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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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수록 힘든 ‘채용의 정석’

  • 이설 기자 snow@donga.com

    입력2010-10-15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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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올해 초, 졸업을 앞둔 대학생 4인방과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꿈을 알고 그에 대한 준비를 단단히 한 똘똘한 청년들이었죠. 경험과 경력이 ‘빵빵’한 것은 물론 속도 깊어 기자에게 큰 자극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패기 충만한 그들도 취업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작아졌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성적, 자격증, 인턴 경력 등 기본으로 준비해야 할 요건이 점차 늘어난다”며 ‘과잉 스펙’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더군요.

    역설적이게도 이 점은 인사담당자들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취재 중 만난 인사담당자 상당수가 “스펙은 분명 10년 전보다 일취월장했는데, 마음을 잡아끄는 인재는 드물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부는 “과잉 스펙이 오히려 형식적인 상향 평준화를 불러 채용에 걸림돌이 된다”라고도 하더군요. 구직자로서는 이상하고 억울한 이야기일 겁니다. 스펙이 별로면 면접 기회조차 주지 않는 그들 아니었던가요.

    그렇다면 이런 시각차는 어디에서 출발했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우선 채용 기준이 과거와 달라진 것은 분명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불어닥친 ‘스펙 바람’은 가고, 대신 ‘잠재적 업무 역량’을 살피자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다음은 모 대기업 인사담당자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10년간 신입사원들을 지켜본 결과, 스펙과 업무 역량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면접 선수’나 ‘수재형’ 신입보다 친화력과 인사이트가 훌륭한 ‘일 잘할 신입’을 원해요. 자연히 채용과정도 바뀌고 있고요.”

    풀수록 힘든 ‘채용의 정석’
    기업이 어떻게 사원을 선발하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인사’는 기업의 핵심 비밀이기에, 구직자들은 우회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할 뿐이죠. 떠도는 ‘면접 족보’ 상당수가 불확실하고 과장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구직자들의 어쩔 수 없는 불안 심리도 스펙의 몸집을 키웠죠.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 신뢰를 회복할 해답은 한 인사담당자의 이야기 속에 있을지 모릅니다.



    “면접 전형이 까다로우면 오히려 피평가자들의 불만이 적어요. 자신들의 역량을 토대로 뽑는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스펙을 걷어낼 면접 툴을 개발하면, 채용 준비과정도 정상화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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