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4

2009.05.05

온 나라가 테마파크, 두바이

야자수 모양 인공섬 위 아틀란티스호텔 드디어 오픈 … 1년 내내 문화 스포츠 이벤트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9-04-29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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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나라가 테마파크, 두바이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이 드디어 완공됐다. 맨 왼쪽에 솟아 있는 건물이 최근 문을 연 아틀란티스호텔과 워터파크로, 전 세계에서 온 가족 단위 관광객을 맞고 있다.

    두바이는 믿어지지 않는 것으로 가득한 나라다. 두바이에서 택시를 타면 외국인 손님에게 기사들이 똑같이 하는 말이 있다.

    “믿어지나요? 여기가 완전 사막이었어요. 아무것도 없었죠.”

    이는 손님에게 하는 말이라기보다 스스로 믿기 어려운 광경을 목격한 사람의 찬탄이다.

    경기도의 약 40%에 불과한 면적에 그나마 국토의 90%는 사막인 나라. 아랍에미리트 7개 연방국 가운데 하나로, 인구 120만명 정도의 작은 도시국가다. 그러나 이 나라에선 ‘세계 두 번째’는 쳐주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 세계 최대의 수족관, 세계에서 가장 비싼 7성급 호텔, 세계 최대의 인공섬이 이미 두바이에서 세계적 관광지가 돼 있고 이보다 더 높은 빌딩과 큰 쇼핑몰, 인공섬 그리고 디즈니랜드의 2배가 넘는 세계 최대의 테마파크 건설 계획도 발표됐다. 전 세계 크레인의 4분의 1이 두바이에 와 있으며, 혼자 일하는 남성 건설 노동자들로 인해 국가의 남녀 성비가 3대 1이라는 점도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1960년대까지 진주 조개잡이를 하던 작은 어촌도시였으며, 1991년까지 3개의 고층빌딩만 존재하던 두바이는 불과 20년 만에 세계 상업, 금융, 엔터테인먼트의 중심(허브)으로 떠올랐다. 두바이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서구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다른 에미리트 연방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석유 매장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유전이 빠르게 고갈돼가는 자원의 한계 앞에서 두바이는 ‘싱가포르형 전략’을 선택했다. 두바이의 해안 수심이 인근에서 가장 깊다는 점도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아랍에미리트연방은 두바이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항만을 건설하도록 지원했는데, 이 공사가 마무리된 것이 1976년이다. 1차 석유파동으로 얻은 중동의 부가 두바이 건설에 투입된 것이다.



    ‘No. 1’이 즐비한 세계적 관광지

    ‘세계 최고’는 ‘두바이의 최고경영자(CEO)’로 불리는 수장 알 마크툼이 정한 일종의 ‘국가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없었다면, 사막에 스키장을 만들지 않았다면, 하루 숙박비 5000만원인 호텔을 건설하고 그 꼭대기에서 타이거 우즈가 페르시아만으로 샷을 날리지 않았다면 누가 두바이를 알아줬을까.

    두바이관광청의 아야드 압둘라만 비즈니스 개발이사는 “두바이의 관광 테마는 레저, 비즈니스, 스포츠, 건강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1년 내내 세계적인 기업 행사와 문화,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바이의 건설붐이 위기에 처했다는 외신이 있긴 했지만, 기자가 두바이를 방문한 동안 세계 최고액의 상금이 걸린(600만 달러) 경마대회 ‘두바이 월드컵’이 열려 대부분의 특급호텔이 유럽과 중동에서 온 경마 애호가들로 북적댔으며, 랄프 로렌 등 관련 럭셔리 브랜드 매장에는 쇼핑객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두바이가 현대미술 컬렉터의 큰손으로 부각되면서 매년 봄 한국 화랑들이 두바이에 진출해 마켓을 열 만큼 문화적 위상도 높아졌다.

