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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권’ 제2民放 전파 쏘아 올리나

SBS와 경쟁하는 방송국 개국 ‘물밑 논의’ … iTV 주파수 미디어 재편 핵으로 등장

‘서울권’ 제2民放 전파 쏘아 올리나

‘서울권’ 제2民放 전파 쏘아 올리나

KBS, MBC, SBS와 함께 서울로 전파를 송신하는 새 민방 설립이 물밑에서 논의되고 있다.

”경기, 인천 지역뿐 아니라 SBS의 영역’인 서울로도 전파를 송신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 일간지 A사의 경영진은 최근 공중파 방송 진출과 관련해 테스크포스팀의 보고를 받았다. A사 실무팀은 “청와대가 지역민방 광역화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반(反)SBS 정서가 늘고 있어 새 경인지역 민영방송이 서울을 사업 영역으로 확보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A사는 방송위원회(이하 방송위)의 재허가 추천 거부로 인해 1월1일부터 방송을 중단한 iTV(경인방송)의 주파수로 방송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광역화가 이뤄지면 유일하게 남은 수도권 공중파 방송 채널인 iTV의 주파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방송국이 등장한다면, SBS와 경쟁하는 ‘서울권’ 제2민방(民放)이 세워지는 셈이다.

방송위는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심사위원회를 꾸려 올 하반기에 새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iTV의 주파수를 넘겨받은 방송사는 2006년 말쯤 본 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새 사업자 선정할 계획



광역화와 관련한 ‘물밑 논의’는 깊숙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광역화는 쉽지 않은 문제다. 자칫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데다 정치적 선택이 요구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영방송 사업자 선정에 참여하려는 ‘자본’들은 광역화 없이, 즉 iTV와 같은 길을 가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인지역 민방 설립 논의는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다. 뚜렷한 대안 없이 재허가 추천을 거부했다는 비판을 들어온 방송위는 5월9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경인지역 지상파 방송 정책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이하 토론회)를 열고 새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방송협회 추천으로 토론회에 참석한 KBS방송문화연구소 이준안 연구원은 “경인지역 민방의 광역화 논의가 앞서 이뤄져야 하며 경인지역 방송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2의 민방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경인지역 민방의 광역화 문제를 논점으로 꺼냈다.

방송위가 iTV 주파수 광역화에 벌써부터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남지역의 경우 방송위는 민영방송 사업자로 PSB(부산방송), ubc(울산방송) 중 한 곳을 선정해 광역화할 예정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 어떠한 것도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옛 iTV 노조원들이 주축이 돼 새 방송사 설립기금 마련에 나선 희망조합(위원장 이훈기)도 광역화 논의가 싫지 않은 눈치다. 이훈기 위원장은 “경인지역 민영방송의 광역화는 충분히 논의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새 민방이 세워진 뒤 관련 논의가 이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경인지역 민방이 광역화하면 SBS는 타격을 입게 된다. 새 경인지역 민방과 경쟁구도가 형성되면서 지역민방을 상대로 누리던 독점 구조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위와 SBS가 재허가 문제로 갈등을 빚던 모습이 오버랩된다. SBS는 경인지역 민방이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서울권’ 제2民放 전파 쏘아 올리나

2004년 11월29일 공중파 방송 재허가 추천을 둘러싸고 열린 방송위원회 비공개 회의.

iTV의 채널을 이용한 공중파 방송 진출을 기초 단계에서 검토했거나,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는 ‘자본’은 적지 않다. 보광, 유한양행, CJ, 태광 등 기업들과 중앙일보사, 국민일보사, 세계일보사, CBS 등 언론사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광역화를 공중파 방송 진출의 ‘필요조건’으로 보고 있다.

기존 언론사의 공중파 방송 진출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CBS는 독자 인수를 사실상 포기한 모양새고, 세계일보사도 여론 떠보기 수준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일보사의 경우엔 ‘실탄’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김용구)도 발을 담글 태세다. 김용구 회장은 5월11일 “iTV 의 채널 인수 협상에 중소기업들과 연합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기협은 1월17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중소기업 전용 케이블TV 채널 확보를 건의했다가 “이왕이면 좀 크게 생각하라”는 덕담을 듣고 고무돼 있다는 후문이다.

옛 iTV 노조원들과 시민단체 인사들이 주축이 된 ‘경인지역 새 방송 설립 주비위원회’는 ‘공익적 민간자본’을 지배주주로 영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 CBS 등을 ‘공익적 민간자본’으로 규정하고 새 방송 참여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타진할 계획이다. 주비위의 이러한 구상은 ‘달걀로 바위 치기’라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문화관광부가 추진하는 외주제작 채널도 iTV의 주파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외주제작 채널은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고 독립 제작사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100% 방영하는 방송국을 말한다. 외주제작 채널이 마련되면 그동안 방송사에 휘둘리던 독립 제작사들의 창작 욕구를 북돋아 수준 높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문화관광부의 주장이다.

경인지역 민방이 서울을 포함해 광역화해야 한다는 ‘물밑 움직임’과 관련한 학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서강대 현대원 교수(신문방송학)는 “iTV가 가졌던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권역이 조정되어야 한다. 수도권 제2민방이 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장호순 교수(신문방송학)도 “서울을 제외한 경인지역을 대상으로 방송해봐야 또 망한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 어떤 자본이 뛰어들겠느냐”고 반문하면서 “SBS와 경쟁하는 슈퍼스테이션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양대 한동섭 교수(신문방송학)는 “매체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지역방송이 로컬리티(지역성)라는 명분을 잃어서는 안 된다. 전국화나 잉여창출 등 다른 욕심을 부리면 또 실패할 것이다. 지역방송은 지역에서 성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과 통신이 빠르게 융합하면서 미디어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SK텔레콤 계열의 TU미디어가 5월1일 위성DMB 본 방송을 시작했고, KBS MBC SBS 등 수도권 지상파DMB 사업자들도 7월1일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다. 시나브로 뉴미디어 시대가 펼쳐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알짜 올드미디어’인 iTV 주파수가 미디어 재편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간동아 2005.05.24 486호 (p38~39)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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