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95

2021.06.25

집을 살 타이밍은 언제나 ‘지금’이다

아파트, 지금 사도 될까

  • 이재범 경제칼럼니스트

    ljb1202@naver.com

    입력2021-06-28 10: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내 집 마련을 위해 아파트 매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언제 사는 것이 가장 좋을까. [GETTYIMAGES]

    내 집 마련을 위해 아파트 매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언제 사는 것이 가장 좋을까. [GETTYIMAGES]

    최근 10년 동안 아파트를 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자산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이로 인해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의 허탈감은 무척이나 크다.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상승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을 듯하다. 가격 하락만 기다리며 버틴 이들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아파트를 매입하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멍청하지 않다. 오히려 똑똑하고 경제를 잘 아는 경우가 많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팩트를 근거로 아파트를 사지 않은 사람도 꽤 된다. 다만 한국에서 아파트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간과한 측면이 있다.

    아파트가 갖는 의미

    한국에서 아파트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GETTYIMAGES]

    한국에서 아파트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GETTYIMAGES]

    베블런 효과. 가격이 올라도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에 의해 수요가 줄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아파트는 어느 정도 베블런 효과를 일으킨다. 특정 지역이나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신분이 된다. 서울 사는 사람은 서울에 산다고 말한다. 강남 사는 사람은 강남에 산다고 말한다. 강남의 좀 더 좋은 아파트에 살면 특정 브랜드 이름으로 자신을 과시한다. 이런 현상은 인간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아파트 단지는 하나의 도시다.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이유도 아파트 단지에 있는 모든 것을 누리기 위해서다. 한국 사회에서 이런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은 승자가 되고 있다. 아파트가 아직 없는 이는 가파르게 올라가는 가격에 망연자실한 상태다.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아파트를 매입하는 게 좋을지가 늘 관심의 대상이다. 10년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예나 지금이나 회자되는 말이 있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지금 바로 사라”는 것이다. 가격의 상승과 하락은 개인이 어찌할 수 없다. 최적의 타이밍을 잡으려 하기보다 현재 개인적 상황에서 매입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10년이라는 기간을 놓고 봤을 때 아파트 가격은 최저가에서 2배 상승하고 최고가에서 20~30% 하락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1~2년 전부터 나는 강남권을 비롯해 아파트 가격이 2배가량 상승했다고 말해왔다. 2배 상승했더라도 고점에서 다시 10~20%는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덜 상승한 지역의 집값이 더 오를 가능성은 충분했다. 이에 2배가량 오른 지역이라도 하락 가능성을 염려하기보다 매입하기를 권했다.

    결과는 두 갈래다. 매입했는데 하락하면 실패, 상승하면 성공이다. 매입하지 않았는데 하락하면 성공, 상승하면 실패다. 인간 본능상 매입하지 않았는데 아파트 가격이 올랐을 때 감정의 상처가 더 크다. 만약 내가 산 집의 가치가 내려갔더라도 실거주를 하면 가격이 제자리를 찾은 후 그 이상으로 다시 올라가지만, 사람들은 여기서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매입을 망설인다.

    지금이라도 집 살까

    KB부동산 시세를 보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2007년 1월 13억 2500만 원에서 2013년 1월 8억4500만 원으로 40%, 서울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아파트 84㎡는 2008년 7월 5억9750만 원에서 2013년 7월 4억8500만 원으로 18%,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성한신아파트 84㎡는 2007년 3월 7억3750만 원에서 2013년 3월 5억8000만 원으로 약 20% 하락했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효과로 가격이 좀 더 상승한 측면이 있어 하락도 컸다고 본다. 굳이 하락을 보여준 것은 하락이 오더라도 어느 정도 예측하면서 버티면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다.

    하락이 시작될 경우 얼마나 떨어질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공포다. 이럴 때는 과거를 돌아보며 인내하면 된다. 은마아파트, 청구3차아파트, 삼성한신아파트 공히 하락 기간은 5~6년 정도였다. 그 외 대부분 지역의 하락 기간도 비슷했다. 2013년을 저점으로 본다면 올해까지 부동산은 8년째 상승했다.

    모든 자산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정확한 시기를 맞힐 수 있다면 고민할 일이 없다. 앞서 강조했듯, 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의 집은 타이밍을 맞춰 구하기보다 현 상황에 집을 살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자기 자본만으로 집을 사기란 어렵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대출을 받고 입주 가능한 아파트를 사거나, 한국만의 독특한 제도인 전세를 끼고 사들이는 갭투자를 통해 이주할 아파트를 미리 매입하는 것이 좋다. 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의 집을 살 타이밍은 언제나 ‘지금’이다.

    *포털에서 ‘투벤저스’를 검색해 포스트를 팔로잉하시면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