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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도깨비 늪 건너 세상 속으로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극본 동이향, 연출 성기웅)는 기괴한 동화 같다. 시공간적 배경이 모호하고 도깨비와 같은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등장할 뿐 아니라 주인공 여자아이가 무의식의 여로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상징적인 언어로 그려지…
20110221 2011년 02월 21일 -
울고 싶어 구경 갔다 ‘멀뚱멀뚱’
시청률 높은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배경은? 바로 병원이다. 부모의 암 발병으로 반목하던 형제들은 화해를 하고, 아내가 급성 백혈병에 걸리면 남편은 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랑으로 그녀를 돌본다. 치매, 단기 기억상실증, 뇌…
20110214 2011년 02월 14일 -
부조리한 인생, 장난 좀 쳤지
연극 ‘대머리 여가수’에는 대머리 여가수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 ‘비슷한’ 대사 하나만 있을 뿐. 소방대장은 묻는다. “그런데 대머리 여가수는?” 멍한 표정의 서씨 부인의 대답은 “늘 같은 머리 스타일이죠.”한 에피소…
20110131 2011년 01월 31일 -
서점에 서성이는 ‘90년대의 추억’
연극 ‘책, 갈피’(작·연출 이양구)는 대전의 한 서점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재경, 재경에게 경쟁심을 느끼는 만년 2등 지혜, 재경을 좋아하는 작가 지망생 영복, 영복을 좋아하는 날라리 학생 보경, 서점 주…
20110124 2011년 01월 24일 -
극단적인 두 형제 욕망 앞에 충돌
“사막에서는 개만큼도 필요 없을” 아이비리그 출신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오스틴. 휴가 간 어머니 대신 집을 지키던 그에게, 좋게 말하면 ‘자유로운 영혼’, 나쁘게 말하면 ‘망나니’인 형 리가 오랜 사막생활을 마치고 찾아온다. 리는…
20110117 2011년 01월 17일 -
인생 역전 찬스, 희망 펀치 원~투
낡고 침침한 ‘이기동 체육관’의 시계는 늘 멈춰 있다. 세계 챔피언 문턱에서 무릎 꿇고 아들까지 잃은 ‘이기동 관장’은 살아 있다기보다는 죽어가고 있다. 이 체육관에 이기동 관장의 열혈팬 ‘청년 이기동’이 나타난다. 청년 이기동에게…
20110110 2011년 01월 10일 -
남경주·최정원 이름값 제대로
세간에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나 음악은 공연의 ‘접근성’을 높여준다. 이런 점에서 기존의 히트곡들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은 대중을 공연장으로 끌어모으기에 유리하다. 아바(ABBA)의 올드팝으로 엮어진 뮤지컬 ‘맘마미아!’는 주크…
20110103 2011년 01월 03일 -
밀고 당기고 … 볼륨감 넘치는 가창력
대한민국은 지금 천재형 소녀 싱어 아이유에게 푹 빠졌다. 아이유가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좋은 날’을 발표하던 날, 천재형 소녀 싱어로 먼저 각광받았던 윤하도 음반을 발표했다. 소녀 싱어송라이터의 원조격인 윤하는 일본과 한…
20101227 2010년 12월 27일 -
성탄절 눈 내리면 사랑이 온다
누구든 사랑에 빠지고 싶은 계절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키읔(ㅋ)’만 쳐도 ‘크리스마스 공연’이란 단어가 나오는 걸 보면, 아무리 스마트 시대라지만 여전히 연애는 아날로그인 것 같다.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과 나눌 특별한 추억을 …
20101220 2010년 12월 20일 -
조승우 티켓 파워 그 이유 그대로
키 173㎝의 조승우는 누구보다 거대했다. 병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이성과 감성을 분리하는 약 개발에 도전하는 젊은 의사 ‘지킬’의 열정, 본능을 제어하지 못한 채 악으로만 가득 찬 ‘하이드’의 분노가 그 몸 안에 동시에, 고스란히…
20101213 2010년 12월 13일 -
‘한국적인 네오솔’ 깊고 진한 여운
한국 팝 시장에서 ‘리듬앤드블루스(R·B)’는 브라운아이즈로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미들 템포’라는 용어로 불리는 모데라토 넘버들은 그들의 첫 히트곡 ‘벌써 1년’ 이후 한국 팝 시장의 히트상품이 됐고 유사품과 모조…
20101206 2010년 12월 06일 -
기억하게, 죽음 있어 삶이 귀중하다는 걸
생김새도, 생각도, 배경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가진 단 한 가지 공통점은 누구든 태어나고 죽는다는 사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삶은 연기된 죽음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예고된 ‘결말’ 앞에서 우리는 죽음을 기다리는 ‘태도’에 대해 …
20101129 2010년 11월 29일 -
엄마의 사랑과 마음 이젠 알겠어!
