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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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설 밥상에 제3지대 빅텐트 정당 올려놓고 싶다”

민주당 탈당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 “미래대연합이 빅텐트 매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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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4-01-2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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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지대 빅텐트를 만드는 데 있어 심판자, 매개자 역할을 해보겠다. 연대의 틀을 만드는 데 주력하려 한다.”

    미래대연합 창당을 준비 중인 이원욱 의원이 1월 17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서 제3지대에 대해 밝힌 포부다. 이 의원은 “제3지대를 꿈꾸는 정당들이 도토리 키 재기를 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빅텐트를 쳐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칙과상식’의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을 탈당한 후 정태근 전 한나라당 의원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과 함께 미래대연합을 창당 중이다. 2월 4일까지 창당을 완료한 후, 설 이전까지 제3지대 빅텐트를 차리겠다는 것이 이들의 구상이다.

    이 의원은 미래대연합의 강점으로 ‘내려놓음’을 꼽았다. 미래대연합 구성원들이 4·10총선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것을 최우선시하지 않는 만큼, 제3지대에 각자의 깃발을 꽂은 여러 세력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데 전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거대 양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층 비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거대 양당의 싸움에 신물이 난 국민이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다.

    미래대연합 창당을 준비 중인 이원욱 의원이 1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미래대연합 창당을 준비 중인 이원욱 의원이 1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마음을 비운 사람은 강하다”

    미래대연합의 역할을 심판자, 매개자로 정한 이유가 있나.

    “(미래대연합을 제외하고) 4개 집단에서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태 라운드 테이블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미래대연합은 라운드 테이블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 자임한다. 원칙과상식 3명의 의원은 물론 정태근 전 의원과 박원석 전 의원까지 모두 굉장히 마음을 비운 상태다. 마음을 비워뒀으니 행보가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무조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 당에서 험지에 출마하라고 하면 그리로 갈 것이고, 비례대표를 모두 청년으로 내보는 것도 고려할 정도다. 마음을 비운 사람은 강하다. 그러니 미래대연합이 심판자, 매개자 역할을 해보겠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나.

    “김종민 의원이 대표로 협상에 나서고 있다. 제3지대가 비전 등 가치를 공유하지 않고 합치면 ‘합종연횡’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 경우 제3지대 빅텐트 정당이라고 하는 것이 성공할 수 있을까. (제3지대 정당들 간) 비전과 가치를 공유하고, 이것을 어떻게 국민들에게 보여드릴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 관련해서 ‘비전 대화’를 해보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그간 한국 정치사에서 제3지대를 형성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많은 경우 끝이 좋지 않았다.

    “정주영의 통일국민당부터 안철수의 국민의당까지 제3지대 정당이 성공한 사례는 많다. 문제는 (선거) 이후 지속성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들 정당은 유력 정치인을 중심으로 뭉쳐 성공한 케이스였다. 이 때문에 유력 정치인이 삐끗하면 정당이 소멸되는 절차를 계속 밟아왔다. 미래대연합은 5명의 집단지도 체제로 구성됐고, 유력 대선주자를 갖고 있지도 않다. 집단의 지성이 발휘될 수 있는 정당인만큼 성공까지 가시밭길이 예상되지만 성공만 한다면 지속력 있는 정당이 될 것이다.”

    “빅텐트, 대선 이후로도 이어져야”

    중장기적으로 이낙연 전 총리와 이준석 위원장과 함께 할 계획이지 않나. 이 경우 유력 정치인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하는데.
    “이낙연 전 총리와 이준석 위원장 모두 유력 정치인인 것은 맞다. 다만 이들 정치인과 미래대연합이 빅텐트를 친다면 그것은 1인 정당으로 볼 수 없다. 결국은 집단지도 체제를 띨 것이라 생각한다.”

    현역 의원 가운데 합류를 고심 중인 이들도 있나.

    “구체적으로는 말할 수 없다. 실존적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 여럿 있다. 나만 해도 가족들에게조차 말하지 못하고 (민주당을) 나왔다. 다양한 정당에 소속된 분들과 소통하고 있다.”

    제3지대 통합 시점은 언제를 목표로 하나.

    “설 전에 했으면 한다. 이준석 위원장은 ‘너무 빠르지 않으냐’고 얘기하는데 정치란 것은 모르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도토리 키 재기가 아니라, 크게 만들어놨으니 한번 봐 달라’고 빨리 말했으면 한다. 설 밥상에 제3지대 빅텐트 정당을 올려놓고 싶다.”

    총선 이후로도 빅텐트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인가.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 이후로도 이어진다면 제일 좋다. 이번 대만 선거에서 대만민중당이 8석을 차지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됐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를 해온 과정을 봐도 그렇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는데 7~8년 정도 국민과 호흡하며 대통령까지 되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개혁 등 국민적으로 욕을 먹을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의제를 던지고 결단한다. 한국도 비슷한 결단이 필요하다.”

    이낙연 전 총리와 이준석 위원장 모두 거대 양당에서 커온 인물인 만큼, 양당 정치 극복을 추구하는 것이 어폐가 있지 않으냐는 지적도 있는데.

    “한번 두고 보시라.”

    다가오는 총선에서 목표로 하는 의석수가 있나.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총선은 양당의 혐오 정치에 질린 유권자가 많아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 전망하더라. 제3의 대안 세력이 나온다면 투표율은 높아질 것이다. 현행 제도로 선거를 치른다고 가정했을 때 10석에서 100석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석에서 100석 사이의 중간이 아닌, ‘모 아니면 도’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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