    초대형 쇼핑몰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두바이는 1년 내내 유럽과 아시아의 쇼핑객으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Dubai가 Do Buy라는 말도 있다. 특히 1월에서 2월까지, 6월 중순에서 8월 말까지 두바이는 말 그대로 쇼핑의 천국이다. ‘굉장한 할인율’로 홍콩 세일을 능가한다는 ‘두바이 서머 서프라이즈(DSS)’ 등이 열리기 때문. DSS는 국가적 이벤트로, 국적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사에서 하루 숙박료 55달러부터 이용할 수 있는 호텔 연계상품을 내놓고 세계 쇼핑객을 실어나른다(올해도 비슷한 가격대에서 ‘쇼핑 패키지’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두바이에는 뭔가를 재현한 인공물과 모조품이 많다. 그래서 온 나라가 테마파크 같은 인상을 준다. 아무것도 없는 모래에 건설된 새로운 계획도시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크라이슬러 빌딩과 똑같이 생긴 빌딩이 자리한 도시의 마천루는 맨해튼과 비슷하고, 중심가의 전통 아라비안 가옥은 재현된 것이다. 인터내셔널 시티는 파리, 베이징, 그리스 등 유명 도시의 부분 부분을 몽타주해서 조성됐다.

    두바이 재현의 하이라이트는 야자수 모양으로 만든 섬 위에 지어진 아틀란티스호텔과 거대한 워터파크다. 아틀란티스호텔은 물속에 가라앉았다는 전설의 제국 아틀란티스를 재현한 것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관광객들은 마치 용궁에 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호텔 객실의 한쪽 면은 수족관이니, 심해상어와 함께 TV를 볼 수도 있다.

    온 나라가 테마파크, 두바이

    <b>1</b> 세계 최고의 럭셔리 호텔 버즈알아랍의 로열스위트룸 침실. 하루 숙박비가 5000만원 정도로, 중국계 거부와 연예계 인사들이 주요 손님이라고 한다. <br> <b>2</b> 세계 최대의 쇼핑몰 ‘더두바이몰’ 안에 있는 세계 최대의 수족관. <b>3</b>사막 사파리는 두바이에서 꼭 해봐야 할 것. <b>4</b> 쇼핑몰 ‘몰에미리트’의 이국적 상품들.

    두바이는 인류의 상상력이 막대한 돈과 건축 기술로 현실화한 공간이다. 그러니 이곳에 온 사람은 누구든 놀이공원에 온 듯 황홀해져야 한다. 그것이 두바이에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인터뷰/ 에미레이트 항공사의 리처드 본 영업총괄 수석부사장

    “차세대 A380기 취항, 양국 무역 관광 활성화”


    온 나라가 테마파크, 두바이
    차도르를 모티프로 한 독특한 유니폼으로 유명한 에미레이트 항공사는 100% 두바이 정부 지분으로 설립된 국적항공사. 1985년 2대의 임차항공기로 시작해 두바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세계적인 항공사로 발전했다. 최근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기를 무려 58대나 발주했으며, 오는 12월부터 동북아 하늘에서는 최초로 서울-두바이 노선에 이 비행기를 띄우게 된다. 두바이의 에미레이트 항공본사에서 영업총괄 수석부사장을 만났다.

    2009년 12월부터 차세대 항공기 A380이 서울-두바이 간 운항된다고 들었다. 어떤 의미인가.

    “A380기는 소음과 배기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항공기다. 490명의 승객이 타는 초대형 복층 구조라 이 비행기를 수용하는 해당 공항에서도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A380기는 양국 간 더 많은 무역과 관광 수요를 창출할 것이다.”
    항공사의 관점에서 한국과 두바이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해왔다고 보는가.

    “2004년 두바이와 한국을 오간 한국 승객수가 연 3만7000명에서 2008년 26만명으로 늘었다. 한국인 승무원 수만 700명에 이른다. 서울-두바이 편에는 최소 3명의 한국 승무원이 동승해 언어상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사가 빠른 속도로 발전한 원인은.

    “우리는 60개국 101개 도시의 다양한 노선을 갖고 있다. 늘 최신 항공기를 도입해 승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물론 중동지역의 한가운데라는 지리적 이점도 크다.” 두바이에 거주하는 외국인(호주)으로서 이곳의 매력은 무엇인가.

    “두바이는 골프, 테니스, 수영, 서핑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날씨에 인프라도 완벽하다. 국제도시인 만큼 세계적 수준의 엔터테인먼트 공연, 전시 등을 1년 내내 축제 기분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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