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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의 미식세계

우리가 미처 몰랐던 목살의 참맛

참숯화로 목고기 전문점

  •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우리가 미처 몰랐던 목살의 참맛

우리가 미처 몰랐던 목살의 참맛

2cm 두께 내외로 두툼하게 손질돼 나오는 ‘은수식당’ 목고기. 30년 전 방식 그대로 참숯에 고기를 굽는다.

돼지고기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부위가 삼겹살이다. 고소한 기름과 부드러운 살코기가 조화를 이룬 삼겹살이 주인공이라면, 살코기가 대부분인 목살은 조연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삼겹살을 먹다 느끼해지면 한두 점 곁들여 먹는, 다소 퍽퍽한 부위로 여기기 때문이다. 사실 목살은 손질하고 굽는 방법만 잘 선택하면 삼겹살 못지않게 좋은 풍미와 쫄깃한 식감을 선사하는 부위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은수식당’은 30년째 돼지목살만 판매한다. 고기 메뉴는 오로지 ‘목고기’(1인분 200g, 1만2000원) 한 가지이며, 이 밖에 콩비지와 후식으로 먹을 냉면뿐이다. 목고기, 즉 돼지목살은 돼지의 목과 등을 잇는 부위다. 세분하면 목살 앞쪽에는 돼지어깨살이라 할 수 있는 항정살이 있고, 뒤쪽으로는 가브리살과 등심이 이어진다.

목살은 덩어리째 들여와 이곳에서 직접 다듬는다. 기름기와 힘줄 부분은 떼어내고 모양을 잡아 2cm 내외의 일정한 두께로 썰어 냉장 숙성시킨다. 고기를 두껍게 써는 이유는 숯불에 굽는 동안 육즙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래야 먹을 때 부드럽고 촉촉하며 쫄깃한 맛이 제대로 난다. 숙성시킨 고기는 구운 소금과 후춧가루를 살짝 뿌려 손님상에 낸다.

고기는 빨갛게 열이 오른 참숯에 굽는다. 박선영 사장은 “일 년 내내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장 힘든 일은 참숯을 피우는 일”이라고 한다. 고되지만 ‘은수식당’ 고기 맛의 비결이기도 하다. 참숯을 충분히 태우지 않으면 불꽃이 일어나 고기 겉면이 까맣게 탄다. 참숯 온도가 떨어지면 고기가 익는 동안 육즙이 모두 빠져나간다. 가장 적절한 온도의 참숯 화로를 손님상에 내는 일은 신선한 고기만큼이나 중요하다.

참숯에 고기를 잘 굽기란 쉽지 않다. ‘은수식당’에서는 주인이나 종업원이 구워주지 않으니 이는 손님 몫이다. 석쇠가 달궈지기 전에 고기를 얹어도 무방하다. 단, 겉면이 어느 정도 익어 촉촉해진 다음에 뒤집어야 고기가 석쇠에 들러붙지 않는다. 고기 양면이 노릇노릇한 갈색으로 익으면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자른 고기는 한데 모아 볶듯이 뒤적이며 속을 익힌 다음 육즙이 살아 있을 때 재빨리 소금에 찍어 먹는다. 한입 크기로 자른 고기는 불 위에 두면 금세 퍽퍽해지니 한 번에 많은 양을 굽지 않아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30년째 목살과 맛 궁합을 이루고 있는  메뉴로 콩비지를 빼놓을 수 없다. 비지는 주인의 고향에서 재배한 콩으로 만든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가 아니라 콩을 삶아 통째로 갈아 만든 것이다. 고기나 김치를 넣어 맛을 보태지 않고 간도 하지 않는다. 심심함 뒤에 깊고 구수한 맛이 진하게 번지는 게 이 집 콩비지의 매력이다. 칼칼하게 갖은 양념을 한 간장도 함께 주니 곁들여 맛보는 것도 좋다. ‘은수식당’ 반찬은 양파장아찌, 총각김치, 파무침 딱 세 가지로 일 년 내내 한결같다. 바지락과 청양고추를 잔뜩 넣어 시원하게 끓인 된장찌개는 서비스다. 최근 서울메트로 1호선 광운대역 앞에 두 번째 ‘은수식당’(노원구 월계동 380-1, 02-909-2884)이 문을 열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목살의 참맛

심심하되 깊은 맛이 일품인 ‘은수식당’ 콩비지.


은수식당서울 강북구 한천로 1063, 02-907-1139,  
오후 4시~자정, 주말은 오후 3시부터,   
연중무휴






주간동아 2016.12.07 1066호 (p76~76)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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