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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의 야심작’ 고객동맹 “계열사 밀어주기 NO!”

미래에셋금융그룹 ESG 거버넌스 구축 … “판매할 상품 선정 외부에 맡기겠다”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박현주의 야심작’ 고객동맹 “계열사 밀어주기 NO!”

박현주 미래에셋 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 · 미래에셋금융]

박현주 미래에셋 금융그룹 회장 [사진 제공 · 미래에셋금융]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으로 여전히 증권업계가 골머리를 앓는 상황에서 ‘고객가치 증대’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꼽힌다.

6월 16일 미래에셋금융그룹(이하 미래에셋)은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을 개최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선언식에서 “고객을 위해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만 팔겠다. 이를 위해 판매할 금융상품 선정을 외부 기관에 맡겨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계열 운용사 펀드도 예외 없이 제3기관에 맡겨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상품 선정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계열사 상품일지라도 선정 기준에 미달하면 가차 없이 라인업에서 제외한다. 다시 말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펀드라도 고객동맹 가치에 어긋난다면 미래에셋증권이나 미래에셋생명을 통해 판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업계에서 암묵적으로 행한 ‘계열사 펀드 밀어주기’를 더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인 셈.


“판매 가능 펀드 줄어들지만…”

6월 1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소비자의 진정한 가치를 위한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사진 제공 · 미래에셋증권]

6월 1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소비자의 진정한 가치를 위한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사진 제공 · 미래에셋증권]

또한 미래에셋은 이번 선언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상품선정위원회의 상품 선정 가이드라인 기준을 대폭 강화해 창립기념일인 7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상품 판매와 관련해서도 임직원의 윤리의식 고취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 수가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 이를 통과하는 공모펀드가 크게 감소하고, 특히 사모펀드는 판매 심사 허들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래에셋은 앞으로 인지도가 낮은 운용사나 생소한 구조의 사모펀드는 아예 취급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미 선정된 사모펀드도 향후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판매가 불가능해진다.



미래에셋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현재 판매 중인 1280개 공모펀드 가운데 선정 기준을 모두 통과한 상품은 400~500개 정도에 불과하다. 계열사 공모펀드도 총 396개 중 새 기준에 부합하는 펀드는 111개가량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판매되는 미래에셋운용의 펀드 비중은 30% 안팎”이라며 “강화된 상품 심사 기준에 따라 우리 상품이 탈락할 수도 있겠지만 약간의 손해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규 상품 가이드라인에서는 공모펀드를 1차로 장기 성과 우수 펀드와 장기 성장·혁신 펀드로 분류한다. 장기 성과 우수 펀드는 펀드평가사 4곳이 최근 3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한다. 장기 성장·혁신 펀드는 사내 고객자산배분위원회가 섹터와 테마를 고려해 선별한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2차 평가를 거쳐 최종 판매 상품을 확정할 방침이다. 탈락한 계열사 펀드는 향후 심사를 거쳐 장기 성과 우수 펀드 또는 장기 성장·혁신 펀드로 선정될 경우 판매가 가능하다.

4단계 걸쳐 ESG 거버넌스 구축

이번 ‘고객동맹’ 프로젝트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린다. 평소 박 회장은 임원들에게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기업은 고객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훈화를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권리에 민감한 요즘 세태를 반영해 고객가치 증대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기업의 잘못된 고객 응대나 갑질, 젠더 문제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사 경영권까지 위협받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며 “기업의 덕목이 더는 이윤 창출이나 매출 증대가 아닌, 고객과 사회를 생각하는 윤리의식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일반인의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점 또한 좌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투자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 전문 그룹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선언을 통해 고객 관점에서 의사 결정 기준을 한층 더 강화하고 철저한 직업윤리와 책임감을 바탕으로 고객 중심의 변화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래에셋은 ESG 경영과 관련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3월 미래에셋증권 이사회는 ESG위원회를 개최하고 ‘ESG 정책 프레임워크’ ‘사회 환경 정책 선언문’ 등 안건을 결의했다. ‘ESG 정책 프레임워크’는 미래에셋증권의 ESG 경영 미션과 중장기 전략 방향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ESG 전략과 목표를 설정한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ESG 경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거버넌스로 ‘ESG위원회’ ‘ESG임원협의회’ ‘ESG실무협의회’ ‘ESG추진팀’ 등 총 4단계 체계를 촘촘히 구축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ESG 경영을 통해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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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95호 (p22~23)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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