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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한미연합미사일사령부를 창설하라!

한미 사드 회의를 위한 대제안

  •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hoon@donga.com

한미연합미사일사령부를 창설하라!

한미연합미사일사령부를 창설하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체계 시험훈련을 위해 이동 중인 미군 병사들. 록히드마틴 홈페이지

주한미군기지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하는 문제를 놓고 한중 간 싸움이 치열하다. 중국은 2000년 ‘마늘파동’ 때처럼 한국을 상대로 경제 보복을 가할까. 현실적인 추측은 ‘전혀 아니다’에 가깝다. 안보 문제를 경제 문제로 환치할 명분이 없는 데다, 중국 경제도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은 만장일치로 북한 핵개발에 반대해왔다. 따라서 북한 핵개발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두고 중국이 한국에 대한 금수(禁輸)조치 같은 무역 보복을 들고 나올 수는 없다.
그러나 한중 경제관계는 이미 어두워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중국 진출은 벌써 실패했고 현대자동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현저히 떨어진 데다, ‘믿었던’ 삼성전자의 중국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도 벌써 22%대에서 7%대로 줄었다. 사드 때문이 아니라 자기 사정 때문에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암울한 상태가 된 것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추락이 겹치면서 한중 경제관계는 예전 같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2013년 중국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를 놓고 일본과 치열하게 다퉜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자 언제 다툼이 있었느냐는 듯 일본 기업들과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당시 사례를 감안하면 지금 중국은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차단할 수 없다.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의 중국 진출 등 신규 사업은 규제를 강화해 막으려 할지 몰라도, 한국 기업의 기존 투자를 건들기는 어렵다.



핵심 무기는 동맹에도 안 보여준다

중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부 지침을 잘 따르는 금융권을 이용한 ‘작은 공작’이다. 중국 은행들이 매입한 한국 채권을 매각해 서울 채권시장을 교란하고 ‘중국의 보복이 시작됐다’는 위기감을 일으키는 것이다. 사드와 관련해 강경 발언을 한 추궈홍(邱國洪) 주한중국대사의 임기는 10월까지인데, 후임으로 현 북한 주재 대사를 보내는 등의 반격도 할 수 있다.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라면 우리는 사드 배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미국이 이어온 행동을 유의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미군은 스텔스 전투기 F-22를 한국에 보내 착륙시켰지만, 전략 폭격기 B-52와 스텔스 폭격기 B-2는 한국 상공에서 비행만 하게 했을 뿐, 주한미군기지에도 착륙시키지 않았다.
미 공군은 핵탄두를 탑재한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ALCM)을 갖고 있는데, 이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폭격기가 B-52이다. 적진으로 침투 가능한 B-2에는 핵탄두를 탑재한 ‘투하폭탄’을 실을 수 있다. 미 공군은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한국에 착륙시키지 않는다. 작전이 끝나면 원래 기지로 귀환시킨다.
키리졸브 연습을 앞두고 미 해군의 버지니아급 공격 원자력 잠수함(원잠)인 노스캐롤라이나호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노스캐롤라이나호는 핵탄두가 없는 순항미사일 토머호크만 싣고 다닌다. 미 해군은 전략 원잠인 오하이오급 등에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싣는데, 전략 원잠은 한국에 와도 보냈다는 것을 밝히지 않고 한국 해군기지에 입항시키지도 않는다.
이렇듯 미군은 핵심 무기를 동맹국에도 보여주지 않는다. 현재까지는 사드가 그러한 무기에 해당한다. 미국은 단 한 번도 사드를 해외에 배치한 적이 없다. 따라서 한국에 배치한다면 그 운용은 미군이 독점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1960년대 미군은 북한 공군기의 공습에 대비하고자 한국에 호크와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배치했다. 그러나 전술핵과 마찬가지로 관리와 운용은 미군이 단독으로 했다. 한국군은 그 기지에 접근하지도 못한 것이다.
그러다 더 나은 방공미사일인 패트리어트가 배치돼 이들을 대처하자, 이 부대 운용을 한국군과 공동으로 하다 마침내 한국군에게 넘겨줬다. 한국은 그러한 호크를 분석해 천궁을 개발하고,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분석해 지대지미사일 현무-1을 양산했으며, 이어 지대공미사일 M-SAM을 개발하게 됐다. 이렇듯 미군 무기의 공동 운용은 첨단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린파인 활용해 미국 협조 이끌어내야

그렇다면 지금 한국군은 사드를 공동 운용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미군은 이 미사일을 주한미군이 독점 운용하게 할 테지만, 이를 깨고 한국군과 공동 운용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카드가 이스라엘제 그린파인 레이더다.
이스라엘은 미국보다 먼저 아이언 돔-데이비드 슬링-애로로 이어지는 3중 미사일 방어체제를 만들었다. 이를 보고 미국은 GMD(개발 중)-사드-PAC3(패트리어트)를 구축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심각함에도 김대중 정부가 미국 MD(미사일방어) 체계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수년 전 한국군은 이스라엘로부터 애로 체계 도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애로 체계에는 미국 측 기술이 들어가 있다. 미국이 애로 개발을 보며 GMD를 개발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기술을 제공했던 것이다. 그 대신 ‘미국 동의 없이는 애로를 제3국에 팔 수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애로를 판매하라는 한국 측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애로와 함께하는 레이더인 그린파인에 대해서는 판매를 승인했다.
그린파인은 사드 레이더보다 탐지 거리가 길다. 수년 전 한국은 그린파인을 도입해 실전배치했다. 그러나 그린파인으로는 360도를 보지 못한다. 발사된 미사일을 추적해야 하므로 탐지 각도가 좁다. 한국이 수입한 그린파인을 모두 합쳐도 탐지 각도는 120도를 넘지 못한다. 사드 레이더 또한 발사된 미사일을 추적해야 해서 탐지 각도가 좁은 편이다.
지금 북한은 신포급 잠수함에서 발사할 SLBM 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신포급은 남해로 침투해 SLBM을 발사할 수도 있다. 이는 360도 전체를 봐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사드가 배치되면 기존 그린파인과 함께 탐지지역을 재구성해야 한다. 북한 SLBM이 사드 기지를 노릴 수도 있으니 미군도 이러한 배치는 환영할 수밖에 없다. 이를 근거로 한국은 사드를 그린파인과 엮어 공동 운용하자고 주장하고 관철하자는 것이다. 지금 한국 공군의 방공유도탄사령부는 PAC2와 호크, 천궁을, 육군의 미사일사령부는 현무-1과 현무-2를, 주한미군은 에이타킴스(ATACMS)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을 모두 공동 운용케 하는 것이다.
한국 공군이 미 공군과 함께 연합공군으로 작전하듯, 양측의 미사일과 레이더 부대를 하나로 묶어 연합미사일사령부를 만들자는 개념이다. 북한군이 모든 미사일 부대를 묶어 전략로켓군을 만든 것처럼 우리도 한미 양측의 미사일 자산을 묶어 전력을 극대화하면서 미군의 첨단무기 운용술을 배울 수 있다.
사드 배치를 놓고 한미 간 회담이 시작되면 한국은 그린파인을 이용한 사드 허점 보완 방안을 내걸며 연합미사일사령부 창설을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 측 대응이 변변치 못한 틈을 이용해 북한 핵에 대비하면서 실리도 잡는 일석삼조(一石三鳥) 전략을 관철하라는 것이다.









주간동아 2016.03.02 1027호 (p24~25)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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