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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초읽기, 세계경제 또 출렁일까

과거 신흥국 주가 급락… 실제 금리 전망치 미달 사례 많아

  •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美 금리인상 초읽기, 세계경제 또 출렁일까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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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악의 감염병’으로 기록될 코로나19는 금융시장 대폭락을 유발할 정도로 파급 효과가 컸다. 다행히 지난해 3월 전 세계 최대 중앙은행이자 ‘금융시장의 소방수’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제로 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중앙은행이 다양한 자산을 직접 사들여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를 시행함에 따라 시장 불안은 빠르게 진정됐다. “전례 없는 위기에는 전례 없는 대응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을 연준이 직접 보여준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2월 연준이 보유한 자산, 즉 대차대조표 규모가 약 4조2000억 달러(약 4962조3000억 원)였으나,올해 10월 말 기준 약 8조 달러(약 9452조 원) 이상에 달한 것을 보면 단기간에 얼마나 많은 돈을 금융시장에 풀었는지 알 수 있다(그래프1 참조).

테이퍼링 영향 크지 않을 전망

세계 주요국들은 이제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중앙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일부 유럽국가는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이들의 움직임보다 연준의 정책 행보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연준의 정책은 전 세계 금융시장에 막대한 변화를 몰고 오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3년 5월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향후 회의를 통해 자산 매입을 줄일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약 2개월 동안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급락하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심화하며,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급등한 바 있다. 이른바 주식, 외환, 채권 시장의 트리플 약세가 발생했던 것이다.

연준은 11월 4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연준 목표를 향한 경제의 상당한 진전을 고려할 때 월간 순자산 매입을 국채 1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은 50억 달러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은 일단 11월과 12월에 한해 구체적인 채권 매입 축소 계획을 공개했다. 11월 말에 채권 매입을 150억 달러(약 17조7150억 원) 줄이고, 12월에는 11월 기준으로 채권 매입을 150억 달러 감소시키겠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러한 속도의 매달 순자산 매입 감소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지만, 경제전망 변화에 따라 매입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장기금리 억제와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해 매달 미 국채 800억 달러와 MBS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사실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부터 상당 부분 선반영돼온 요인이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의 성격 자체도 시중에 푼 돈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돈 푸는 속도와 규모를 줄이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종료 예정인 테이퍼링 기간까지는 여전히 연준이 금융시장에 돈을 푸는 행위 자체를 중단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이제는 금리인상을 언제 단행할지가 관건이다. 10월 주요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물류대란과 공급난 불안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연준이 공급난으로 치솟은 물가에 대응하고자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을 단행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 과연 연준은 언제 금리인상을 단행할까.

물가와 고용시장 상황 따라 금리인상 신중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 금리를 현재와 같은 0.00~0.25%로 동결하고 언제, 얼마만큼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밝히진 않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간접적으로 이들의 생각을 읽을 방법은 있다. 바로 연준이 매해 3, 6, 9, 12월 FOMC 때 공개하는 점도표(dot plot)다(그래프2 참조). 점도표는 연준 의장을 포함한 18명의 연준 인사가 미래에 예상되는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도표로, 경기 및 물가 전망에 근거해 자신들이 예상하는 전망치에 각각 점을 찍는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들이 찍은 금리 전망치를 중간 값으로 평균을 내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을 추정하곤 한다. 9월 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에 의하면 2022년 금리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9명으로 6월 FOMC(7명)에 비해 2명이나 늘어난 만큼, 내년에 금리인상을 하자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연준이 내년 금리인상을 확실히 한다고 보면 되는 것일까. 6월 FOMC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발언한 내용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파월 의장은 “점도표가 매우 불확실하며, 향후 연준의 기준금리 움직임에 대한 실제 예측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 몇 차례나 점도표대로 금리인상을 하지 않은, 혹은 못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표’는 2015~2019년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때 기준금리와 점도표상 다음 해 금리 전망치, 그리고 다음 해 실제 기준금리를 비교한 것이다. 일례로 2015년 12월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5bp(0.25%p) 금리를 인상했고,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수년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점도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2015년 3, 6, 9, 12월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상 2016년 금리 전망치는 최소 1.375%에서 최대 1.875%였다. 만약 이 점도표상에 나타난 숫자 그대로 연준이 금리인상을 했다고 생각해보자. 25bp씩 인상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준은 2016년 말까지 5~8회 금리인상을 실행해야 했다. 그러나 2016년 말 실제 기준금리는 0.5%로 25bp씩 매년 1회, 2년간에 걸쳐 총 2회 인상하는 데 그쳤다.

금리 관련 데이터 매달 확인하며 대응해야

점도표상 예상되는 금리 경로를 연준의 기준금리가 실제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연준이 후행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당시 물가와 고용시장 관련 데이터들이 예상만큼 회복세가 빠르지 않았기에 데이터를 확인하고 정책 변화에 나서야 하는 연준으로서는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18명의 연준 인사가 점도표를 찍을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긴 하겠지만, 외부적으로는 왜 특정 금리 수준에 점을 찍었는지, 얼마만큼 확신을 가지고 찍었는지 알 수 없다. 결국 지금 이야기한 모든 것은 점도표가 연준 인사들의 생각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유용하지만, 전반적인 통화정책 변화를 이해하는 데는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12월 FOMC에서 공개될 예정인 점도표상 2022년 금리 전망치 변화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내년에는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을 둘러싼 논란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을 수시로 자극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의 점도표상 금리 전망치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는 미국 물가와 고용시장 상황에 달린 만큼,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금리인상과 관련된 시장 분위기나 노이즈에 휩쓸리지 말고 매달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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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14호 (p48~50)

한지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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