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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의 통증 이야기

쌀쌀할 때 찾아오는 옷걸이통증

  • 안강 안강병원장 kangahn2003@gmail.com

쌀쌀할 때 찾아오는 옷걸이통증

[gettyimages]

[gettyimages]

“뒷목이 뻣뻣하고 피로하며 조금 심해지면 눈이 침침하고 아픈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끔 턱관절이 불편한 데다,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까지 들고….” 

찬바람이 부는 요즘 명확히 어깨 통증도 아닌데 몸 전체가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다. 목이 뻣뻣하다고 느끼다 좌우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가 되면 병원을 찾는다. 

이런 환자는 대개 두 곳에서 문제가 발견된다. 하나는 목의 움직임을 만드는 관절 이상이고, 다른 하나는 자율신경계 병이 동반된 경우다. 이 두 병은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전자는 목이나 어깨 통증을 동반하는 전형적인 근골격계 질환이다. 후자는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져 어지럽거나, 이명 또는 두통 같은 다른 여러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뒷목과 어깨 양쪽을 연결하면 삼각형이 된다. 이 부분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흔히 ‘옷걸이통증’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현대 사회에 가장 흔한 병으로, 평범한 사람이 주로 느끼는 불편함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고, 거기서 이상이 발견되면 자기공명영상법(MRI)을 찍고, 여기서 또 이상이 나오면 디스크 탈출 같은 진단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진단 결과가 반드시 질병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어서 특히 젊은 사람의 경우 잘못된 진단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판독 결과와 환자 증상에 의거한 몸의 통증을 확인한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진단이며 실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다시 말해 가장 흔한 병이지만 제대로 진단되는 경우보다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더 많은 통증이 옷걸이통증이다. 



목 뒤와 어깨 상부는 경추신경이 아닌, 척추부신경이라는 특별한 신경이 지배하는 부위다. 척추부신경은 경추신경과 연관되기도 하고 뇌신경과 연관되기도 하는 이상한 신경이다. 최근 논문에 따르면 척추부신경은 발생기 때 따로 떨어져나가 말초신경과 중추신경의 성질을 같이 가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어떤 의료진은 많은 뇌신경 중에서도 특히 미주신경, 삼차신경 등과 매우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불편해하는 목과 어깨 상부의 통증은 척추부신경과 관련 있다. 갑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만나 긴장하거나 놀랄 때,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 때 목이 뻣뻣하고 무언가가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척추부신경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옷걸이통증과 증후군은 치료가 다르다

옷걸이 통증 부위.

옷걸이 통증 부위.

척추부신경은 자율신경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척추신경 부분이 더 많아 경추에 문제(협착, 디스크 탈출, 관절증 등)가 생겨도 목이나 등이 불편해진다. 이 분야는 이해가 어려워 의사도 많이 혼동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는 척추에서 나오는 신경이 목, 허리, 팔, 다리를 지배한다. 이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특정 부위가 아프며, 이 부위들은 우리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반면, 뇌신경과 자율신경의 상당 부분은 우리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한다. 그런데 사람이나 동물이 놀라면 움츠리는 부위(목, 등 상부, 어깨 위)는 이 두 가지를 섞어놓은 특별한 신경의 지배를 받는데 이것이 척추부신경이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해당 부위가 뭉치고 딱딱해져 생활이 불편하다. 그래서 목을 뒤로 젖히거나 꺾기도 하고 주먹으로 등 뒤를 두드리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면 어지럼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앉았다 일어설 때 혈압이 떨어지면서 핑 도는 느낌이 오는데(기립성 저혈압), 이쯤 되면 옷걸이통증이 아니라 옷걸이증후군이라는 진단이 붙는다. 

옷걸이통증이 심해졌는데도 그냥 방치했다가는 자칫 옷걸이증후군으로 악화할 수 있다. 두통, 어지럼증, 가슴 답답함과 호흡 곤란, 기립성 저혈압, 이에 동반된 옷걸이통증을 잘못 진단하면 환자가 고생하게 된다. 어느 날 30대 여성 환자가 MRI상 협착과 디스크 탈출로 진단받고 목 앞을 절개해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이번에는 목 뒤에 같은 수술을 했지만 증상은 오히려 악화됐다. 전형적인 옷걸이증후군환자로, 환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옷걸이증후군은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만성피로나 우울증, 불안증, 턱관절 통증, 두통, 어지럼증, 매슥거림, 복통, 가슴 통증, 호흡 곤란, 식은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머리가 맑지 않거나 멍한 느낌이 생길 수도 있다. 

우리 몸에는 12개의 뇌신경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신경이 미주신경이고 가장 천대받는 신경이 척추부신경이다. 옷걸이통증은 척추부신경이 주된 원인인 반면, 옷걸이증후군은 미주신경이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옷걸이통증과 옷걸이증후군의 치료 방법은 판이하다. 옷걸이통증은 마사지나 목욕, 휴식 등으로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옷걸이증후군은 약으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기도 하지만 좀 더 복합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9.11.01 1212호 (p24~25)

안강 안강병원장 kangahn20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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