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두산아트센터]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나오키(直木)상을 수상한 덴도 아라타(58). 그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연극 ‘애도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경험을 바탕으로 ‘애도(哀悼)’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흔히 애도를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으로 생각한다. 살아 있는 자들의 몫으로 죽은 자를 애도한다. ‘애도하다’라는 뜻의 일본어 ‘이타무(悼む)’에는 ‘누군가의 죽음을 아파해 마음이 상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내 죽음처럼 대성통곡하는 것과 더불어 아파하는 애도의 진정한 의미를 연극은 되씹는다.
[사진 제공 · 두산아트센터]
연출자 김재엽은 우리 삶 전반에 깔려 있는 생(生)과 사(死), 사랑과 집착, 위선과 위악, 진실과 거짓, 성(聖)과 속(俗), 이타와 이기 등 서로를 반사하는 거울 같은 이율배반적 요소를 절제되고 간결하게 펼쳐 보인다. 관객은 시즈토가 나지막이 읊는 “저에게는 판단할 능력도, 자격도 없다”는 대사에 고개 숙인다.
작가 덴도는 시즈토라는 인물이 지금 이 세상에 꼭 있었으면 하는 소명으로 7년에 걸쳐 원작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오지랖 넓은 한 젊은이의 객기가 아니라 ‘죽은 자를 진정으로 애도하는 살아 있는 자’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은 구원에 대한 성찰과 용서, 화해의 의미를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