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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진료과 ‘리얼 협진’ 폐암 치료에 시너지 효과 낸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폐암전문센터’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6개 진료과 ‘리얼 협진’ 폐암 치료에 시너지 효과 낸다

6개 진료과 ‘리얼 협진’ 폐암 치료에 시너지 효과 낸다

부천성모병원 폐암전문센터에선 폐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각 진료과 전문의가 모여 진단 결과를 토의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75세 여성 박성희(가명) 씨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2002년 당시 오른쪽 늑막 부위에서 양성 종양이 발견됐지만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은 그는 10년이 지난 요즘 자주 숨이 차는 증상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정밀검사 결과 예전의 양성 종양이 그사이 악성 종양인 암으로 변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병원 내 각 진료과목 전문의의 협의 진료(이하 협진) 과정에서 늑막에 생긴 양성 종양도 드물게 암으로 변할 개연성이 없지 않다는 소견이 나와 검사를 서두른 덕분이다.

박씨는 고령이라 수술보다 항암치료를 받는 게 좋겠다는 병원 측 의견에 따라 현재 치료에 전념 중이다. 그가 외래환자로 내원해 항암치료를 시작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불과 일주일. 내원 즉시 상담과 진찰, 검사, 협진을 지체 없이 진행했기에 신속한 치료 개시가 가능했다.

최적의 복합치료 시행 가능

박씨가 암을 진단받은 곳은 경기 부천시 소사동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이하 부천성모병원, 병원장 백민우). 이곳은 다른 병원과 달리 이례적으로 ‘리얼(real) 협진’을 표방한 폐암전문센터를 3월에 개설해 본격 가동하고 있다.

리얼 협진의 특징은 진료과목별로 10년 이상 활약해온 핵심 교수가 공동으로 팀을 꾸린 뒤 그동안 쌓아온 진료 경험과 노하우, 학술정보를 바탕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2시 한자리에 모여 폐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정밀검사 및 진단 결과를 토의하고 집중적인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시간 내 정확한 논스톱 검사가 가능하고, 폐와 흉부에 발생한 양성 및 악성 종양의 완치를 위한 최적의 복합치료를 시행하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협진에 참여하는 진료과는 호흡기내과(권순석, 박기훈 교수), 혈액종양내과(진종률, 이기현 교수), 흉부외과(김영두 교수), 영상의학과(정명희 교수), 핵의학과(김정호 교수), 병리과(김진아 교수) 등 6개다.



리얼 협진은 통상 각 진료과가 의무기록 등 문서 위주의 공유와 협의에 그치는 다른 병원의 명목상 협진과 달리 ‘그물망 치료’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닌다. ‘리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도 병원 수익보다 환자 치료를 우선시하는 진정한 협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리얼 협진은 환자에게 큰 편의를 제공한다. 진단에서부터 치료 개시까지 걸리는 절차와 시간을 5~7일로 최소화해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갖는 불안감과 공포심, 극심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병원 내 여러 진료과를 배회하듯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함과 진료비 부담을 경감해주기 때문이다.

암 환자 치료의 관건은 암을 얼마나 조기에 발견해 빨리 제거하는지에 달렸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암 가운데 발병률 4위,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폐암은 통증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데다, 통증이나 각혈,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땐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치료 과정에서 특정 의사 개인의 역량을 넘어선 해당 의료진의 팀워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흔히 암 환자 진료는 일단 내과에서 암을 진단하면 수술이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가운데 어떤 방법을 쓸지 결정하고, 해당 진료과에서 먼저 단독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로 인해 환자와 보호자는 암 진단 후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두려움,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리얼 협진이 각광받는 까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는 데 있다.

6개 진료과 ‘리얼 협진’ 폐암 치료에 시너지 효과 낸다

CT 검사를 받는 폐암 의심 환자(왼쪽). 부천성모병원 폐암전문센터에서 전문의들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폐암 검사 결과와 치료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관절·갑상선 치료에도 협진 시스템

폐암전문센터를 이끄는 이 병원 진료부원장 권순석(54) 교수(호흡기내과)는 “폐암은 아직도 치료 방법 선별이 명확지 않아 연구가 진행 중인 암으로, 병기가 전체 4단계로 나뉘며 3단계까지는 다시 A·B 형태로 세분화(4기는 말기)돼 있어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과 예후가 각기 달라진다”면서 “진료과별 전문의의 의견 조율을 통한 팀워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치료는 물론 연구 성과도 내기 힘들다”고 강조한다.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는 처음엔 호흡기내과에 입원해 조직검사를 포함한 CT(컴퓨터단층촬영), 기관지 내시경,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를 우선적으로 받는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협진을 거친 뒤 호흡기내과, 혈액종양내과, 흉부외과 전문의가 함께 모여 환자와 보호자에게 치료 방법에 대해 폭넓게 설명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부천성모병원은 폐암전문센터를 가동하기에 앞서 2008년 ‘만성 기침’ ‘가슴 답답함’ ‘숨참’ ‘흉통’ 등 어느 한 진료과만으로는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애매한 증상의 경우, 어느 과를 찾아야 할지 모르는 환자가 최대한 효율적으로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메디컬협진센터를 개설했으며 2009년엔 관절센터, 2010년엔 갑상선센터를 개설해 성공적인 협진 시스템을 운영해오고 있다.

실제로 병원 측이 2008년 12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메디컬협진센터를 이용한 환자 129명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 조사 대상자의 99%가 의사의 진료 과정에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98%가 검사 과정 및 절차 설명에 대해서도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답한 바 있다.



주간동아 835호 (p58~59)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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