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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약 적게 쓰는 치료법 의사가 나서서 알려야죠”

화제의 ‘해독주스’ 고안 국내 1호 자연치료의학 전문의 서재걸 원장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약 적게 쓰는 치료법 의사가 나서서 알려야죠”

“약 적게 쓰는 치료법 의사가 나서서 알려야죠”

해독주스를 고안한 서재걸 포모나자연의원 원장.

‘해독주스.’ 지난해 KBS 2TV ‘개그콘서트’ 속 ‘헬스걸’ 코너를 통해 다이어트에 돌입해 최근까지 51kg을 감량하는 데 성공한 개그우먼 권미진 씨가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서 밝힌 다이어트 비법이다. 이후 단박에 세간의 화제로 떠오른 해독주스는 새봄맞이 ‘살과의 전쟁’에 뛰어든 많은 이에게 열풍처럼 번지고 있다.

해독주스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브로콜리, 양배추, 당근, 토마토 등 4가지 채소를 잘게 썰어 냄비에 넣고 물을 조금 부어 10~15분 동안 삶은 뒤 바나나와 사과 등 생과일을 섞어 믹서로 갈면 완성된다. 얼핏 또 하나의 민간요법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이 해독주스는 어떤 연유로 탄생할 걸까.

아이러니하게도 해독주스 고안자는 현직 의사인 서재걸(45) 포모나자연의원(서울 강남구 신사동) 대표원장. 서 원장은 6~7년 전쯤 해독주스를 개발한 후 환자 치료에 적극 활용해왔고, 지난해 8월엔 ‘서재걸의 해독주스’라는 책도 펴냈다. 현재는 연세대 의대 외래부교수로도 활동 중이며, 공중파 방송사 및 종합편성채널 출연과 각종 강연을 통해 건강 노하우를 전파하면서 ‘국내 1호 자연치료의학 전문의’라는 명예까지 얻었다.

다양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해독주스 효과를 확인했다는 서 원장을 직접 만나 해독주스의 자연치유력과 면역력 강화 효과에 대해 들었다. 2006년 발족한 대한자연치료의학회(학회) 회장이기도 한 그는 고려대 의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의대 통합동양의학 임상전문과정을 수료했다.

몸속 독소 없애는 것이 치료의 시작



▼ 해독주스를 고안한 계기는.

“내가 9남매 중 막내인데, 10여 년 전 의사였던 선친이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과중한 가사와 양육으로 늘 머리가 아파 진통제를 복용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잠시 미국에 들렀을 때 우연히 익힌 채소와 과일을 종종 드시곤 진통제 부작용이 줄고 몸도 많이 좋아지자 당시 바쁘고 힘든 레지던트 시절을 보내던 내게 권했다. 의사로서의 자존심에 계속 꺼리다 결국 먹게 됐는데, 6개월이 지나 90kg이던 체중이 12kg이나 감량돼 이후 78~80kg을 줄곧 유지한다. 만성두통 또한 씻은 듯 사라졌다. 이후 음식 관련 공부를 시작했고 통합의학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해독주스를 고안했으며, 꾸준히 음용하면서 건강에 좋다는 것을 확신했다. 학회 회원 의사에게도 제조방법을 공개해 널리 알리고 있다.”

▼ 해독주스 원리에 착안하기까지 과정은.

“채소와 과일이 우리 몸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항산화 성분과 항암물질, 식이섬유를 함유해 몸속 독소를 제거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상식에 속한다. 대다수 의사도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그런데 막상 자주 섭취하자면 양도 많고 여간 번거롭지 않다. 그래서 채소를 삶은 뒤 갈아서 음용하면 날것보다 성분이 고농축돼 85%나 흡수율이 높아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모든 질환을 해독주스 하나로 고칠 수는 없다. 하지만 몸속 독소를 없애는 것이 모든 치료의 시작이라고 볼 때, 누구나 좋은 성분을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해독주스 음용을 일상에서 실천해보자는 취지다. 아무리 몸에 좋은 건강법도 실천하기 힘들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 해독주스 재료가 6가지인 까닭은 뭔가. 다른 채소와 과일도 많다.

