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5

2012.04.30

페이스북이 ‘잽’이라면 트위터는 ‘카운터펀치’

  • 김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입력2012-04-30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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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북이 ‘잽’이라면 트위터는 ‘카운터펀치’
    선거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있을까. 4·11 총선을 앞두고 많은 선거 후보자가 앞다퉈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다. 이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SNS 정치’에 성공했을까. 당락과 무관하게 문재인, 문성근, 정동영, 정두언, 이재오 후보 정도?

    대부분 실패했다고 보는 게 맞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매체임에도 자기 말만 하고 유권자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않은 일방통행, 후보자를 대신한 보좌진의 대리 트위트, 무작정 팔로어 수만 늘리려 한 전략 부재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SNS 믹스 전략’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후보자가 대부분이었다. 믹스 전략이란 ‘트위터를 브리지 매체로 활용해 페이스북, 유튜브, 블로그, 홈페이지 등과 연계해 팔로어와 의견을 주고받는 거미줄 같은 소통 방식’을 말한다.

    4·11 총선이 끝나자마자 대다수 후보자가 ‘당선 소감’ 또는 ‘낙선 사례’를 끝으로 더는 트위트를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SNS상에선 “SNS가 당신네들 선거용이냐”는 비난이 넘쳐난다. 흥미로운 것은 비록 낙선했지만 권영세, 박선규, 서장은 새누리당 후보가 여전히 페이스북 활동에 열심이라는 점이다.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나 지인과 낙선 심정은 물론 이런저런 소소한 얘기도 나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오픈된’ SNS라는 점에선 같지만 그 성격이 판이하다. 트위터는 ‘짧은 시간에 일시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강점이 있는 도구이고, 페이스북은 ‘자기중심의 커뮤니티’로 ‘관계 맺기’가 주요 기능이다. 따라서 정치인은 ‘페이스북을 기지로 하고 트위터를 확산 엔진으로 가동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트위터 인덱스 서비스업체인 오이코랩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트위터 사용자는 640만 명 정도다.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회사인 소셜베이커스에 따르면 페이스북 사용자는 694만 명이다. 이는 전 세계에서 26번째로 많은 수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6개월 사이 가입자가 245만 명이나 늘었다. 엄청난 성장 속도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12월 대선 때 트위터와 페이스북 가입자는 각각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사용자를 연령대로 보면 18∼24세가 39%로 가장 많고, 25∼34세, 35∼44세가 그 뒤를 잇는다.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랄 만큼 중요한 유권자층이다. 특히 페이스북에 주목하는 이유는 ‘관계’ 때문이다. 평상시 끈끈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다가 결정적 순간에 트위터를 통해 이슈파이팅을 하는 전략이다.

    비록 4·11 총선에서 낙선했지만 미주알고주알 자기 일상과 정치적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끊임없이 대화하는 권영세, 박선규, 서장은 같은 정치인(이들 외에도 필자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정치인이 더 있을 것이다)이야말로 ‘배지 없는’ 현역 아닐까.

    지금부터 약 4년간의 SNS 역량지수를 계산해내면 20대 총선의 당락 윤곽이 그려질 법도 하다. 4년, 금방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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