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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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즐기는 트렌디한 추석 전통주

[명욱의 술기로운 생활]

  • 명욱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과정 교수

    입력2022-09-1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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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에 인기가 높아지는 술이 전통주다. 데이터마이닝기업 데이터마케팅코리아에 따르면 추석 때만큼은 전통주 관련 키워드 조회수가 평소의 3배 이상으로 올라간다.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만큼 전통주에 대한 MZ세대의 충성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발견한 순간 적극적으로 지갑을 연다. 가격보다 취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여기에는 창업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수천 가지 트렌디한 전통주가 속속 등장하며 시장을 받쳐준 영향도 크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가족을 잊고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만큼 무미건조한 시간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추석이 수천 년간 이어져온 것은 머리 아픈 일을 잠시나마 잊고 가족과 함께하라는 뜻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수많은 전통주 가운데 가족과 즐기기 좋은 트렌디한 전통주 5종을 소개한다. 이번 추석에는 좋은 전통주로 메마른 삶이 촉촉해지기를 기대해본다.

    아름다운 핑크빛 색감 복순도가 ‘빨간 쌀 막걸리’

     복순도가 ‘빨간 쌀 막걸리’. [사진 제공 · 복순도가]

    복순도가 ‘빨간 쌀 막걸리’. [사진 제공 · 복순도가]

    막걸리 하면 보통 어떤 색이 떠오르는가. 대부분 다소 짙은 누런색이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귀염귀염한 핑크 빛깔의 막걸리도 있다. 바로 ‘복순도가 빨간 쌀 막걸리’다. 일반적으로 이런 색을 낼 때는 인공색소를 넣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복순도가는 붉은 누룩이라는 전통 기법을 사용했다. 색감은 현대스럽지만 내용물은 고전적인 셈이다.

    복순도가 막걸리는 샴페인 막걸리의 원조로 일컬어진다. 탄산을 용해해 샴페인처럼 힘찬 탄산이 용솟음치게 했다. 신기하게도 쌀이나 누룩향보다 사과향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울산 영남알프스 자락에 자리한 복순도가 양조장은 백종원이 진행하는 넷플릭스 ‘백스피릿’ 4화 메인에 등장하기도 했고 체험과 견학, 시음이 가능한 곳이다. 올가을에는 꼭 한 번 방문해볼 명소라고 할 만하다. 가족이 함께 즐긴다면 탄산이 올라오는 멋진 소리에 오랜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안주로는 탄산이 기름진 맛을 잘 잡아주는 만큼 소갈비찜이 어울린다.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 매장 등에서 쉽게 살 수 있다. 가격은 1만5000원 전후. 알코올 도수 6.5%.


    하이볼로도 마시기 좋아 백술도가 ‘백걸리’

     백술도가 ‘백걸리’. [사진 제공 · 백술닷컴]

    백술도가 ‘백걸리’. [사진 제공 · 백술닷컴]

    ‘백걸리’는 한식에 애정이 많은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 씨가 만든 막걸리다. 기존에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제품을 많이 만들었다면 이번 제품은 ‘가심비’를 추구했다. 즉 기존 막걸리가 대부분 물을 넣어 알코올 도수를 낮춘 데 반해, 백걸리는 막걸리 원액을 그대로 담은 게 특징이다. 진한 막걸리 본연의 맛을 담았다.

    맛이 워낙 진해 얼음이나 물에 섞어 마시기 좋다. 탄산수나 레몬을 곁들인 하이볼로 만든다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막걸리 칵테일이 완성된다. 원액으로 즐기고자 한다면 가벼운 나물이나 잡채가 안주로 좋을 듯하다. 하이볼로 마신다면 부침, 전류와 잘 어울린다. 일부 CU 매장 등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1만 원 정도. 알코올 도수 14%.

