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어떻게 놀까’에 대한 ‘야놀자’의 답

인터파크 품고 세계로!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1-10-2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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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 [야놀자 앱 캡처]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 [야놀자 앱 캡처]

    대한민국에서 모텔이나 호텔을 예약해봤다면 결코 모를 수 없는 기업이 있다. 모텔 정보 공유와 예약 서비스로 시작해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으로 여겨지는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총괄대표 이수진) 이야기다.

    야놀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9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7월에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비전펀드II로부터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2021년 현재 한국 숙박업소 2만5000여 곳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100만 개 이상 호텔 인벤토리를 확보한 야놀자는 국내외 숙박 이외에도 레저, 교통, 레스토랑 등 여가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거듭났다.


    모텔 인식 변화에 기여

    야놀자의 성공 신화는 말 그대로 드라마 같다.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가 2015년 쓴 자서전 ‘리스타트’에서 그의 인생역정을 엿볼 수 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그는 중소기업에 취업했으나 주식투자에 실패해 전 재산을 잃었다. 이후 찾은 일자리는 숙식이 해결되는 모텔 청소부. 돈을 모아 2005년 5000만 원으로 ‘모텔투어’(모투)라는 숙박 관련 다음 카페를 인수했다. 일이 곧바로 잘 풀리진 않았다. 개발자가 회사 직원을 데리고 경쟁사로 이직하거나 상표권을 경쟁사에 빼앗기는 등 고초가 이어졌다.

    결국 2006년 8월 ‘모투’라는 이름을 포기하고 ‘야놀자’로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렀다. 자서전이 나온 시점(2015)에 야놀자 기업가치가 2000억 원대 안팎이었으니, 부제인 ‘끝까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에 어울리는 결말인 셈이다. 당시 모텔 외관만 보고 숙박을 결정하던 이용자들에게 객실 내부를 사진으로 꼼꼼히 살펴보고 예약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했다. 또 풍선 쿠폰 적립으로 카페 프리퀀시처럼 재방문을 유도했다. 음성적이고 부정적이던 모텔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하는 데 일조한 것도 야놀자의 성과로 꼽힌다.



    전 세계가 지금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위드 코로나’ 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해외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 야놀자가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인터파크 인수에 나선 것 역시 그 일환이다.

    야놀자는 10월 14일 한국 1세대 전자상거래업체 인터파크의 여행·공연·쇼핑·도서 사업부문 지분 70%를 294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는 주 사업인 전자상거래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되는 신설 법인의 지분 70%를 매각한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사업부문 인수 후 해외 여행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중에게는 ‘대실 앱’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그렇지, 지금 야놀자는 ‘테크기업’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야놀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와 현지화를 통해 해외 솔루션 라이선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실 앱에서 테크기업으로

    야놀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해 호텔 운영비용을 절감하려는 수요가 확대됐다. 야놀자 클라우드는 혁신적인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호텔, 레저시설, 레스토랑 등 여가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현재 170여 개국 3만7000여 고객사에 60개 이상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클라우드 기반 호스피탤리티(hospitality) 기술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해 숙박·여가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이가 ‘숙박업소 예약=야놀자’를 떠올리다 보니 독과점 논란은 늘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야놀자 측은 “수수료는 최대 6.5%이다. 해외 주요 온라인 여행사(OTA)를 비롯한 경쟁사들과 비교해 수수료가 가장 낮고 글로벌 숙박 플랫폼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이라며 “24시간 CS(고객센터) 대응, 영업 및 마케팅 등 모든 업무 대행 비용이 포함된 최소한의 운영비”라고 말했다. 광고비에 대해서도 “1급지 기준 최상위 모델이 300만 원으로, 최저 광고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하해 1만9600원”이라면서 “예약 대행 서비스를 시행한 이래 한 번도 수수료와 광고비를 인상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인하해왔다”고 밝혔다.

    야놀자가 강조하는 건 제휴점과 상생이다. 2016년 경북 경주,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피해지역 제휴점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면제했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했을 때는 비수기 수수료를 50% 감면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올해 9월부터는 전 제휴점을 대상으로 검색 광고비를 100% 환급해주고, 신규 중소형 호텔 대상 수수료도 최대 50% 인하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피해지역 광고비 환급, 최소 광고비 인하, 예약 대행 서비스 이용 제휴점 대상 수수료 인하정책 무기한 시행, 비품 구매비 5억 원 지원, 키오스크 구매비 환급 등 상생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 [사진 제공 ·야놀자]

    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 [사진 제공 ·야놀자]

    코로나 시대, 야놀자의 상생법

    야놀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강원도 산불 발생 때는 ‘작은 참여, 큰 숲 만들기 프로젝트’를 통해 산림자원 복구와 관광 활성화에 앞장서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도시 숲 조성에도 동참해 현재까지 누적 1만 그루 이상 식목으로 연간 14.28㎏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기여했다.

    2010년부터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꾸준히 기부해 소아암 어린이 102명의 치료비를 지원했으며, 사내 도네이션 카페 수익금을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해 결식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초 60세 이상 시니어 대상 여행문화 교육 프로그램 ‘시니어 꿈꾸는 여행자 과정’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에 지난해 3월 강원도를 시작으로 부산, 대구, 경북, 경남 등 지역사회의 코로나19 위기 극복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국내외 여가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고도화에 기여하고, 앞으로도 국내 여행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협력 및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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