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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최소한 청년과 소통은 하라”

대한민국 청년, 청년비례대표에 소통과 참신한 모습 기대

  • 박하정 서울대 정치학과 4학년

“최소한 청년과 소통은 하라”

“최소한 청년과 소통은 하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에서 학생들이 담벼락에 붙은 하숙, 전월세 전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2010년 정치권을 달군 최대 화두 중 하나는 반값등록금이었다. 대학생만의 문제로 여겼던 반값등록금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올해 서울시립대에서 처음으로 반값등록금이 시행됐다. 정치권은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내며 정치 주체로 우뚝 선 ‘청년 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4·11 총선에서 각 정당은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공약을 쏟아냈고, 한발 더 나아가 청년의 목소리를 더욱 잘 반영하겠다며 이번 총선에 처음으로 청년비례대표제를 도입했다.

청년에게 쏟아지는 관심 속에 등장한 청년비례대표. 그런데 청년은 청년비례대표를 어떻게 바라볼까. 그리고 국회에 입성하게 될 청년비례대표가 어떤 목소리를 내길 바랄까.

청년이기에 청년의 문제 더 잘 이해할 것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80%를 넘어선 지 오래다. 대학생이 청년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그만큼 높다. 대학생은 자신들이 일상에서 맞닥뜨린 문제에 대해 청년비례대표가 앞장서 해결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청년이기에 청년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집이 멀어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대학생 이희원(22) 씨는 “매달 들어가는 월세가 부담스러워 보증금을 올리더라도 월세를 낮추고 싶은데, 그런 자취방을 구하기 힘들다”며 “(청년비례대표가) 월세를 낮추고 보증금을 늘리거나, 애초에 전세주택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생 이기훈(25) 씨도 청년비례대표에게 바라는 정책으로 주거 문제를 꼽았다.



“공공임대든 전세금 대출이든 이제 일상화된 1인 주거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으면 좋겠다.”

이씨는 “아르바이트가 일상이 돼버린 요즘에도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 곳이 너무 많다”며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휴 수당 지급 등 최소한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월세를 내야 하는 청년의 고충을 청년비례대표가 잘 헤아려 관련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막 시작한 사회 초년생 역시 청년비례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당당하게 사회에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청년비례대표가 앞장서 도와주길 바라는 것이다.

대기업 2년 차 직장인 최모(28) 씨는 “‘청년 코스프레’를 하고 노년층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무늬만 청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둔 그는 “무엇보다 출산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임신하자마자 신청해야만 공립어린이집에 아이를 겨우 보낼 수 있는 시스템도 문제고, 부모가 맞벌이하면서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좋은 보육시설 자체가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혼집 장만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자기 집을 갖고 신혼을 시작하는 사람과 월세에서 시작해 다달이 돈이 나갈 수밖에 없는 사람 간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결국 양극화가 대물림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 청년과 소통은 하라”

3월 30일 대학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모여 명동 일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이모(35) 씨는 청년비례대표에게 “청년이 창업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해 우리나라에서도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천재를 꼬박꼬박 출퇴근 잘하고 교육 잘 받는 기계로 만들고 있다”며 “미래를 위해 청년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29세 한 회사원은 “단기 인턴을 하다 취업 시기를 놓쳐 아직까지 취직을 못 하는 청년이 주변에 수두룩하다”면서 “뭐니 뭐니 해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마련해주면 좋겠다”며 “단기적인 정부 인턴 자리가 아니라 살아갈 터전이 될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잡도록 청년비례대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청년비례대표를 선발하기 위해 선거를 치렀다. 각각 4명, 1명의 청년이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대학생 조모(23) 씨는 “누구 마음대로 그 사람들이 청년을 대표한다고 말하느냐”며 “청년비례대표를 당선시키려고 그 정당에 투표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씨는 “20~30대 투표율도 올라가고, 작은 투표율 차이에도 선거 결과가 좌지우지되다 보니 ‘청년’이라는 단어를 써서 표를 가져오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일단은 다양한 고민과 한숨을 들어야

이기훈 씨 역시 “청년비례대표제가 청년의 고민을 들어야겠다는 정치권의 논의를 활발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청년비례대표가 어떻게 청년을 대변할 것인지의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탄생한 청년비례대표가 정작 청년들 사이에서 ‘우리를 대변하는 대표’라는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것이다.

한 대기업에서 비서로 일하는 윤효련(22) 씨는 “청년비례대표에게 당장 구체적인 정책을 요구하기보다 그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젊은 방식’을 통해 앞으로 끊임없이 청년의 요구를 들으며 정책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교의 학생회장도 계속해서 학생들과 가깝게 지내며 소통하고 그들의 요구를 반영해나간다”며 “마찬가지로 청년비례대표는 청년들로부터 그들의 대표로 인정받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원 씨 역시 “비리를 저지르거나 꽉 막혀 소통이 되지 않는 기성 정치인과는 다른 참신한 모습을 기대한다”며 “청년비례대표의 등장이 정치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주간동아 835호 (p18~19)

박하정 서울대 정치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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