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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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신기함’에 환호

[김상하의 이게 뭐Z?] 인스타그램 팔로하고 ‘나만의 물고기’ 갖기 등 인기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4-05-0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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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는 마케터에게 빼놓을 수 없는 업무 중 하나가 이벤트 기획 및 진행이다. 구독자나 팔로어를 모으기 위한 이벤트를 해야 할 때도 있고, 특정 상품을 기간 한정으로 선보이는 이벤트를 진행해야 할 때도 있다. 이벤트 참여 방식은 구독 설정, 팔로, 댓글 달기 등이 가장 흔하지만 최근엔 “이렇게도 한다고?” 싶은 이벤트가 많다. 또한 규모가 크지 않아도 형식이 신기해 사람들이 스스로 이벤트를 바이럴하거나 마케터를 직접 찾아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 Z세대가 관심을 보이는 이벤트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 팔로하면 물고기 그려드립니다

    팔로어에게 물고기 캐릭터를 그려주는 인스타그램 ‘fishzet’ 계정. [인스타그램 ‘fishzet’ 계정 캡처]

    팔로어에게 물고기 캐릭터를 그려주는 인스타그램 ‘fishzet’ 계정. [인스타그램 ‘fishzet’ 계정 캡처]

    누군가 무료로 그림을 그려준다고 하면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엔 팔로어에게 자신만의 물고기 캐릭터를 그려주는 ‘fishzet’ 계정이 등장했다. 이 계정은 색깔, 표정, 지느러미 등이 모두 다른 물고기를 그려주는 이벤트를 통해 벌써 3만9000명 팔로어를 확보했다.

    이벤트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fishzet’ 계정을 팔로하고 이 계정 게시물에 자신의 물고기가 올라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최근 팔로어 수가 많아지면서 운영자는 하루 수백 마리의 물고기를 그려 공개하고 있다. 계정 생성 5일 차엔 팔로어 수 25명, 6일 차엔 502명이었는데 이때 운영자는 물고기 477마리 중 138마리를 하루 만에 그려 공개하기도 했다. 팔로어들은 물고기 모양이 전부 달라 ‘나만의 물고기’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반응이다. 물고기 그림을 그려준다는 이벤트 아이디어가 인기를 끈 만큼 향후 구독자 커스텀 이벤트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다.

    # 성수동 신데렐라 찾아다니는 왕자

    브랜드 스탠드 오일이 신상품 구두를 홍보하기 위해 진행한 이벤트. [인스타그램 ‘piotregftw’ 계정 캡처]

    브랜드 스탠드 오일이 신상품 구두를 홍보하기 위해 진행한 이벤트. [인스타그램 ‘piotregftw’ 계정 캡처]

    얼마 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구두를 들고 돌아다니는 왕자가 나타나 화제였다. 왕자 분장을 한 외국인이 해당 구두가 발에 맞는 사람을 찾아다니는, 현실판 신데렐라 같은 장면이었다. 이는 브랜드 ‘스탠드 오일’의 신상품 구두 마케팅 이벤트로, 왕자는 더현대서울 등에도 나타나 구두 사이즈가 맞는 사람에게 신발을 증정했다.

    사실 신상품 구두를 홍보하는 더 쉬운 방법도 많다. SNS에 제품 사진을 공개하는 것으로 홍보를 끝낼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탠드 오일은 현장 이벤트 형식을 활용해 사람들로 하여금 왕자와 그가 든 구두를 알아서 SNS에 올려 바이럴하게 한 것이다. 또 구두라는 제품 성격에 맞게 신데렐라 스토리를 차용한 점도 똑똑한 이벤트 기획이다. 날씨가 더 풀리면 사람들의 바깥 활동이 늘어나면서 이런 마케팅이 좀 더 주목받을 것이다. 이제 마케팅 이벤트는 규모보다 얼마나 색다른 방식으로 전개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어모을지가 관건 같다.



    # 하이네켄에서 왜 휴대전화를 만들까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에서 한정 출시한 ‘보링폰(Boring Phone)’. [Human Mobile Devices 제공]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에서 한정 출시한 ‘보링폰(Boring Phone)’. [Human Mobile Devices 제공]

    최근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에서 한정판 폴더폰이 출시됐다. ‘보링폰(Boring Phone)’이 그것으로 말 그대로 통화, 문자메시지만 가능해 지루한 휴대전화라는 뜻을 담고 있다. 하이네켄 측은 “스마트폰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링폰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근래 디지털 대신 느리고 자극 없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 휴대전화에도 관심이 몰리는 상황이다.

    보링폰은 5000개 한정으로 제작됐다. 온라인상엔 벌써부터 “왜 5000개만 만드느냐”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하이네켄을 연상케 하는 초록색이 사용됐고, 폴더폰 특유의 ‘Y2K’(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유행) 감성을 담았다. 아마 한국에서도 탐내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보링폰을 두고 누군가는 맥주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는 ‘뜬금 마케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 시대적 욕망을 짚었다는 점에서 마케팅에 장벽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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