모이시스 카우프만 원작의 연극 ‘33개의 변주곡’(연출 김동현)은 베토벤이 ‘디아벨리 왈츠를 주제로 하는 33개의 변주곡’을 작곡하는 과정에 얽힌 의뭉스러운 사건들을 다뤘다. 루게릭병에 걸린 캐서린은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베…
20101122 2010년 11월 22일 -
어디서든 눈부시게 사는 거야
1984년 탄광 폐쇄 발표에 맞서 전국 광산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하던 날, 한 탄광촌의 소년 빌리가 우연히 마을회관 발레교실에 참여한다. ‘계집애들의 놀이’라고 생각했던 발레에 점점 빠져드는 빌리. ‘먹고살기 위해’ 대충대충 아이…
20101108 2010년 11월 08일 -
감미로운 선율 가슴을 적셨다
“우연히라도 그가 이 음악을 듣게 된다면 분명 저를 기억할 겁니다. 현재로선 이 음악이 그와 저를 이어주는 유일한 끈입니다.”1999년. 한 음반사에 녹음테이프와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사연인즉 한 여인이 유학을 앞두고 2년 전 …
20101025 2010년 10월 25일 -
록 음악이 죽었다고 누가 그래?
록이 젊은이의 상징이자 특권이던 때가 있었다. 국내에서 초연된 브로드웨이 최신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Rock of Ages)’는 인위적으로 록을, 사랑을 빼앗을 수 없다는 당연한 믿음의 이야기다. 사랑, 마약, 그리고 록의 도시…
20101011 2010년 10월 11일 -
올가을엔 연극과 데이트를
가을은 공연계가 다양한 축제로 풍성해지는 계절이다. 특히 국제적인 축제는 세계의 트렌드를 가늠하고 국내 작품의 국제화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요즘 열리는 축제가 대부분 국제적인 성격을 지향해 ‘차별성’이 사라진다고 우려하는…
20101004 2010년 10월 04일 -
가슴에 물결치는 투명한 멜로디
때는 1999년 가을. 중학생이던 내게 옆 반 남자애 하나가 파란색 녹음테이프를 내밀었다. 겉봉에는 삐뚤삐뚤 영어로 곡 제목이 쓰여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와 틀어보니 투명한 음들이 가슴 위로 살포시 내려앉았다. 이불을 덮어…
20100920 2010년 09월 20일 -
품격 있는 민요로 날~ 넘겨주소
얼마 전 한 공중파에 일본 고등학교 합주단이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이 방송돼 화제다. 10년 전 한국 여행 중 우연히 ‘아리랑’을 들은 음악교사가 한국을 오가며 ‘아리랑’을 직접 배워 학생들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외국인에게는 동…
20100920 2010년 09월 20일 -
희망은 서울 달동네에 살고 있었네
대규모 외국 뮤지컬 속에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는 창작 뮤지컬을 보면 ‘기특하다’고 토닥여주고 싶다. 이름난 스타, 풍부한 재정 없이도 끊임없이 관객을 불러 모으는 창작 뮤지컬. 그 대표선수가 바로 ‘빨래’다. ‘빨래’는 제4회 …
20100906 2010년 09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