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국가정보원장이 극비리에 미국으로 출국한 것은 일요일인 지난 2월11일. 그러나 국정원이 보안을 유지했던 임원장의 방미 사실은 얼마 안 가 짤막한 신문 보도(동아일보 2월13일자)를 통해 알려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임원장의 ‘극비 방미’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미 배경에 대한 추측이 무성하더니 마침내 그 다음날 ‘김정일 내주 답방 가능성’ 보도(중앙일보 2월14일자)로까지 증폭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예정된 임원장의 미국 방문이 보기 드문 ‘1면 머릿기사 오보’로까지 확대된 배경에는 국정원의 보안점검 ‘트릭’과 J의원의 ‘보안누설’이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를 통해 정보위원인 J의원(한나라당)에게 2월16일로 예정된 정보위 회의를 20일로 연기해줄 것을 통보한 것은 지난 2월9일. 물론 국정원측은 ‘보안 유지’를 전제로 그 사유를 ‘임원장의 방미’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J의원에게 통보한 임원장의 방미 일정은 2월11∼19일. 그런데 실제 방미 일정은 2월11∼17일이었다. 국정원측이 정보를 제공하면서 보안점검을 위해 슬쩍 ‘트릭’을 건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지나지 않아 보안 유지를 전제로 J의원에게 통보한 임원장의 ‘극비 방미’ 사실은 구체적인 일정(2월11∼19일)과 함께 언론에 공개되었다. 국정원으로서는 보안 유지에는 실패했지만 평상시 ‘보안 누설의 주범’으로 찍고 있던 J의원으로부터 국가 정보기관을 통제하는 국회 정보위원으로서 보안을 누설한 ‘약점’을 잡은 셈이다.
그렇다면 국정원이 ‘트릭’을 써가면서까지 임원장이 미국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일까. 임원장이 일정을 마치고 2월17일(토) 오후에 귀국한 뒤에도 국정원은 구체적인 방미 일정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자국의 국가 정보기관장 일정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 발표가 없기 때문인지 여전히 여러 가지 추측과 설(說)이 나돌고 있다.
임원장의 방미 배경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은 것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라는 긴급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비밀 방문했다는 추정이었다. 특히 ‘중앙일보’는 2월14일자 1면에 ‘김정일 내주 답방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2월23일 답방설이 거의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한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김위원장이 23일경 서울에 도착해 사흘 정도 머물며 김대중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근거는 임동원 원장의 ‘극비 방미’ 사실이었다.
또 임원장이 김국방위원장 등 북한측이 미국 부시 행정부에 보내는 관계개선 희망 메시지를 중개하는 등 긴급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는 견해도 제기되었다. 일부 언론은 이와 관련해 “김위원장의 측근 인사가 설(1월24일) 직전 서울을 극비리에 방문해 우리측 고위관계자와 만나 답방 전반에 관해 협의한 것으로 안다”는 한 정보 소식통의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남북한 비밀접촉설과 2월 조기 답방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의 한 고위 간부는 “내 직을 걸고 그런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기 답방 가능성을 증폭시킨 임원장의 ‘극비 방미’ 사실은 통상 정보기관장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비공개 원칙과 관행을 벗어나지 않은 것이었다는 것. 국정원의 한 직원은 “역대 국정원장 중에서 가장 개방적인 이종찬 원장조차도 재임 중 이스라엘과 이집트 등을 방문했을 때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어차피 언론에 알려질 바에야 처음부터 언론에 사정을 밝히고 엠바고(비보도)를 요청했더라면 쓸데없는 추측보도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원장 일정의 ‘비공개 관행’이 ‘극비 방미’로 부풀려져 ‘조기 답방을 긴급 조율하기 위한 방미’로까지 증폭되었다는 것이다.
