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0

2008.11.11

‘도시〈시골’ 비만율의 함정

  • layra@donga.com

    입력2008-11-03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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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시골’ 비만율의 함정

    시(市)보다 도(道)의 비만율이 높은 비밀은 농촌 공동화 현상에 있다.

    “서울 사람이 가장 날씬하다고?!” 보건복지가족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2006년) 보고서를 뒤적거리다 신기한(?) 통계자료를 만났습니다. 광역시도별 비만율이었는데, 도시가 시골보다 비만율이 월등히 낮았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도시 사람들이 시골 사람들보다 더 뚱뚱할 것 같습니다.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고, 삼겹살이나 패스트푸드 등 고열량 식사를 즐기고,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근무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은 비만율이 30% 남짓인 반면,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의 비만율은 33~35%로 도시 지역보다 높았습니다. 가장 ‘날씬한’ 지역은 서울(비만율 29.8%)이고 가장 ‘뚱뚱한’ 지역은 전남(34.2%)으로, 두 지역 간 차이가 4.4%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 3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미국은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유전자와 함께 도시 환경을 꼽습니다. 미국의 연구자들은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는 촘촘한 자동차 도로와 공원과 같은 녹지 감소가 운동을 방해하고,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증가가 과도한 열량을 섭취하게 해 비만율을 높인다고 분석합니다. 즉, 도시화가 사람들을 뚱뚱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의아하게도 도시 비만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통계가 나온 것일까요? 정말 서울 사람들이 가장 날씬하고, 전남 사람들이 가장 비만한 걸까요?



    농촌 공동화로 중장년 비중 높기 때문 … 비만 막는 도시 설계 필요할 때

    엉뚱하게도 그 ‘비밀’은 농촌 공동화(空洞化) 현상에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만율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20대보다 40대가, 40대보다 50, 60대가 더 뚱뚱한 편입니다. 그런데 도시 지역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고, 시골 지역은 중장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자연히 시(市)보다 도(道)의 비만율이 높은 결과가 초래된 거지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비만 조사를 담당한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실제로 읍면 지역의 비만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록 통계상으로는 비만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우리나라 도시들도 비만을 막는 도시 설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나라 비만인구의 비율은 1998년 26.3%에서 2005년 31.7%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자전거 도로를 더 많이 확충하고, 공원 비율을 높인다면 환경오염을 줄이고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비만율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요즘은 웰빙(참살이) 트렌드와 고유가 때문인지 ‘자출족’(자전거 출퇴근족)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2년째 양재천과 한강변을 통해 ‘자출’하고 있는 직장인 전성훈(33) 씨는 자출 시작 3개월 만에 4kg이나 감량해 키 175cm에 몸무게 72kg의 ‘몸짱’이 됐다고 합니다. 전씨는 “하루 최소 40분 이상 꾸준하게 타는 것이 자전거 다이어트의 비결”이라고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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