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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교언 “서울시장 선거는 아파트값 단기 상승 요인일 뿐”

[투벤저스] 무리한 고점 매수 피하고 공급 물량 기다려라

  •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심교언 “서울시장 선거는 아파트값 단기 상승 요인일 뿐”

정부는 최근 4년간 거의 한두 달마다 부동산대책을 쏟아내면서 집값이 안정되길 기대했으나, 시장은 정반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서민경제가 더욱 팍팍해졌음에도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아무리 저금리에 유동성이 풍부하다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너무나 기이한 것으로 여겨진다. 

너무 오른 집값에 ‘패닉 바잉’이라는 말이 나왔고, ‘영끌’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최근에 집을 산 사람은 혹시나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무주택자는 영원한 ‘벼락거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비이성적 충동이 만연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돼 자포자기 심정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제는 정부 정책을 전반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어떻게 대응할지를 원점에서 차분하게 생각해볼 시점이다. 

먼저 이번 정부 들어 집값이 어떻게 움직였고, 이때마다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사실 정부가 2017년 처음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강력한 정책인 8·2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당시만 해도 집값 문제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8·2 부동산대책 이전 1년 동안 오른 집값을 KB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로 살펴보면 전국, 서울, 강남이 각각 1.5%, 4.2%, 4.4%였다. 그런데 8·2 부동산대책 이후 1년간 오른 집값은 각각 1.4%, 7.6%, 8.7%로, 전국 아파트 값은 침체에 가까운 상황이 지속됐으나 서울과 강남은 폭등세로 바뀌었다. 장기 평균치에 못 미치는 상승률이 대책 발표 1년 만에 폭등세로 바뀐 것이다.


최근 4년간 정부가 집값 올린 것은 현실

이후 정부는 가계부채종합대책과 재건축안전진단 기준 강화, 투기지역 지정 같은 정책을 계속해서 내놓았다. 그럼에도 강남을 비롯한 서울 집값의 불안이 이어지자, 2018년 9·13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부동산세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가 그 내용이었다. 3기 신도시 계획을 담고 있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도 내놓았다.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집값이 안정돼 정부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자평했으나, 강남 신축 주택 중심의 가격 불안이 다시 재현됐다. 그러자 2019년 10월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 고강도 정책을 추가로 시행했고, 이후 2020년 7월 임대차 3법이 통과되자 집값은 재차 폭등세로 돌변했다. 이제는 계속해서 하락하던 지방마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정부의 가장 강력한 대책으로 평가받는 8·2 부동산대책과 9·13 부동산대책, 분양가 상한제, 임대차 3법 통과 즈음에 집값이 폭등하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정부가 규제를 마련할 때마다 시장은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정부가 집값을 올렸다는 세간의 말이 과장은 아닌 것이다. 



정부는 집값 상승 원인으로 과잉 유동성과 가구 분화 증가를 들었으나, ‘그래프’를 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이들 요인은 비교적 오래전부터 진행됐기 때문에 갑자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무리다. 게다가 정부 초기부터 안정적이던 전셋값마저 임대차 3법이 통과한 지난해 여름부터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제라는 세입자 보호책과 전월세상한제라는 임대료 규제에 관한 수많은 연구 및 경제학 교과서가 공통으로 지적하는 결론은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불안정과 품질 저하다. 집값도 이런 일반론에 따라 가격이 재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이러한 규제 효과는 단기보다 장기적으로 폐해가 더 크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  ·  재건축 짧은 기간 내 활성화 힘들어

2016년 10억 원 선이던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84㎡ 매매가는 지난해 말 기준 21억~22억 원을 기록했다. [동아DB]

2016년 10억 원 선이던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84㎡ 매매가는 지난해 말 기준 21억~22억 원을 기록했다. [동아DB]

일반적으로 시장을 전망할 때 수요와 공급 측면으로 나눠 살펴본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예년보다 많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고, 최근까지 공급 대책도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발휘하기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택지를 지정해 공급하는 방안은 아무리 빨라도 3~4년 이상 걸릴 테고, 서울시의 도시계획 체계를 봤을 때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도 그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역부족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음은 수요 측면이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182만9023명으로 1년 새 2만838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 주민등록인구가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인구 감소에 따른 집값 폭락 얘기가 일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지나친 감이 있다. 실제 집값은 인구보다 가구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가구수는 인구 감소 시기를 한참 지나서 줄어들기 때문에 단기적인 고려 변수는 아닌 듯하다. 

그렇다면 다른 측면의 수요 요소를 봐야 한다. 정부의 수요억제 정책 측면만 따진다면 장기적으로 집값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고점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큰 상태로 보인다. 어떤 자산이든 이런 식의 폭등은 유지될 수 없고, 조정 압박이 바로 눈앞에 온 듯하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거시경제 불안과 6월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규제 강화도 하방 압력을 높일 것이다. 다만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여야를 막론하고 규제를 풀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단기적 상승 요인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역시도 중앙정부와 관계를 감안하면 해프닝으로 끝날 개연성이 높다. 재개발·재건축이 중앙정부의 정책에 반해 1년이라는 짧은 임기 안에 활성화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의 ‘획기적인’ 공급 방안에 따른 개발 기대도 단기적 상방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지만, 몇 년 뒤 입주하는 시점에서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종합하면 올해는 상방 압력과 하방 압력이 공존하는 극도의 눈치 보기 시장이 될 공산이 크다. 그 대신 정부의 계획된 공급 물량이 시장에 나온다면 몇 년 안에 현 상승세는 하락 혹은 조정세로 돌아설 확률이 높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다주택자는 세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무주택자는 지금 같은 고점에 무리해서 매매에 접근하기보다 몇 년 내 나올 공급 물량을 기다리는 편이 더 유리할 것이다.

심교언은… 각종 부동산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명쾌한 분석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 1969년생. 서울대 도시공학과 졸업. 서울대 도시공학 박사.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저서로는 ‘부동산 왜 버는 사람만 벌까’ ‘대한민국 부동산 전쟁’ ‘공간이 고객을 만든다’ 등이 있다.





주간동아 1277호 (p38~39)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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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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