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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 - 허석 순천시장

“순천 명물 ‘고들빼기김치’ 얽힌 설화 아시나요?”

‘순천 방문의 해’ 맞아 스토리 있는 관광으로 1000만 유치 희망

“순천 명물 ‘고들빼기김치’ 얽힌 설화 아시나요?”

허석 순천시장은 순천 출신으로 대학생 시절을 제외하고 한평생을 순천에서 살았다. 그는 순천의 매력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허석 순천시장은 순천 출신으로 대학생 시절을 제외하고 한평생을 순천에서 살았다. 그는 순천의 매력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순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사시사철 새 옷을 갈아입는 드넓은 습지, 탁월한 예술성이 드러나는 순천만국가정원, 선조들의 삶의 숨결이 묻어나는 낙안읍성 등이다. 자연환경과 문화유적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관광명소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순천은 형님 격이라 할 수 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지난해 7월에는 순천 선암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시 승격 70주년 되는 해

순천만을 보존하려고 만든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다. [사진 제공 · 순천시청]

순천만을 보존하려고 만든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다. [사진 제공 · 순천시청]

순천은 천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은 대표 생태관광지인 순천만습지. [사진 제공 · 순천시청]

순천은 천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은 대표 생태관광지인 순천만습지. [사진 제공 · 순천시청]

낙안읍성은 조상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곳으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살고 있는 민속촌이다. [동아DB]

낙안읍성은 조상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곳으로,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살고 있는 민속촌이다. [동아DB]

선암사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화제가 됐다. [동아DB]

선암사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화제가 됐다. [동아DB]

올해는 순천이 시로 승격한 지 70주년 되는 해다. 더불어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순천시는 이를 뜻깊게 기념하고자 2019년을 ‘순천 방문의 해’로 정했다. 순천의 빼어난 관광지 덕택에 통상적으로 매년 900만 명가량의 관광객이 순천을 찾는데, 올해는 특별히 1000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1년 내내 순천시 전역의 주민들이 분주하게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 허석(56) 순천시장은 “관광객들이 순천의 명소와 유적지에 감탄하고, 순천 시민의 넉넉한 인심에 감동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순천 방문의 해’를 맞아 특별히 목표하는 바가 있나. 

“올해 1000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준비 중인데, 단순히 숫자를 채우기에 급급하기보다 관광객들에게 순천의 품격을 보여주고자 한다. 순천은 대한민국 ‘생태수도’라 할 수 있을 만큼 천혜의 자연경순천은 천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사진은 대표 생태관광지인 순천만습지.관을 자랑한다. 순천만습지, 순천만국가정원, 낙안읍성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이라면 풍광에 매료되기 마련이다. 더불어 순천 시민의 진심 어린 친절과 인심을 경험하게 한다면 관광객 한 명 한 명이 모두 순천의 홍보대사가 되리라 본다.” 

순천의 3대 관광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순천은 대한민국에서 산과 바다, 호수와 접한 유일한 지역이다. 순천의 명성은 해외에도 잘 알려져 있다. 그 덕분에 지난해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됐고, 람사르습지 도시로도 인증받았다. 특히 순천만습지는 보존 가치를 극명히 보여주는,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계절 따라 바뀌는 초록빛, 금빛 갈대와 순천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 흑두루미 등은 특히 장관이다. 만약 이곳에 개발계획을 세워 공장을 지었다면 지금의 가치를 잃었을 게 자명하다. 또 순천만국가정원은 습지를 방어하려고 생태블록을 만든 곳인데, 힐링 관광의 대표 명소로 거론되고 있다. 기하학적 모양의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낙안읍성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일한 민속촌이다. 그동안 겨울철이 비수기로 꼽혔는데, 이곳에 홍매화 100만 그루를 심어 겨울에 피는 매화 ‘설중매’로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인삼과 맛이 비슷하다고 해 ‘인삼김치’로도 불리는 ‘고들빼기김치’는 순천을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동아DB]

인삼과 맛이 비슷하다고 해 ‘인삼김치’로도 불리는 ‘고들빼기김치’는 순천을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동아DB]

순천을 대표하는 특산물, 혹은 대표 음식은 무엇인가. 

“순천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특히 대대로 매실, 복숭아, 고들빼기가 특산물로 꼽혀왔다. 개인적으로는 고들빼기김치가 최고다. 고들빼기김치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수확한 고들빼기로 담그는데, 뿌리가 튼실한 것이 특징이다. 인삼과 맛이 비슷하다고 해 ‘인삼김치’로도 불리며, 옛날에는 임금님 진상품으로 올리기도 했다. 대학생 시절 충청도 출신인 기숙사 동기가 내 어머니가 보내준 고들빼기김치를 먹어본 뒤로 그 맛을 잊지 못해 틈만 나면 순천에 고들빼기김치를 먹으러 내려왔을 정도다. ‘고들빼기’라는 명칭에 얽힌 흥미로운 설화도 있다. 약초꾼들이 눈 속에 고립됐다 이 고들빼기를 먹고 살아났는데, 마을 어르신들에게 약초 이름을 물어보니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결국 약초꾼들의 성을 따 이름을 붙였는데 고씨가 2명, 백씨가 1명, 이씨가 1명이어서 고들빼기가 됐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설화가 전해진다.(웃음) 이외에도 정갈한 맛이 일품인 웃장 국밥, 순천만 주변 갯벌에서 자라는 짱뚱어로 끓인 짱뚱어탕, 고소한 곱창전골, 숯불에 구워 먹는 닭구이 등도 대표 음식이다.” 

