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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인기 비결은 K-신파 [SynchroniCITY]

전 세계 대중문화를 ‘K’가 휩쓸고 있네요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오징어 게임’ 인기 비결은 K-신파 [SynchroniCITY]



영대 현모 님 할 얘기 많으시겠어요. 부산에서 레드카펫 밟았잖아요!

현모 부산국제영화제요? ㅋㅋ 개막식 중계 사회만 봤지 레드카펫은 안 밟았어요. 레드카펫은 초청받은 영화인들만 밟는 거잖아요. 저는 자갈밭…. ㅋㅋ

영대 ㅎㅎㅎ 사진 보니까 현장 비주얼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더라고요.

현모
예년처럼 대면 행사로 꽤 성대하게 치러서요?

영대 배우들이 드레스 입은 채 레드카펫을 걸어가고 앞에서는 기자들이 리포트하고…, 이런 모습이 무슨 합성 같은 느낌이었어요. 불과 2년 만에 이런 풍경이 어색하게 느껴지다니….



현모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문화 행사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사전 준비가 철저하긴 했어요. 보통 행사에 참가하려면 자가진단 결과를 제출하는 정도인데, 이번엔 하루 전 선별진료소에 직접 가 검사까지 받았으니까요.

영대 위드 코로나 시대로 진입하는 거죠.

현모 김난도 교수님 말을 빌리자면 ‘WC’시대!

영대 ‘WC’요? 화장실(Water Closet)?

현모 ㅋㅋㅋ 기원전을 B.C.라고 하니 거기에 라임을 맞춘 거 아닐까요?

영대 하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님까지 11월 9일부터라고 날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으니, 이제 정말 머지않은 거 같아요.

현모 저도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어요!! 열흘 뒤면 드디어 투명인간~~!

영대
괜찮으셨어요?

현모
호러 스토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잔뜩 겁먹었는데 다행히 괜찮았어요! 주사 맞은 바로 다음 날 제주에서 4시간을 걸었답니다.

영대 요샌 무조건 제주네요. 아니, 제주 말고 부산에서 뭐 느끼신 거 없냐고요! ㅋㅋ

현모 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드라마 파워를 느꼈어요. 개인적으로 영화제는 영화로만 참석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개봉을 앞둔 ‘마이 네임’이나 ‘지옥’ 같은 넷플릭스 시리즈 팀도 많이 왔더라고요. 장르 틀이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거죠. 어찌 보면 그것들도 길이가 긴 영화나 마찬가지니까요.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상우(박해수 분), 기훈(이정재 분), 새벽(정호연 분)이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야간 습격에 맞서는 장면. [사진 제공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상우(박해수 분), 기훈(이정재 분), 새벽(정호연 분)이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야간 습격에 맞서는 장면. [사진 제공 · 넷플릭스]

영대 넷플릭스 드라마를 말하니까, ‘오징어 게임’ 이야기를 또 안 할 수가 없네요. 제가 드디어 봤거든요!!

현모 하하하, 우리가 지난주에도 언급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훨씬 글로벌하게 화제가 된 걸 저도 확실히 피부로 느끼긴 해요. 외국인 친구들도 갑자기 “네 생각이 났다”며 연락해오고, 외국에서 활동하는 사촌동생은 그러더라고요. 코로나19 사태로 그렇게 ‘Asian hate’에 열 올리던 사람 모두가 지금은 ‘Squid Game’에 열광한다고.

영대 어렵게 시간 내서 틀었는데, 결국 몰아 보기로 9회를 끝까지 완주했다니까요. 아직도 안 보셨어요?

현모 미국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배우들이 출연한 건 봤어요. 출연 자체도 놀랍지만, 더욱 놀라웠던 건 해당 유튜브 영상에 달린 전 세계인의 엄청난 댓글! 그래서 이 정도로 전 지구적 지지를 받는 작품이면 조만간 보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슨 내용인지는 전혀 모르면서 벌써 배우 정호연 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사진마다 ‘좋아요’ 폭탄을 누르고 왔다니깐요. ㅋㅋ

영대 ㅎㅎㅎ 역시 잘 반하는 현모 님. 근데 그분, 약간 릴 미켈라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 같지 않아요?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초월적 신인류 같은 얼굴이요.