조기 답방을 긴급 조율하기 위한 방미가 아니었다는 또 다른 근거는 임원장의 미국 방문이 조지 테닛 미 CIA(중앙정보국) 국장의 공식 초청에 의해 이미 예정된 일정이었다는 점이다. 임원장은 △2월12일(현지시각) 콜린 파월 국무장관 △13일 조지 테닛 CIA 국장 △14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차례로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월 장관과 만나기 전에 국무부의 토머스 허바드 동아태담당 수석차관보 대리와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담당 대사를 만났으며 평소 친분이 깊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와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주요 접촉 인사와 관련해 “공식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대체로 맞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김정일 조기 답방 때문이라면 원장이 그처럼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임원장은 원래 예정대로 6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테닛 CIA 국장이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후 이종찬 원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외교안보팀 고위 관계자들을 면담한 것처럼 임원장도 부시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외교안보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기로 지난 연말부터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도 2월16일 국회에서 “임원장 방미는 지난 연말 결정된 것이며 출국 직전 나와 사전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임원장의 방미가 미측 초청에 의해 예정된 것이라면,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의 심각한 이견 때문에 한국의 대북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임원장이 직접 미측을 설득하기 위해 워싱턴에 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잃게 된다. ‘한-미간 이견 조율 필요성’의 주요 근거로 제시된 것은 2월7일 테닛 CIA 국장의 상원 정보위원회 증언이다. 그러나 테닛이 ‘2001년의 전세계적인 위협-변화하는 세계 속의 국가안보’라는 제목으로 행한 증언의 골자는 결론에서 밝힌 대로 “이런 여러 (위협의) 경향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 위협들은 복잡다단하고 서로 얽혀 있으며, 이 점은 우리 정보계의 업무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북한의 위협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고 문제는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정보계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한-미간의 심각한 이견 때문이 아니라면, 임원장의 예정된 방미는 김대통령의 방미(3월8일)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앞두고 양국이 ‘공조의 모양새’를 갖춰 가는 단계적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진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기 전에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임원장으로부터 그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듣고 싶어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임원장의 방미는 그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오히려 미국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따라서 이른바 ‘햇볕정책(대북 포용정책)의 설계사’인 임동원 원장이 새로 들어선 부시 행정부가 전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기 전에 미국을 방문해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미국측에 정확히 설명하는 기회로 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행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미국측에 가장 필요한 정보는 무엇일까. 세종연구소 백학순 연구위원은 “김정일 답방 문제와 북한의 변화 가능성이다”고 지적했다. 임원장은 이번 방미에서 대북정책의 재검토에 들어간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북한은 변했으며 결국은 중국식 개방-개혁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분석과 판단을 제시하며 설득한 것으로 보이며 방미의 성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전해진 바 없다. 그러나 앞서의 국정원 고위 간부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이 말은 한-미간의 이견 조율과 관련해 “전혀 걱정할 것 없다. 한미정상회담이 끝나고 (그 결과를) 발표하면 깜짝 놀랄 것이다”고 단정한 김하중 외교안보수석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방미 성과와 관련해 주목할 대목은 김대중 정부 출범 3주년 기념일인 2월25일 청와대가 ‘중대 발표’를 할 가능성이다. 중대발표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날을 전후해 예정된 일정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른바 ‘한반도 평화 선언’이나 김정일 답방 일정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 이전까지 임원장의 주요 일정은 △김정일 위원장 답방 문제와 한미정상회담에 관한 한-미 현안 조율 결과에 대한 대통령 보고(2월19일)에 이어 △국회 정보위 출석(2월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출석(2월22일) △김대통령 공식 업무보고(2월23일) 등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그 윤곽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예정된 임원장의 미국 방문이 보기 드문 ‘1면 머릿기사 오보’로까지 확대된 배경에는 국정원의 보안점검 ‘트릭’과 J의원의 ‘보안누설’이 작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를 통해 정보위원인 J의원(한나라당)에게 2월16일로 예정된 정보위 회의를 20일로 연기해줄 것을 통보한 것은 지난 2월9일. 물론 국정원측은 ‘보안 유지’를 전제로 그 사유를 ‘임원장의 방미’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이 J의원에게 통보한 임원장의 방미 일정은 2월11∼19일. 그런데 실제 방미 일정은 2월11∼17일이었다. 국정원측이 정보를 제공하면서 보안점검을 위해 슬쩍 ‘트릭’을 건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지나지 않아 보안 유지를 전제로 J의원에게 통보한 임원장의 ‘극비 방미’ 사실은 구체적인 일정(2월11∼19일)과 함께 언론에 공개되었다. 국정원으로서는 보안 유지에는 실패했지만 평상시 ‘보안 누설의 주범’으로 찍고 있던 J의원으로부터 국가 정보기관을 통제하는 국회 정보위원으로서 보안을 누설한 ‘약점’을 잡은 셈이다.
그렇다면 국정원이 ‘트릭’을 써가면서까지 임원장이 미국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일까. 임원장이 일정을 마치고 2월17일(토) 오후에 귀국한 뒤에도 국정원은 구체적인 방미 일정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자국의 국가 정보기관장 일정에 대해서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 발표가 없기 때문인지 여전히 여러 가지 추측과 설(說)이 나돌고 있다.
임원장의 방미 배경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은 것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라는 긴급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비밀 방문했다는 추정이었다. 특히 ‘중앙일보’는 2월14일자 1면에 ‘김정일 내주 답방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2월23일 답방설이 거의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의 한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김위원장이 23일경 서울에 도착해 사흘 정도 머물며 김대중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근거는 임동원 원장의 ‘극비 방미’ 사실이었다.