“브로콜리는 항암작용과 대장암 예방에 좋고, 양배추는 활성산소를 억제한다. 당근은 항산화제 구실을 하며, 토마토는 만성피로에 좋다. 사과는 혈당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바나나는 밥처럼 든든한 열량을 낸다. 이처럼 각기 다른 효능과 기능을 갖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조합한 것이다. 이 6가지를 기본으로 하되, 각자 기호에 따라 다른 채소나 과일을 첨가해도 되고, 비린 냄새가 역하게 느껴지면 매실액이나 홍초, 요구르트 같은 유산균 음료를 조금 넣어서 먹어도 된다.

▼ 얼마나 자주 음용하는 게 좋나.

“200~250cc를 한 잔 기준으로 해 아침저녁으로 한 잔씩 총 두 잔 마시는 게 좋다. 다이어트를 위해선 식사 전 음용하는 게 더 좋다. 스트레스, 술, 담배, 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에 많이 노출된다면 섭취량을 2~3배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 최소 3~6개월 음용이 적당한데, 날마다 만들기가 여의치 않다면 5일치 분량을 한꺼번에 미리 만들어 냉장보관하면 된다.”

통일된 약부터 처방하는 건 잘못

“약 적게 쓰는 치료법 의사가 나서서 알려야죠”

해독주스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6가지 재료와 해독주스.

▼ 해독주스를 내원 환자에게도 권하나. 그렇다면 임상에서 어떤 효과를 봤나.

“산부인과 전문의 출신이어서 처음엔 여성 환자가 많았는데, 지금은 가족 단위 환자가 더 많다. 연예인과 운동선수도 꽤 찾아온다. 이들의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면서 깨달은 건 어떤 질환이든 근본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통합의학을 배운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내원 환자에게 해독주스를 권한다. 예약이 밀리면 미리 해독주스를 음용하고 나서 내원하는 이도 있다. 해독주스는 해독에서 기본이 되는 소화, 배설, 면역 기능을 돕기 때문에 다이어트는 물론 변비, 피부 질환, 대사장애 치료와 면역력 증진, 만성피로 해소, 암 예방 같은 효과를 낸다. 손바닥과 발바닥 껍질이 벗겨지는 한포진이라는 면역 질환을 앓다 해독주스를 마시고 나은 환자도 있다.”

▼ 해독주스를 음용해서는 안 되는 사람은 없나. 어린이나 임산부, 노인,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는 만성질환자도 괜찮은가.

“특별한 제한은 없지만, 해독주스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예컨대 위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거나, 찬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이 그것을 과식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사실 병원을 찾아 개인별 상담을 받는 게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를 상담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해독주스 책을 냈고 병원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인터넷 상담도 하고 있다. 다만 해독주스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이고 부작용 위험성도 거의 없으므로 본인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해독주스 레시피를 만드는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하다.”

▼ 일각에선 다이어트를 위해 해독주스를 장기간 식사대용으로 마시면 영양 불균형 상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는데.

“나는 단 한 번도 하루 세 끼를 해독주스로 대체하라고 한 적 없다. 해독주스를 마시되 현미밥, 단백질, 유산균 등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절주, 금연,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해독주스가 만능 식품이 아니듯, 내 주장도 ‘원푸드(one-food)’ 방식을 고집하는 게 아니다.”

▼ 서 원장 본인과 가족, 친척도 해독주스를 음용하나.

“물론이다. 모두 하루 두 잔씩 마신다. 그 결과 전립샘 질환, 여성 갱년기 증상, 갑상샘 질환이 개선된 경우가 있다. 그중엔 의사인 누나와 매형도 있다. 나와 내 가족이 직접 체험했기에 환자에게도 적극 권하는 것이다.”

▼ 앞으로 계획은.

“나는 국민을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한다. 머리가 덜 발달했다는 뜻이 아니라, 건강관리 차원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그 부족함을 마땅히 돌봐줘야 하는 존재가 의사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환자는 적정한 치료를 바라는데 의사는 통일된 치료 기준이 없다시피 하니 통일된 약부터 처방한다. 인간이 약을 지배해야 하는데, 약에게 지배당하는 꼴 아닌가. 치료 영역에선 환자 스스로 실천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 나는 가급적 약을 적게 쓰고도 환자 건강이 좋아지게 하는 치료법을 원한다. 그중 하나가 해독주스라고 감히 자부한다.”



주간동아 881호 (p76~77)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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