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는 그룹 동방신기 멤버가 입대하자 빈자리를 EXO로 채웠다(왼쪽).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 멤버들의 입대 때문에라도 후발 주자인 WINNER(오른쪽)와 iKON(아이콘)을 성공시켜야 한다.
1996년 설립된 키이스트는 배우 배용준이 대주주인 연예기획사로 2003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배용준, 김수현, 김현중, 주지훈 등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스타들이 소속돼 있는 데다 최근 연기파 배우 손현주와 엄태웅까지 영입했다. 한동안 시도했던 음반 사업 등 부진한 부문을 정리하고 배우 매니지먼트에 주력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탈락으로 쓴맛을 봤으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를 히트시킨 배우 김수현을 중심으로 중국 내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화장품 기업 (주)에스디생명공학의 지분을 확보하고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하며 다각적인 수익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2강 구도에 치열한 3위 싸움
부진한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배우 매니지먼트에 집중하고 있는 키이스트는 배우 김수현을 중심으로 중국 내 한류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7월 16일 FNC가 국내 톱 MC 유재석을 영입했다는 뉴스가 나온 날 FNC 주가는 전일 대비 6200원(29.81%) 오른 상한가 2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27일에는 김용만, 노홍철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유재석이라는 대어를 낚고자 많은 기획사가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 톱스타를 영입하는 게 당장 수입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향후 프로그램 제작이나 섭외 등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다. 스캔들 없는 좋은 이미지의 스타 영입은 회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FNC는 FNC뮤직재팬, FNC엔터테인먼트차이나 외에도 FNC아카데미를 통해 신인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중화권 진출을 위해 2013년 홍콩 현지 법인을 설립했으며, 주요 거점 국가에서 해외 신인 캐스팅을 통해 신규 아티스트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최용재 흥국증권 연구원은 “FNC는 지속적인 두 자릿수 성장이 예측된다.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지금까지는 국내(41%)와 일본(52.3%) 위주였으나 향후 중국 쪽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콘텐츠 제작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위)가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유재석(아래), 노홍철 등 예능인들을 영입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YG에는 빅뱅, 싸이 등 톱 가수 외에도 차승원, 최지우 같은 톱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YG는 의류와 화장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손잡고 글로벌 캐주얼 의류 브랜드 ‘노나곤’을 론칭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화장품 업체 코스온과 함께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출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휘닉스홀딩스를 인수해 YG플러스를 설립,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가수 싸이와 WINNER의 컴백, 2NE1 멤버 씨엘의 미국 시장 앨범 발매가 예정돼 있어 흥행 여부에 따라 내년 상반기 부가적인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한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는 “아티스트를 통한 매출은 불안정성이 크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매출 규모를 키우려면 장기적으로 사업 다각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엔터주, 반짝 테마주에서 선호주로
한편 JYP는 외식사업을 주도하던 JYP푸드와 미국 매니지먼트를 하던 JYP USA 등 부진했던 자회사를 정리하고 원더걸스, GOT7의 활동에 박차를 가하며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10월 20일에는 미쓰에이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신인 걸그룹 트와이스가 활동을 시작했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SM, YG와 달리 JYP는 박진영 프로듀서가 작업을 도맡아서 한다. 기획자나 제작자보다 작품을 만드는 아티스트 시각에서 소속 가수들을 관리하기에 조금 더 진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런 면에서는 한성호 FNC 대표도 가수 겸 작곡가 출신이라 소속 가수들의 스타성을 발견하는 게 용이할 수 있다. 결국 스타성을 누가 더 잘 파악하느냐가 다음 분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재 연구원은 “SM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중국에 진출한다는 이야기가 많지만 실제 진출은 전무하다시피 한데, SM차이나 설립이 하반기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이다. YG는 아티스트적 측면은 긍정적이지만 화장품, 패션사업 확장 등의 성과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리스크가 있다. JYP는 부진을 털어내고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재정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부진했던 자회사를 정리하고 원더걸스, GOT7 등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다수 연예기획사를 먹여살리는 건 팬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남자 아이돌’이지만, 이들에게는 ‘군대’라는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이남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아이돌의 입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엔터테인먼트사들은 그걸 무마하고자 체계적인 아티스트 풀을 가동해 관리하고 있다. YG에서 WINNER와 iKON(아이콘)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SM은 SM루키즈, FNC 역시 신규 남자 아이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SM에서는 입대로 빠진 동방신기의 활동을 EXO가 어느 정도 메워주고 있다. SM 20주년을 앞세워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국내 첫 돔 콘서트를 마친 EXO는 11월 일본에서도 돔 콘서트를 이어간다. 그동안 객석 점유율이 떨어졌던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소속 솔로 가수들의 콘서트를 열어 매진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만큼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YG에서는 YG플러스가 신규 사업들을 담당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큰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가시적 성과를 내려면 내년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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