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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문턱 낮춘 코넥스 “시장 살아나라”

중소기업 자금줄 창조경제의 핵심…정부도 최대한 지원 다각도 논의

  •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synclare@woorifg.com

문턱 낮춘 코넥스 “시장 살아나라”

문턱 낮춘 코넥스 “시장 살아나라”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주식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중소기업 주식시장 코넥스(KONEX)가 7월 1일 문을 열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개장식.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골로 상정되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소기업 살리기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이 적지 않은 반면 실질적인 지원은 언제나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재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바로 중소기업의 자금줄이 마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경로를 살펴보면 2012년 말 기준 은행대출이 80.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주로 간접금융 형태로 자금조달을 하는 것이다. 그다음이 정부 정책자금과 회사채,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순이다. 그나마 중소기업의 자금줄 구실을 하는 은행대출마저 경기침체 및 최근 금융기관들의 수익성 악화와 맞물리면서 점차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대출금은 대차대조표상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재무구조는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직접금융시장에서 주식이나 장기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영세한 기업규모와 취약한 신용으로 인한 상장 요건 미달, 복잡한 시장 이용 절차 등의 요인으로 중소기업이 직접금융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설령 증시에 상장한다고 해도 코스닥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비상장 중소기업의 당기순이익이 16억 원 정도에 불과한 현실에서 중소기업이 연평균 3~5억 원에 달하는 상장유지 비용을 부담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역대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중소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높이려고 코스닥과 프리보드(Freeboard) 같은 거래소에 상장하기 어려운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주식거래 시장을 개설했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은 그동안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 상장요건을 강화한 결과 초기 성장단계의 중소기업은 진입하기 어려운, 성숙단계의 중소기업 중심 시장으로 변모했다.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 업체당 평균 매출액이 2007년 325억 원에서 2011년 594억 원으로 배 가까이 증가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코스닥과 프리보드 시장



코스닥은 이제 사실상 중소규모라기보다 중견규모(대기업이 아니면서 상시 근로자 수 1000명 이상이거나, 자기자본 1000억 원 이상 또는 3년 평균매출 1500억 원 이상)에 가까운 기업들의 자본조달 시장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벤처기업 육성이라는 설립 명분 역시 상당 부분 퇴색했다. 최근 코스닥에 신규로 상장된 기업 가운데 벤처기업은 그 비율이 248%(2000~2002)에서 206%(2009~2011)로 현저히 감소했다.

이러한 코스닥 시장의 문제점을 보완하려고 개설한 것이 바로 프리보드 시장이었으나, 이마저도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나 코스닥에 상장되지 못한 비상장 회사의 주식 거래를 활성화하려고 2000년 3월부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프리보드 시장은 투자자들로부터 부실기업 시장으로 인식되면서 사실상 주식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올해 들어 하루 거래대금이 1억 원 미만인 날이 전체 거래일의 71%를 차지하고, 주식이 거래되는 종목 수가 전체 종목의 3분의 1이 넘는 거래일이 절반에 불과한 형편이다.

이에 정부는 은행대출에 편중된 중소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직접금융시장에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활성화하려고 7월 1일 코넥스(KONEX) 시장을 개설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대비 자기자본, 매출액, 순이익 등 상장 기준을 완화해 기존 코스닥 시장의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췄다. 또한 중소기업에게 큰 부담이 되는 상장 유지비용을 낮추려고 상장사들에 대한 공시의무를 완화했다.

현재 코스닥의 의무공시 사항은 64개인 데 반해, 코넥스의 의무공시 사항은 투자의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장 폐지, 경영권 변경, 횡령, 배임 등 29개 항목으로 간소화됐다. 더불어 무분별한 투자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시장 참여자를 기관투자가, 벤처캐피털, 기본 예탁금 3억 원 이상의 개인투자자로 한정했다. 하지만 정부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향후 거래 상황을 지켜보면서 엔젤투자자(약 2400명)와 개인투자조합(중소기업청 등록, 출자액 2억 원 이상)도 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점차 완화할 예정이다.

코넥스의 지난 2주간 거래실적은 사실 그리 좋지 않다. 개장 첫날에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이후 거래가 주춤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추이를 지켜보려는 관망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개장 첫날 22만 주에 달하던 거래주식 수가 7월 17일 현재 12만 주 정도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거래량도 13억8000만 원에서 7억7000만 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아직 실패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지금은 개장 초기로 상장기업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거래에 임하기까지는 정보수집과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정부도 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려고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처지다.

문턱 낮춘 코넥스 “시장 살아나라”
중소·벤처기업 주식거래 시장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인 영국 AIM(Alternative Investment Market)은 상장 요건을 대폭 완화함으로써 상장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간단한 절차 덕에 영국 국내 기업의 경우 신청부터 상장에 걸리는 시간이 열흘 정도에 불과하고, 유지비용도 연평균 15만 달러 정도로 저렴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상장 심사·유지·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지정자문인인 ‘노매드’를 두어 거래시장의 신뢰성을 유지한다. 영국 AIM은 노매드에게 기업의 상장 적합 여부를 결정하고 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사, 감독하는 실질적인 구실을 부여함으로써 자율적인 견제와 균형 원리에 따라 시장이 커나갈 수 있게 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영국 AIM 시장이 존재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 것이다.

반면 실패 사례인 일본 도쿄 AIM은 2009년 영국 AIM을 모델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각각 49%, 51%의 지분을 출자해 만든 주식거래 시장이다. 개장 이후 시장이 폐쇄된 2012년 3월까지 상장기업이 2개에 불과했고, 거래량도 거의 없어 런던거래소가 지분을 포기한 뒤 일본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현재는 도쿄거래소에 통합돼 ‘도쿄 프로마켓’으로 이름을 바꾸고 운영한다.

도쿄 AIM이 실패한 가장 결정적 이유는 앞서 언급한 노매드의 책임과 의무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고위험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증권사들이 시장 참여를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다. 또한 AIM 시장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영세해 상장 또는 인수합병(M·A)에 따른 수수료가 적다는 점도 노매드의 시장 참여 의지를 약화시켰다.

제도적 보완책 강구 필요

코넥스 시장이 프리보드 시장과 도쿄 AIM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먼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거래를 활성화하려면 시장 참여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우량기업을 노매드가 적극 발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코스닥 개장 초기처럼 상장기업의 법인세를 일정 부분 감면해 우량 중소기업의 상장을 유인하고, 투자자들이 기업을 신뢰하도록 상장기업 정보가 제대로 공개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전문역량을 가진 증권사가 시장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조치도 필요하다. 노매드가 과도한 책임에 비해 실익을 적게 얻는 일이 없도록 적정 책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주고, 자문수수료 지원이나 관련 세금 경감 같은 혜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자금의 투자 참여폭을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시장 참여자의 제한을 완화해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주식 수요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공공자금의 펀드 참여 규모를 현 수준보다 확대하고, 민간 금융기관들이 다양한 투자상품을 적극 개발해 일반인들도 시장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주간동아 897호 (p22~23)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synclare@woorif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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