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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 제동 걸린 中, 제조업에서 녹색·첨단·디지털로 이행 돌파구

韓 ‘요소수 품귀 사태’ 재발 가능성↑

  • 문지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고성장 제동 걸린 中, 제조업에서 녹색·첨단·디지털로 이행 돌파구

지난해 12월 10일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지난해 12월 10일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2021년은 중국에 의미심장한 해였다. 창당 100주년을 맞아 중국공산당은 ‘두 번째 100년 계획’을 발표했다. 경제 측면에서 살펴보면 14차 5개년 규획(規畵: 계획보다 거시적 가이드라인) 시행 첫해를 맞아 ‘쌍순환’ ‘탄소중립’ ‘혁신주도 성장’ 등 새로운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새 경제 규획의 순항을 알리듯 중국 경제는 2020년 성공적인 ‘V’ 자 회복에 이어 지난해 1분기 18.3%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경제 하방압력이 강해지면서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전고후저(前高後低) 양상을 띠었다. 빅테크 플랫폼, 사교육,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투자를 위축했다. 산발적으로 이어진 코로나19 사태 재확산으로 소비 회복도 지연됐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4.9%를 기록했다.

미·중 갈등도 중요 변수

일시적 규제뿐 아니라 구조적 문제도 경제성장률 둔화에 한몫했다. 우선 중국이 최근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에너지 구조조정으로 전력난이 발생했다. 부동산기업의 잠재적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부각되는 것 역시 골칫거리다. 미국과 갈등도 재점화해 중국 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부도 위기를 감지했다.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경제가 수요 위축, 공급 충격, 경기 전망 하강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경제성장 모멘텀 둔화는 급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2019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9기 5차 전체회의에서 시 주석은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 2배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는 2021~2035년 연평균 4.73% 안팎 경제성장을 전제로 한 목표다. 중국사회과학원 등 현지 싱크탱크도 14차 5개년 규획 기간 경제성장률을 5~6%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자국 경제성장률이 5%대로 조정될 것임을 염두에 둔 셈이다.

경제성장률 둔화 속 중국이 표방한 미래 산업 키워드는 녹색, 첨단, 디지털이다.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뒤늦게 대응한 결과를 한국 경제는 이미 경험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요소수 품귀 사태가 그것으로, 한국 경제의 과도한 중국 의존, 원자재 수입 전략 부재라는 두 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사실 요소수 품귀 문제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중국 당국이 요소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한 것도 부담이다. 요소수 핵심 원료인 암모니아 생산 과정에서 석탄 사용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해당 검사 제도의 뼈대다.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전북 익산시 실내체육관 앞에 요소수를 사려고 줄을 선 시민들. [동아DB]

지난해 11월 전북 익산시 실내체육관 앞에 요소수를 사려고 줄을 선 시민들. [동아DB]

만일 한국이 원자재 공급망을 다각화하지 못한다면 요소수 품귀 같은 사태는 다른 품종에서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가령 중국이 요소와 함께 수출 검역 관리 대상으로 지정한 화학비료만 해도 염화암모늄, 오르토인산수소 이암모늄 등 29종에 달한다.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은 화학비료 수입이 막히면 당장 국내 식량 생산에 큰 차질을 빚는다. 한국이 첨단산업을 선도해도 거기에 필요한 원자재 상당수는 중국산이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수산화리튬, 태양광산업에 필요한 웨이퍼, 전지, 모듈 등이 대표적이다.

경제성장 패러다임 전환은 중국으로서도 상당한 도전이다. 그렇기에 2022년을 맞아 중국은 상당히 신중한 경제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시 주석은 안정(稳)을 25번, 성장(进)을 30번 언급했다. 그러면서 2022년 경제정책 기조인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한다(稳字当头、 稳中求进)”를 천명했다. 한국도 경제 안정과 성장을 성취하려면 중국 경제동향을 거시·미시적으로 예의주시해야 한다.

극단적 탈중국 아닌, 신중·신속 조치 필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은 전통 제조업을 중심으로 가파른 경제성장을 보였다. 한국은 대중 협력을 통해 그 경제적 과실을 함께 누렸다. 이제 중국 경제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전통 제조업에서 녹색·첨단산업으로 이행하고 경제성장률 또한 5%대로 과거보다 둔화할 전망이다. 중국이 탄소중립에 박차를 가하면 한국은 원자재 수입에 난항을 겪을 공산이 크다. 디지털산업 역량을 강화한 중국은 한국에겐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의 기지개 혹은 기침이 한국 경제에 감기는 물론, 그보다 심각한 속병을 가져올 수 있다. 탈중국(脫中國) 같은 극단적 구호가 아니라, 국제협력을 통한 원자재 공급망 다각화 등 신중하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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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5호 (p50~51)

문지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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