또 임원장이 김국방위원장 등 북한측이 미국 부시 행정부에 보내는 관계개선 희망 메시지를 중개하는 등 긴급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는 견해도 제기되었다. 일부 언론은 이와 관련해 “김위원장의 측근 인사가 설(1월24일) 직전 서울을 극비리에 방문해 우리측 고위관계자와 만나 답방 전반에 관해 협의한 것으로 안다”는 한 정보 소식통의 발언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남북한 비밀접촉설과 2월 조기 답방설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의 한 고위 간부는 “내 직을 걸고 그런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기 답방 가능성을 증폭시킨 임원장의 ‘극비 방미’ 사실은 통상 정보기관장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는 비공개 원칙과 관행을 벗어나지 않은 것이었다는 것. 국정원의 한 직원은 “역대 국정원장 중에서 가장 개방적인 이종찬 원장조차도 재임 중 이스라엘과 이집트 등을 방문했을 때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어차피 언론에 알려질 바에야 처음부터 언론에 사정을 밝히고 엠바고(비보도)를 요청했더라면 쓸데없는 추측보도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원장 일정의 ‘비공개 관행’이 ‘극비 방미’로 부풀려져 ‘조기 답방을 긴급 조율하기 위한 방미’로까지 증폭되었다는 것이다.
조기 답방을 긴급 조율하기 위한 방미가 아니었다는 또 다른 근거는 임원장의 미국 방문이 조지 테닛 미 CIA(중앙정보국) 국장의 공식 초청에 의해 이미 예정된 일정이었다는 점이다. 임원장은 △2월12일(현지시각) 콜린 파월 국무장관 △13일 조지 테닛 CIA 국장 △14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차례로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월 장관과 만나기 전에 국무부의 토머스 허바드 동아태담당 수석차관보 대리와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담당 대사를 만났으며 평소 친분이 깊은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와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주요 접촉 인사와 관련해 “공식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대체로 맞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김정일 조기 답방 때문이라면 원장이 그처럼 오랫동안 자리를 비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임원장은 원래 예정대로 6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테닛 CIA 국장이 1998년 김대중 정부 출범 후 이종찬 원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외교안보팀 고위 관계자들을 면담한 것처럼 임원장도 부시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외교안보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기로 지난 연말부터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도 2월16일 국회에서 “임원장 방미는 지난 연말 결정된 것이며 출국 직전 나와 사전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임원장의 방미가 미측 초청에 의해 예정된 것이라면,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의 심각한 이견 때문에 한국의 대북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임원장이 직접 미측을 설득하기 위해 워싱턴에 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잃게 된다. ‘한-미간 이견 조율 필요성’의 주요 근거로 제시된 것은 2월7일 테닛 CIA 국장의 상원 정보위원회 증언이다. 그러나 테닛이 ‘2001년의 전세계적인 위협-변화하는 세계 속의 국가안보’라는 제목으로 행한 증언의 골자는 결론에서 밝힌 대로 “이런 여러 (위협의) 경향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 위협들은 복잡다단하고 서로 얽혀 있으며, 이 점은 우리 정보계의 업무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것이었다. 요컨대 북한의 위협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고 문제는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정보계의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한-미간의 심각한 이견 때문이 아니라면, 임원장의 예정된 방미는 김대통령의 방미(3월8일)와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앞두고 양국이 ‘공조의 모양새’를 갖춰 가는 단계적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진다. 게다가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기 전에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을 가장 잘 아는 임원장으로부터 그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듣고 싶어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임원장의 방미는 그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오히려 미국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따라서 이른바 ‘햇볕정책(대북 포용정책)의 설계사’인 임동원 원장이 새로 들어선 부시 행정부가 전임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기 전에 미국을 방문해 남북관계 진전 상황을 미국측에 정확히 설명하는 기회로 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행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미국측에 가장 필요한 정보는 무엇일까. 세종연구소 백학순 연구위원은 “김정일 답방 문제와 북한의 변화 가능성이다”고 지적했다. 임원장은 이번 방미에서 대북정책의 재검토에 들어간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북한은 변했으며 결국은 중국식 개방-개혁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우리 정부의 분석과 판단을 제시하며 설득한 것으로 보이며 방미의 성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전해진 바 없다. 그러나 앞서의 국정원 고위 간부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이 말은 한-미간의 이견 조율과 관련해 “전혀 걱정할 것 없다. 한미정상회담이 끝나고 (그 결과를) 발표하면 깜짝 놀랄 것이다”고 단정한 김하중 외교안보수석의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이번 방미 성과와 관련해 주목할 대목은 김대중 정부 출범 3주년 기념일인 2월25일 청와대가 ‘중대 발표’를 할 가능성이다. 중대발표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날을 전후해 예정된 일정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른바 ‘한반도 평화 선언’이나 김정일 답방 일정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 이전까지 임원장의 주요 일정은 △김정일 위원장 답방 문제와 한미정상회담에 관한 한-미 현안 조율 결과에 대한 대통령 보고(2월19일)에 이어 △국회 정보위 출석(2월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출석(2월22일) △김대통령 공식 업무보고(2월23일) 등이 예정돼 있다. 따라서 그 윤곽은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