 순매도를 지속, 현금을 확보했다. 여전히 환매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요 보강으로 연결되기는 아직 힘들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주식형 수익증권 판매 호전과 자산운용사의 뮤추얼펀드 판매 등으로 최소한 급격한 매도 공세는 없을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2월 중 증시 신규 공급 물량은 코스닥 신규 등록 물량이 54억원에 불과했고, 이런 추세는 3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수급상으로 큰 부담은 없는 상태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박만순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올해 시장은 1·4분기가 가장 좋은 실적을 내는 전고후저(前高後低)형이 될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은 경기에 다소 덜 민감하면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군으로 매기가 이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스닥 강풍, 수그러들 것인가
코스닥 시장 비관론에 불을 댕긴 결정적인 요인은 미국 나스닥 시장의 주가 급락. 나스닥 지수는 2월21일(미국 현지시간)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을 뛰어넘어 0.6%나 급등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9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268.93까지 곤두박질쳤다. 물가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경기가 확실한 침체기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 기조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한때 나스닥 시장과의 연관도가 낮아지는 듯했던 코스닥 시장이 나스닥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코스닥은 나스닥 치마폭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숨이 새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나스닥 급락을 ‘바닥권 다지기’ 차원에서 해석하고 있다. 1년 사이 절반 이상 주가가 급락한 데다 기업 실적 악화로 인한 쇼크도 어느 정도 가셨고, FRB가 3월20일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향후 나스닥은 반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나스닥 폭락 바로 다음날인 2월22일 저가 매수세가 어느 정도 살아났다는 점이 ‘아직 시장은 죽지 않았다’는 믿음을 잃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스닥 반등은 코스닥 시장 상승에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시장의 투자심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던 ‘대장주’ 새롬 다음 한글과컴퓨터 등 인터넷 3인방의 주가 상승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맥이 빠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하락률이 가장 컸던 종목들이기도 했던 이들 ‘대장주’는 연초부터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코스닥의 저력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월 중순 이후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인터넷 3인방에 이어 코스닥 시장을 이끌어가는 대표 종목군인 통신주 역시 비틀거리고 있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통신주 거품론과 막대한 IMT-2000 경매 자금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지난해 이후 전세계 통신주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국내 통신주는 2000년 10월 이후 하방 경직성을 보였으나 최근 외자유치 지연 등으로 부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인터넷 3인방과 통신주 등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도주들이 맥을 못추는 가운데 저가주, 투자 유의 종목 등 이른바 ‘잡주’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현상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수상승에 별 도움도 안 되면서 거래량만 과도하게 늘림으로써 개인들의 기력을 소모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거래소의 증권주가 시세를 탄 것이 코스닥 체력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없지 않다. 대표적인 대중주인 증권주가 상승함에 따라 코스닥 시장의 개인 자금이 증권주로 이동한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코스닥의 반등을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통신주의 반등 여부와 강도가 시장 전반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통신프리텔이 지난해 매출 2조7800억원에 116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통신주의 실적호전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돌릴 것이라는 기대다. 이 경우 순환매 물꼬가 다시 한 번 시장 주도주 쪽으로 옮아가면서 이에 따른 파급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전망이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을 이끌어온 것은 특히 개인투자자들이다. 그러나 순수한 소액 개인투자자, 이른바 개미들만의 힘으로 시장이 이처럼 상승 탄력을 받기는 힘들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지난해 말 이후 ‘큰손’들이 코스닥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게 코스닥 상승의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는 것이다.
큰손들의 매매는 수치를 통해 확인하기 힘들다. 때문에 몇몇 큰손들의 움직임과 종목별 주가 흐름을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한때 시장을 주름잡았다가 건강 등의 이유로 시장을 떠났던 K모씨의 경우, 지난해 말 이후 강남의 3~4개 지점을 근거로 다시 활동을 개시했다. 대신증권 출신 장기철씨가 지난해 후반부터 서울신용정보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기 시작한 것도 상승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한 큰손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월 중순 들어서는 이들 큰손의 움직임이 둔화됐다는 게 증시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S증권 목동지점 관계자는 “강남과 목동은 큰손들의 움직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라며 “2월 초 물량을 상당부분 정리한 이후 최근에는 대형 단골 손님들의 주문이 뜸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큰손들이 아직 시장을 떠나기 힘들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상태. 상당수 큰손들이 지난해 코스닥 및 벤처 거품 붕괴 때 타격을 입었으며, 최근 반등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손실을 만회하기까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이유로 제시된다. 특히 1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벤처투자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거품’이 다시 한 번 일어나 벤처 기업의 신규 등록과, 신규 벤처에 대한 투자가 되살아나는 게 필수라는 것이다. 따라서 큰손들은 일단 이익을 실현한 뒤 재차 코스닥 상승 분위기를 이끌어나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인들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개인들만의 매매 공방으로는 상승에 한계가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활기를 띨 수 있었던 것도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개인들을 뒷받침해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2월12일 무렵부터 하루 100억원 이상씩 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이익 실현에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어차피 순매수와 순매도의 합계는 0이 될 수밖에 없는 만큼, 개인 기관 외국인이 모두 순매수를 기록할 수는 없는 일. 개인들이 사면 외형상 외국인이나 기관, 또는 어느 한쪽은 파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순매수 순매도 여부에 관계없이 기관이나 외국인의 매매 규모가 늘어나고 손바뀜이 활발히 이뤄져야 상승 에너지가 축적될 수 있다.
대표적인 기관투자가인 국내 투신권의 경우 1월 중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 70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2월 들어서도 순매도를 지속, 현금을 확보했다. 여전히 환매 수요가 많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요 보강으로 연결되기는 아직 힘들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주식형 수익증권 판매 호전과 자산운용사의 뮤추얼펀드 판매 등으로 최소한 급격한 매도 공세는 없을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2월 중 증시 신규 공급 물량은 코스닥 신규 등록 물량이 54억원에 불과했고, 이런 추세는 3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수급상으로 큰 부담은 없는 상태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박만순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올해 시장은 1·4분기가 가장 좋은 실적을 내는 전고후저(前高後低)형이 될 것”이라며 “코스닥 시장은 경기에 다소 덜 민감하면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군으로 매기가 이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