현모 그야말로 얼굴에 지구촌이 다 담겨 있어요. 그런 인물을 발굴한 사람도 대단한 거죠. 그나저나, 그래서 영대 님은 본 소감이 어떠셨어요?

영대 음, 제 결론은 한국 드라마다!

현모 오…, 한국적이라는 뜻인 거죠?

영대 바로 그거요. 그런데 결코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의미예요. 전 한국 드라마 특유의 느낌이 미국이나 영국처럼 감정을 건조하게 처리하지 않고 조금은 신파적으로 묘사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오징어 게임’이 딱 그랬어요. 한국적 신파의 감정선이 멋진 비주얼과 게임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만난 느낌?

현모 전 SNS나 기사의 짧은 클립, 짤만 봤지만 무슨 의미인지 알 거 같아요. 엄밀히 말하면 표정만 봐도 한국인 특유의 표정이 보이거든요. 게다가 복장이며 전통놀이며, 외국인이 볼 땐 전부 이색적이면서 흥미롭죠.

영대 맞아요! 그리고 게임이라는 모티프가 하나의 재료이기도 하지만 더 큰 주제에 대한 비유이기도 해요. 이겨도 이긴 게 아닌, 누구도 승자라고 말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거죠.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넷플릭스]

현모 근데 정말 바보 같은 질문 하나만 해도 돼요? 왜 제목이 ‘오징어 게임’인 거예요?

영대 헐, 그걸 모른다고요? 아! 현모 님 세대는 그럴 수도. 저 어릴 때 많이 하던 게임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잘 안 하고 구경만 했지만…. 밀치고 넘어지고 하는 게 제 취향이 너무 아니라서요.

현모
게임의 한 종류였군요! 사실 서양 문화권에서는 오징어를 식재료로 우리처럼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는데, 이 드라마를 계기로 오징어를 활용한 여러 한식 레시피도 좀 알려지면 좋겠네요.

영대 영화 ‘기생충’ 이후 짜파구리가 인기를 끈 것처럼 충분히 가능하죠. 벌써부터 해외에서는 이정재 씨가 나온 출연작들을 뒤늦게 찾아보는 움직임도 생겼으니, 그 밖의 다른 파생 효과도 얼마든지 뒤따를 거 같아요.

현모 핼러윈데이도 완전 미국 축제지만, 올해는 복장으로 초록색 운동복이 휩쓸 거라잖아요.

영대 근데 재미있는 건, 커다란 주제의식이 전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거라는 점이에요.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압박감이나 좌절감은 누구에게도 낯설지 않으니까요. 이게 진짜 한류의 힘 같아요. 방탄소년단(BTS) 노래 가사가 그런 것처럼요.

현모 이제 정말 BTS나 블랙핑크 같은 케이팝(K-pop)에서 시작된 흐름이 K-movie와 K-drama로까지 확대되면서 대중문화 전반을 ‘K’가 휩쓸게 된 거 같아요. 오죽하면 이번에 ‘K-’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됐겠어요. ‘한국 또는 그 문화와 관련된 명사를 형성하는 복합어’라고 실렸대요. ‘Hallyu(한류)’ ‘mukbang(먹방)’ 같은 ‘K’콘텐츠 덕분에 널리 알려지게 된 다른 단어 25개랑 같이요.

영대 그거 아세요?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 후보에도 오를 수 있다는 거. 그렇게 되면 엔터테인먼트 분야 4대 시상식인 EGOT(Emmy, Grammy, Oscar, Tony) 중에서 토니상 빼고 전부 한국이 문을 두드리는 거예요.

현모 Daebak!!(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새로 포함된 ‘대박’) 신기하게도 미국 뉴욕에 사는 저희 언니의 주변 직원들이 처음으로 언니한테 한국어를 가르쳐달라고 하더래요. 그러면서 언니도 ‘오징어 게임’이 재밌었다고 난리던데, 어찌 보면 저는 오히려 역수입으로 보게 되는 셈이죠. 정작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걸 해외 반응을 확인하고서야 보는 거니까요.

영대 그럼 도대체 언제 보실 거예요? 빨리 보면 안 돼요? 진짜 스포하고 싶어 미치겠단 말이에요!

현모 저야말로 주연 배우 중 한 명이 저희 건물에 산다는 것을 소문내고 싶어 미치겠…!!!

영대 헉. 누구요???

(계속)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주간동아 1310호 (p60~62)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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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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