    상큼한 과실향이 살아 있는 생주 영덕주조 ‘소월미주’

    영덕주조 ‘소월미주’. [사진 제공 · 김연경]

    영덕주조 ‘소월미주’. [사진 제공 · 김연경]

    한국에서 파는 약주류는 대부분 살균 처리한 제품이다. 하지만 살균 처리를 하면 맛과 풍미가 확 바뀐다. 신선한 느낌이 좀 더 뭉근한 느낌이 된다. 날것의 채소가 아닌, 살짝 데친 채소를 먹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살균 처리를 하는 이유는 유통기한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영덕주조의 ‘소월미주’는 생주로, 신선함이 살아 있는 술이다. 참고로 소월이라는 이름은 경북 영덕의 마을 지명인데 박목월 시인이 좋아했다는 오십천이 흐르는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소월미주는 영덕군 주변 쌀과 사과로 빚은 독특한 약주다. 약주란 약이 되는 귀한 술이라는 의미로, 전통적으로는 청주 개념에 가깝다. 무감미료 제품으로 쌀과 사과를 사용해 본연의 단맛을 이끌어냈다. 좀 더 묵직함을 즐기고 싶다면 냉장고에서 3개월 이상 숙성시킨 뒤 마셔도 좋다. 그럼 다소 진한 맛이 올라오는데 살짝 숙성치즈 같은 느낌도 든다.

    잘 어울리는 안주는 역시 영덕 대게. 부드러운 대게 살에 상큼한 소월미주 한 잔이면 영덕의 땅과 바다에서 나오는 모든 맛을 느낄 수 있다. 전통주 보틀숍과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한다. 가격은 1만4000원 선. 알코올 도수 13%.

    조선 5대 명주와 증강현실의 만남 ‘상상주’ ‘환상주’ ‘몽상주’

    ‘상상주’ ‘환상주’ ‘몽상주’ 등 증강현실(AR) 전통주 3종 세트. [사진 제공 · ㈜모던한]

    ‘상상주’ ‘환상주’ ‘몽상주’ 등 증강현실(AR) 전통주 3종 세트. [사진 제공 · ㈜모던한]

    전통주 역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구절이 있다. 바로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 나온 감홍로, 죽력고, 이강주(이강고)에 관한 내용이다. 보통 이 술들을 조선 3대 명주라고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여기에 두 가지 술이 더 나온다. 금천 두견주와 조선의 포트와인으로 불리는 경성 과하주다.

    과하주가 조선의 포트와인으로 불리는 이유는 맑은 약주에 증류식 소주를 넣어 저장성을 좋게 했기 때문인데, 포르투갈의 포트와인을 만드는 방식과 흡사하다. 이 경성 과하주에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제품이 바로 술아원의 ‘몽상주’다. ㈜모던한이 넷플릭스 ‘백스피릿’에 나온 술아원, AR 전문기업 아티바이브와 협업해 만든 제품이다.

    라벨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대면 귀여운 AR 흑호 캐릭터가 등장하는 점이 제품의 매력 포인트.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한 신맛과 적절한 단맛, 그리고 마시고 난 후 고운 여운이 특징이다. 구매 문의는 ㈜모던한 또는 술아원에 하면 된다. 가격은 약 3만 원. 알코올 도수 20%.

    토종 포도 산머루로 만든 와인 덕유 와이너리 ‘달1614’

    산머루 와인 ‘달1614’. [사진 제공 · 덕유 와이너리]

    산머루 와인 ‘달1614’. [사진 제공 · 덕유 와이너리]

    5만 원권 지폐를 보면 흥미로운 과일이 하나 등장한다. 바로 신사임당이 그린 포도다. 다만 이 그림에 등장하는 포도는 묵포도로 불리며, 지금 우리가 먹는 캠벨얼리 포도와 다르다. 캠벨얼리는 약 100년 전 미국을 통해 들어온 품종이고, 일반적으로 토종 포도는 산머루라고 본다. 그 산머루로 만든 와인이 국내 최초로 산머루 와인을 상용화한 전북 무주군 덕유 와이너리의 ‘달1614’ 시리즈다. 이와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1997년 가수 마이클 잭슨이 방한했을 때 만찬주로 쓰이기도 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제품은 산머루에 캠벨얼리를 블렌딩한 제품이다. 드라이와 스위트 두 가지 맛이 있으며, 1614는 덕유 와이너리가 있는 덕유산국립공원의 높이다. 산머루 특유의 진함과 캠벨얼리의 부드러운 맛을 잘 품고 있다.

    덕유 와이너리에서는 다양한 와인 체험과 견학, 와인 족욕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니 무주군 구천동 인근이나 덕유산을 방문하면 꼭 한 번 들려보길 권한다. 참고로 현행법상 이렇게 지역 농산물로 빚은 지역 와인은 전통주로 분류된다. 따라서 일반 와인과 달리 온라인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며, 술마켓 등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약 3만5000원. 알코올 도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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