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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미궁에서 헤매다 어른 되다
사람 마음에는 미궁(迷宮)이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인은 짐승이나 인간 내장으로 미래를 점쳤는데 그들은 복잡하게 꼬인 창자를 보고 미궁의 개념을 만들어냈다. 시작과 끝은 분명히 있지만 하도 어지럽게 꼬여서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 길을…
20130520 2013년 05월 20일 -
귀에 쏙쏙 들리는 내용…감동 밀물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한국어 초연은 압도적이었다. 묵직한 줄거리와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웅장한 음악, 그리고 무대를 울리는 배우들의 성량이 어우러져 완벽한 작품이 탄생했다. 과연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명성에 걸맞았다. 빵 …
20130506 2013년 05월 06일 -
변두리 재래시장 시끌벅적 삶의 찬가
파드닥파드닥. 영문도 모른 채 버둥거리는 도미 한 마리. 칼잡이는 커다란 망치를 내려쳐 도미를 기절시킨 후, 도미의 배를 가르고 물을 뿌리며 한 포 한 포 속살을 저며낸다. 냉정한 칼잡이는 노련한 손길로 그렇게 삶의 정수를 가른다.…
20130422 2013년 04월 22일 -
“어, 우리 사랑 얘기잖아?”
사랑하기 좋은 계절, 거리마다 연인이 쏟아진다. 기자도 한때는 봄이 오면 애인 손잡고 벚꽃 구경 갈 생각에 벅찼지만, 이제는 남편의 주말 등산 약속이 내심 반가운 지경에 이르렀다. 2007년 초연 후 서울 대학로에서 쉼 없이 공연하…
20130408 2013년 04월 08일 -
대학로서 유럽여행… 그래도 좋다
봄.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마음은 이미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파리의 좁은 골목골목을 굽어보지만, 현실 굴레에 갇혀 떠날 수 없는 당신을 위한 선물이 있다. 바로 뮤지컬 ‘유럽블로그’다. 여행이라면 치를 떨던 동욱이 낡은 사진 한…
20130318 2013년 03월 18일 -
오늘 문득 김광석이 보고 싶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가인(歌人) 김광석. 그가 떠난 지 17년이나 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의 목소리에 위로받는다. 그의 청명하면서도 깊은 목소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20130304 2013년 03월 04일 -
하버드에 공부벌레만 있진 않아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진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보이는 것 때문에 상처 받는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남성은 유난히 검은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 때문에 필리핀에서 온 이주노동자로 오해받는다고 털어…
20130218 2013년 02월 18일 -
어, 뮤지컬에 랩, 트로트가 등장하네
하늘과 맞닿은 동네에는 태국어, 필리핀 타갈로그어, 인도네시아어가 어지럽게 섞여 있다. 고등학생 가운데 학원에 다니는 아이는 손에 꼽을 정도고, 얇은 벽 너머로 이웃집 궁색한 살림이 뻔히 들여다보인다. 불법 체류자를 잡아가려는 출입…
20130128 2013년 01월 28일 -
현실은 맵고 추억은 달달함이여
걱정 반 기대 반. 아베 야로의 인기 만화 ‘심야식당’이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든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원작은 간판 없는 ‘심야식당’에 찾아오는 손님들 이야기를 다룬 작품. 매회 다른 인물의 에피소드로 진행되…
20130121 2013년 01월 21일 -
티격태격 50대 남녀 ‘人生 성찰기’
여기, 그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남녀가 있다. 함께 아이를 낳았으나 결혼한 적은 없으니 부부는 아니고, 30년 이상 알고 지냈으나 친구라는 말로는 뭔가 부족하다. 매 순간 서로에게 날이 서 있지만 원수라고 하기에는 그 사이…
20130114 2013년 01월 14일 -
난 초능력 생기면 이렇게 쓴다
어느 날 나한테 벽을 뚫고 어디든 자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이 같은 유쾌한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문으로 드나들 듯 벽을 넘나드는 능력을 얻은 주인공은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
20130107 2013년 01월 07일 -
난, 대통령 암살자야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섭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무관심 속에서 살기가 그만큼 더 힘들다는 의미다. 뮤지컬 ‘어쌔신’에 등장하는 인물들 심정이 이러한 듯하다. ‘어쌔신’에는 각기 다른 사연으로 대통령을 암살했거나 암살을 시도했던 …
20121231 2012년 12월 31일 -
차지연과 소냐, 탄탄한 매력 발산
누비아의 아이다 공주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두 여인이 사랑하는 라다메스 장군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아이다’의 막이 올랐다. 2005년 초연 이후 7년 만이다. 초연 당시 8개월간 공연하며 인기를 끈 …
20121224 2012년 12월 24일 -
잘 차린 메뉴, 골라 보는 재미
연말을 맞아 뮤지컬 갈라 콘서트 소식이 적잖게 들린다. 특히 올해는 아직 공연되지 않은 뮤지컬 넘버를 소개하는 공연들이 있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비영리 혹은 재능기부 콘서트 소식도 훈훈하다. ‘Unsung’은 연극·뮤지컬 창작자 지…
20121217 2012년 12월 17일 -
당신은 어떤 친구로 기억될까요?
우리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고통을 준 사람을 어떻게 기억할까. 또 누군가에게 우리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연극 ‘나쁜자석’은 이 같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네 남자 이야기로, 연극 제목은 등장인물 중 한…
20121210 2012년 12월 10일 -
벌써 25년…‘팬텀’은 살아 있다
‘오페라의 유령’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연한 블록버스터 뮤지컬이다. 영화 ‘타이타닉’ ‘아바타’를 능가하는 누적 매출을 기록하고, 드라마데스크상, 올리비에상, 토니상 등 적잖은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20121203 2012년 12월 03일 -
스케이트 타면서 노래 부르는 모습 장관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는 마니아 사이에서 초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올해의 뮤지컬’로 뽑힌 뮤지컬 ‘엘리자벳’ 속 등장인물인 오스트리아 루돌프 황태자의 생애를 그린 작품이기 때문이다. 작품…
20121126 2012년 11월 26일 -
3D와 코믹이 어우러진 장 발장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휴머니즘을 강조한 이야기와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으로 폭넓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1985, 87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후 롱런했으며,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극…
20121119 2012년 11월 19일 -
가을 바람과 함께 온 ‘금지된 사랑’
애절한 짝사랑의 대명사로 꼽는 베르테르가 시린 가을바람과 함께 돌아왔다. 독일 문호 괴테가 1774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000년 초연 때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마니아 사이에선 유명한…
20121112 2012년 11월 12일 -
애국충절 안중근, 변함없는 감동
뮤지컬 ‘영웅’(한아름 작, 윤호진 연출, 오상준 작사·작곡)은 우리나라의 뼈아픈 근대사를 배경으로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다룬 작품이다. 1909년 2월 ‘단지동맹’에서 시작해 1910년 3월 사형당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이 작…
20121105 2012년 11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