순천의 여러 식품업체가 4월 5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2019 대한민국 발효대전’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순천을 대표하는 발효음식이 많은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이번 발효대전에 순천 고들빼기 영농조합법인, 황가네 장서방 전통장, 송순 발효식초의 초향, 순천만함초영농조합 등 10여 개 업체가 참가한다. 순천의 진미를 알릴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내 공약 가운데 하나가 순천에 발효지원센터를 건립하는 것이었다.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승주읍에 발효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센터가 세워지면 우리 술, 김치류, 장류 등 다양한 발효식품 산업이 집적화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에서 축제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인데 소개 부탁드린다. 

“올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 중인 축제는 9월로 예정된 ‘순천 푸드·아트 페스티벌’이다. 제목처럼 음식과 예술을 접목한 축제로, 순천 중앙로에 차량 출입을 막고 길옆으로 푸드트럭을 진열해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또한 공연팀을 불러 각종 예술 공연을 펼치고, 어린아이들이 바닥에 낙서할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할 것이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는 계절별로 축제를 여는데 튤립, 유채, 철쭉 등이 만발하는 5월에는 봄꽃 축제를, 여름에는 물빛, 가을에는 갈대, 겨울에는 별빛 축제가 계획돼 있다. 또 다른 도시에는 없는 특별한 영화제인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도 8월에 열린다. 반려동물과 함께 순천만에서 영화를 보고 순천 어디든 관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8월 말에는 자연 속에서 클래식을 감상하는 ‘순천만국제교향악축제’도 예정돼 있다.”


시장 부임 8개월째, 직접 민주주의 시도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허석 순천시장(가운데). [사진 제공 · 순천시청]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허석 순천시장(가운데). [사진 제공 · 순천시청]

허 시장은 지난해 6월 당선해 민선 7기를 시작하고 8개월간 발로 뛰고 있다. 2월부터 3월 중순까지 42일 동안 현장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시민 5000여 명으로부터 280건 넘는 사항을 듣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밖에 지난해 쓰레기 매립장 문제를 시민 광장 토론회를 통해 해결했으며, 신청사 건립 문제도 시민 참여 디자인단을 구성해 해결을 시도하는 등 직접 민주주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허 시장은 “순천이 ‘직접 민주주의의 메카’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취임 당시 가장 큰 문제가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했다. 관련 광장 토론을 세 차례 열었고, 시민과 공무원이 주축이 된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100일 동안 연구한 끝에 나온 권고안을 받아들여 그대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 성공 사례라고 생각한다. 또 그 연장선상에서 전국 최초로 낙안면장을 개방형으로 뽑은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포항에서 마을기업을 경영하던 고흥 출신 민간인이 뽑혔다. 현재 면장을 비롯해 마을 주민 모두가 만족해하고 있어 다른 지역도 개방형으로 선출하려 한다. 시장은 거대 항공모함의 방향을 지휘할 뿐 다중의 지혜를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신청사 건립을 추진 중인데 지향하는 바가 있나. 

“올해 초 24년 만에 위치가 확정됐다. 위치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과 함께하는 신청사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개인적으로는 신청사 안에 세탁소가 있으면 좋겠다. 여성 공무원이 많은데, 출퇴근하다 보면 세탁물을 맡기는 것이 번거롭다. 출근하면서 맡기고 퇴근하면서 찾아가게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발소, 미용실 등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과 놀이터, 도서관 등 아이들을 위한 여가공간도 마련한다면 순천 시민 모두가 만족해할 것이다. 시민, 전문가, 공무원 등 총 5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 디자인단’이 여러 아이디어를 수렴해 디자인을 구상하고, 2020년 하반기부터 공사에 착수해 2024년 준공될 예정이다.” 

순천이 고향인데, 한평생 살아보니 어떤 점이 특히 좋은가.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다. 서울에서 대학(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 다닐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순천에서 살았다. 순천은 여러 지방 가운데 인구가 늘어나는 유일한 도시다.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 여건이 좋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 예부터 자연 여건이 빼어나 사람이 살기 좋은 곳으로 명성이 높았다. 일례로 순천에 부임했던 다른 지역 출신 부시장 3명이 퇴임 후에도 계속 순천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조선 중기 퇴계 이황의 추천으로 경상도에 살던 매곡 배숙(1516~1589)이 순천에서 후학을 양성하다 그대로 눌러앉았으며, 그가 순천 배씨의 시조가 됐다. 순천이 좋아 뿌리를 내린 유명 인사가 적잖은데 이런 스토리를 모은 책자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지역의 자발적 변화 있어야 성장도 가능”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요즘 지역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인구 감소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순천이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무엇보다 기존의 낡은 생각이나 관점, 제도를 파괴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가야 한다. 실력 있는 인재가 지방으로 유입돼야 지역사회도 변화한다. 낙안면장을 개방형 직위로 전환해 민간인 면장을 채용한 것이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순천은 주민 중심 지방자치를 위해 ‘주민자치회’ 8개소를 운영 중인데, 지역 문제를 주민들이 직접 협의하고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또 순천에서 중요하게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가 ‘창업보육센터’ 건립이다.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 중국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을 찾아가 업무협약을 맺고 최고책임자들을 순천 창업보육센터 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순천의 창업보육센터를 찾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순천을 찾는 관광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 순천 방문의 해를 추진하면서 ‘친절’을 시민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또 숙소나 식당 등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모든 관광객에게 올 때마다 즐거워지는 곳, 올 때마다 맛있는 곳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이외에 1000만 나무 심기 운동도 하고 있는데, 순천을 방문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딴 상징목을 심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순천에서 아이 이름으로 나무를 심고, 세월이 흘러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 관광객이 꾸준히 순천을 방문할 것 같다.”


허석 순청시장 약력 
•1982년 순천고 졸업
•1989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전 순천시민의 신문 대표
•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현 한국설화연구소 소장
•현 민선 7기 제9대 순천시장






주간동아 2019.03.22 1181호 (p26~31)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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