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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새 명물 ‘해병대 철가방’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

여의도 새 명물 ‘해병대 철가방’

여의도 새 명물 ‘해병대 철가방’
서울 여의도 중화요릿집 ‘아방궁’의 배달원(공식 직함은 영업부장) 길기중씨(29)는 ‘해병대 철가방’으로 통한다. ‘해병’ 철모에 선글라스, 군복, 군화, 윗옷 허리춤에 적힌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라는 글자까지, 그는 영락없이 해병대다. 해병대 복장을 한 채 음식을 배달하는 이유에 대해 길씨는 “중국집 배달원도 자기 PR이 필요하다”고 당당히 말한다.

다음은 일주일 전 점심시간 여의도 한 증권사 사무실에서 벌어진 풍경. 이 사무실 직원들은 오전 업무가 밀려 단체로 자장면과 짬뽕을 시켰다. 그런데 잠시 후 ‘해병대 군인’ 한 사람이 들어오더니 거수경례를 올려 붙이면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안녕하십니까. 자장면 갖고 왔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릇을 다 내려놓은 길씨는 다시 경례를 하며 큰 목소리로 “맛있게 드십시오”라고 인사했다. 길씨가 사무실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사무실에선 ‘우 하하하’라는 폭소가 터졌다.

실제로 해병대 출신(1992~95년 김포 해병대2사단 근무)인 길씨가 해병대 복장으로 중국음식 배달을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 말 경기 파주에서부터였다. 길씨의 월급은 170만원+α. 여의도 배달원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여의도의 파출소에서는 길씨에게 언제든지 교통정리할 권한을 부여해줬다. 해병전우회는 처음엔 길씨의 행동이 못마땅했으나 최근엔 해병대의 명예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길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김씨는 “튀는 복장과 깔끔한 매너로 식사의 즐거움을 더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1.05.17 284호 (p97~97)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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