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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반값 치킨, “그래도 남는다”

프랜차이즈 치킨 거품 논란 가속화 … 해당 업계 “일대일 비교 어려워”

  •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대형마트 반값 치킨, “그래도 남는다”

8월 23일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합정점 조리식품 코너에 ‘당당치킨’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이슬아 기자]

8월 23일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합정점 조리식품 코너에 ‘당당치킨’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이슬아 기자]

“초등학생 손주가 ‘당당치킨’ 사달라고 신신당부를 해서 사러 왔어요. 지난번엔 선착순에 못 들어서 두 번째로 온 거예요.”(서울 마포구 주민 윤 모(70) 씨)

“당당치킨만 조리해 파는 게 아니라서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판매 수량을 부득이 제한하고 있어요. 나오는 즉시 다 팔리기 때문에 치킨이 남은 적은 한 번도 없어요.”(홈플러스 합정점 판매원)

8월 23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합정점 조리식품 코너엔 한 마리에 6990원인 ‘당당치킨’을 사러 온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홈플러스는 6월 30일부터 당당치킨을 마리당 6990원에 팔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에 조리돼 손님들이 살 수 있는 치킨은 단 15마리. 한 시민은 15명 안에 들려고 마트 오픈 시간인 10시부터 1시간 동안 줄을 서 있었다고 했다.

고물가에 유명 프랜차이즈의 치킨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당당치킨처럼 저렴한 대형마트 치킨이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홈플러스를 시작으로 롯데마트는 1만5800원짜리 ‘한통치킨’을 한시적으로 8800원에 판매했고, 이마트는 ‘9호 후라이드치킨’을 5980원에 출시했다. 대형마트들이 프랜차이즈의 절반 내지 3분의 1 가격으로 치킨을 팔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인지, 프랜차이즈 치킨에 거품은 없는 것인지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6월 30일부터 마리당 6990원에 판매하고 있는 ‘당당치킨’. 프라이드치킨과 감자튀김으로 구성돼 있다. [이슬아 기자]

홈플러스가 6월 30일부터 마리당 6990원에 판매하고 있는 ‘당당치킨’. 프라이드치킨과 감자튀김으로 구성돼 있다. [이슬아 기자]

대형마트 “적자 내면서 치킨 팔진 않아”

대형마트 3사의 ‘가성비 치킨’에 대해선 미끼상품이라는 시각이 적잖다. 치킨을 손해 보고 팔더라도 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다른 상품을 추가로 구매할 때 얻는 수익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대형마트 측은 “적자를 내면서 파는 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가격 구성을 밝힐 순 없어도 대형마트는 프랜차이즈와 달리 제조 과정에서 비용 절감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단순한 유통구조는 대형마트가 싼값에 치킨을 판매할 수 있는 주된 요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마트는 치킨의 핵심 재료인 생닭을 납품받아 해당 지점에서 바로 조리한다. 프랜차이즈업체처럼 가맹점으로 원재료를 재분배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유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선 본사 측이 생닭을 구매해 가맹점에 되판다. 이때 발생하는 유통·물류비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포함된다. 반면 대형마트는 이런 중간 과정이 없어 치킨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는 가맹점을 따로 둘 필요가 없다. 마트에 이미 조리식품 코너가 있어서 설비, 인력 등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별도의 매장이 필요한 게 아니라서 치킨 가격에 임차료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기존 델리(조리식품) 코너에 갖춰진 시설을 활용할 수 있고 직원을 추가로 고용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배달비가 들지 않고 폐기율이 낮다는 점도 원가 절감 요인 중 하나다. 마트 치킨은 현장에서만 판매되기에 배달비가 추가로 들지 않는다. ‘박리다매’ 형태라 상품이 폐기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단순한 유통구조에 추가 비용 없어

유명 프랜차이즈업체의 치킨 가격은 마리당 2만 원을 웃돈다. 핵심 재료인 10호 생닭은 지난해 기존보다 500~600원 오른 3343원에 납품됐으나 프랜차이즈 본사는 대부분 계열출하(‘하림’ 등 육계 계열 업체를 통한 출하)를 하기 때문에 이보다 낮은 가격에 닭을 공급받는다. 그런데도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소비자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넘어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부재료 가격이 대부분 올랐다”면서 “원가 절감이 용이한 대형마트와 일대일로 비교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치킨을 비교해보면 생닭 크기와 부재료 등에서 차이가 난다(그래프 참조). 마트 치킨의 경우 8호 생닭(약 3000~4000원)을 주로 사용한다. 다른 가격 구성 요소를 살펴보면 기름·포장지 등 부재료(약 1000~2000원), 부가세(약 700원) 등으로 단출한 편이다. 임차료, 인건비, 배달비가 들지 않고 양념, 치킨 무, 음료가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체는 대개 염지·절단한 10호 생닭(약 5000~6000원)을 쓰고 기름·포장지·양념·치킨 무·음료 등 부재료(약 3000원~4000원) 가격이 치킨 값에 포함된다. 이외에도 부가세(약 1800~2000원), 임차료 및 인건비(약 2000원), 배달 플랫폼 수수료(약 3000원), 점주 부담 배달비(약 3000원) 등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다.

“생닭이나 부재료 공급 가격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프랜차이즈업체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측 주장이다. BHC 관계자는 “(자사가 판매하는 치킨은) 생닭 크기, 염지 방법, 사용하는 기름 종류 등 마트 치킨과 다른 점이 많다”면서 “BHC 등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치킨 맛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초밥을 전문 일식당 초밥과 비교하지 않듯, 마트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을 동일선상에 놓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논리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BHC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와 BBQ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32.2%, 17.8%로 요식업 평균치인 8%보다 높다. 이에 대해 BHC 관계자는 “BHC 영업이익률이 유독 높은 이유는 여느 치킨 프랜차이즈와 달리 판매·관리비 지출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가맹점과는 전혀 관련 없으며 재료 납품단가 등은 가맹점보다 본사 부담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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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54호 (p28~30)

이슬아 기자 is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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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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