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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태원 ‘흑호(黑虎)해’ 배터리사업 힘 더 싣는다

동생 최재원 SK온 복귀…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 18조 투입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SK 최태원 ‘흑호(黑虎)해’ 배터리사업 힘 더 싣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2018년 8월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 추모식에서 추모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2018년 8월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 추모식에서 추모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뉴스1]

자동차 배터리사업은 한국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삼성, LG, SK 등 ‘K-배터리’ 대표 기업은 2022년 ‘흑호(黑虎)해’를 준비하며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사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설 전망이다.

최근 최태원 SK 회장은 외신 인터뷰를 통해 배터리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의지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12월 5일 최 회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전기차 시장에 붐이 일고 있다. 모든 사람이 전기차를 갖고 싶어 할 것”이라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 등에 150억 달러(약 17조8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말 인사를 통해서도 배터리사업에 힘을 더 싣는 모양새다. 12월 17일 SK On(SK온)은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최태원 회장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을 SK온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현재 SK온 대표를 맡고 있는 지동섭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성장전략 및 글로벌 네트워킹을 맡고, 지 대표는 경영 전반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온 이사회 의장직은 기존과 같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기로 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3년 횡령 혐의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뒤 지난 10월 취업제한이 풀리면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SK온, 최재원·김준·지동섭 3인 체제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한 배터리 제조사 SK온은 올해 세계 생산량 5위를 기록했다. SK는 배터리사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SK온 독립을 추진했다. 최 부회장은 초창기 SK의 배터리사업을 기획해 키운 인물로, 그동안 배터리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경영 복귀 전에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팀에 편지를 보내 사업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 부회장은 자필 편지에서 “차에 연료를 채우는 게 아니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자동차를 충전하는 시스템에서 리딩(leading) 역할을 해내자”고 강조했다. 이후 그룹 내 배터리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배터리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2018년 3월 헝가리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고, 지난해 8월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기차 배터리 회동식에 최 회장과 동행했다. 올해 7월 최 회장의 미국 출장길에도 함께해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설립 등 각종 투자 계획을 점검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SK는 이사회 중심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SK는 최 회장이 어젠다로 부각시킨 ‘거버넌스 스토리’를 토대로 10월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혁신 방안을 내놨다. 이사회를 대표이사 평가 및 후보 추천을 비롯해 중장기 성장 전략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흔히 ‘거수기’로 불리는 이사회의 정체성을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10월 거버넌스 스토리 관련 워크숍에서도 “거버넌스 스토리의 핵심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단행한 SK 주요 계열사 연말 임원 인사에서도 이사회 중심 경영 철학이 도드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는 예년과 달리 그룹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하지 않고 계열사별로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 이사회가 중심이 돼 대표이사의 평가 보상, 임원 인사, 조직개편 등을 주도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SK의 신규 선임 임원은 총 133명으로 지난해(103명)보다 30% 늘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신규 선임 임원이 33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배터리 소재 등 신규 성장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SK온 IPO 속도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건물. [사진 제공 · SK그룹]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건물. [사진 제공 · SK그룹]

내년에는 배터리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SK온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JP모건과 도이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해외 대형 사모펀드(PE)를 대상으로 3조 원 규모의 프리 IPO(상장 전 자금 조달) 작업에 착수했다. 본격적인 유치 절차는 내년 초 진행될 전망이다.

SK온은 올해 들어 급증한 설비투자 계획으로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5년 내 갖춰야 할 생산 능력이 올해에만 80GWh 이상 늘어나 매년 1조 원 가까운 투자가 예고돼 있다. 앞서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1공장을 완공했고, 현재는 2공장을 건설 중이다. 포드와 함께 세운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에도 2027년까지 89억 달러(약 10조5550억 원)를 공동투자해 미국에 129GWh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또한 유럽에서는 2조6000억 원을 들여 헝가리 이반차에 배터리 3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에서도 3조 원을 투입해 배터리 4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달성하려면 대규모 투자금 유치가 필수적이다. SK온 측은 “IPO 시기는 내년 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자금 여력이 충분한 만큼 서두르지 않고,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때 IPO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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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19호 (p42~43)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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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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