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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난’ 한국타이어, 장·차남 대결 장기화

경영권 갈등·매출 급락·노사갈등… 3大 악재 겹쳐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형제의 난’ 한국타이어, 장·차남 대결 장기화

경기 성남시 한국타이어 본사 사옥. [사진 제공 · 한국타이어]

경기 성남시 한국타이어 본사 사옥. [사진 제공 · 한국타이어]

타이어업계가 험난한 대외환경으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생산 차질, 원자재 가격 및 해상 운송비용 인상 등이 대표적 악재다. 특히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총파업과 경영권 갈등이라는 내부 문제까지 떠안고 있어 투자자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 수급 및 물류대란으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4분기 실적도 우려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 4분기 매출액은 5.44% 오른 1조8629억 원, 영업이익은 15.22% 감소한 1928억 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시작된 반도체 공급난으로 신차용 타이어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가 6월 한국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율을 27.1%로 책정했다. 이는 국내 3사(금호타이어 21.7%, 넥센타이어 14.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물류대란 부담도 여전히 큰 상황이다. 부피가 큰 타이어는 해운사가 선호하지 않는 품목이라 컨테이너 구하기가 힘들다. 한국타이어는 매출의 약 30%가 북미 수출에서 나오는데, 수출 선박 문제로 7월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생산을 멈추기도 했다. 결국 한국타이어의 3분기 영업이익은 180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5% 줄었다.


노조 무기한 총파업 돌입

내부 갈등도 심화하는 분위기다. 먼저 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을 들 수 있다. 한국타이어 노조는 8월 시작한 2021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석 달 넘게 지체되자, 11월 16일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서 2~4시간 부분 파업을 한 데 이어 24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한국타이어 양대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대전·금산공장에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두 공장은 지난해 기준 한국타이어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했다. 노조는 임금과 관련해 수년간 쌓아온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회사 측은 경영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노조의 요구사항을 들어주기 힘들다는 태도다. 노사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교섭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성년후견 개시 심판 마무리 쉽지 않을 듯

조현범 한국타이어앤 테크놀로지 사장(왼쪽)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사진 제공 · 한국타이어, 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한국타이어앤 테크놀로지 사장(왼쪽)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사진 제공 · 한국타이어, 한국앤컴퍼니]

한국타이어가(家) 형제를 둘러싼 경영권 갈등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당시 한국테크놀로지그룹(현 한국앤컴퍼니, 지주회사) 지분 23.59% 전량을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차남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넘기면서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는 듯 보였으나 내부 잡음이 여전하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서울가정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해당 심판은 올해도 마무리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정신감정을 위한 병원 선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법원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신촌 세브란스병원, 아주대병원을 정신감정 병원으로 지정했지만 세 곳 모두 거절했다. 이에 법원은 11월 9일 분당서울대병원을 정신감정 병원으로 재차 지정했으나, 아직까지 병원 측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당서울대병원마저 거절 의사를 밝히면 대안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신감정 후에도 법적 절차에만 최소 3개월이 걸리기에 올해 안에 심판이 마무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차남 갈등은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 전부를 넘긴 것에 반발한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감사위원 분리 선출 건’으로 주주 제안을 내고 주총을 진행했다. 주총 결과 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 선출에서는 조현식 부회장 쪽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는 회사 쪽(조현범 사장)이 추천한 이미라 제너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 총괄이 선임되면서 ‘형제의 난’ 1차전은 무승부로 일단락됐다.

조 부회장이 절반의 승리를 거둔 배경에는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도입된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3%룰’이 있다.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조현범 사장이 43.52%(의결권 있는 발행 주식 총수 기준)를 갖고 있어 유리하나, 지난해 말 상법이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개정 상법은 감사위원회 위원 1명을 다른 인사들과 분리해 선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각 주주의 의결권은 최대 3%로 제한된다. 한국앤컴퍼니의 경우 조현범 사장과 조현식 부회장(19.6%), 차녀 조희원 씨(10.98%), 국민연금이 각각 3% 의결권만 행사할 수 있었다. 나머지는 소액주주의 표심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조현식 부회장은 당시 총회에서 자신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될 경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하고 약속을 이행했다. 하지만 부회장 및 사내이사직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사내이사 임기 만료일은 2022년 3월 27일이다.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놓더라도 형제간 갈등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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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16호 (p18~19)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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