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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는 죄와 불편한 현실 고발
“요즘 ‘등에 빨대 꽂힌 것 같다’고 말하는 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주부는 껑충 뛰어오른 물가 때문에 마트에 가기 무섭고, 직장인은 제자리걸음인 월급과 늘어나는 세금 때문에 가슴이 미어진다. 브레히트의 ‘마하고니 시의 흥망성쇠’…
20110718 2011년 07월 18일 -
문득 인도행 비행기를 타고 싶었다
유적지 앞에 어색하게 서서 찍는 사진 따위에는 관심 없다. 기차는 늘 연착하고 소매치기는 당당하다. 하루 종일 끔찍한 더위와 싸우느라 온몸이 끈적끈적한데, 샤워장도 없고 바퀴벌레까지 나오는 더러운 숙소에서 긴 밤을 지새워야 한다. …
20110711 2011년 07월 11일 -
그때 그 비 냄새와 자유로움
“빗속에서 놀아본 적 있나요?” 아트서커스 ‘레인’(다니엘 핀지 파스카 연출)의 첫 부분에서 해설을 맡은 배우가 관객에게 묻는 말이다. 이 작품의 주제가 자유롭게 뛰놀던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 그중에서도 ‘비’와 관계된 기억이기 …
20110704 2011년 07월 04일 -
90분에 그 많은 이야기 욱여넣기
“꼬라지 하고는~.” 5년 전 주말 저녁마다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도회적 이미지를 가진 배우 한예슬이 꽃무늬 ‘몸뻬’ 바지 차림으로 얼굴에 덕지덕지 양념을 묻혀가며 자장면을 먹던 장면은 지금 떠올려도 …
20110627 2011년 06월 27일 -
아이돌 가수는 왜 자살했을까?
한국 가요계는 지금 아이돌 가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콘셉트도, 개성도 다양한 남녀 아이돌그룹이 가요계를 장악했으니 말이다. 특히 걸그룹은 동년배 팬뿐 아니라, 나이가 2배 이상 많은 삼촌팬의 충성도 높은 ‘팬심’ 속에서 성장을…
20110620 2011년 06월 20일 -
딸아, 넌 나처럼 30대를 살지 마라!
누가 말했던가. 비극은 장례식장에서 끝나고, 희극은 결혼식장에서 마친다고. 연극 ‘돐날’은 결혼식도, 장례식도 아닌 30대 부부의 낡은 전세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이 연극은 희극이어야 마땅한 ‘결혼’에 ‘생활’이 붙으면 비극보다…
20110613 2011년 06월 13일 -
여기가 어딤까? 한국임까?
연극 ‘연변엄마’는 조선족 여인의 눈을 통해 인간성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한국이 겉으로는 경제적, 과학적 발전을 이룬 것 같지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윤리의식, 그리고 행복지수는 바닥을 치고 있음을 …
20110607 2011년 06월 07일 -
미국 인디언 대추장과 용산 참사
미국 인디언인 수우족 대추장 ‘성난말(Crazy Horse)’은 인디언 영웅이다. 1880년대 백인은 ‘인디언 보호구역’ 블랙힐스 일대에서 금을 발견하고 인디언을 내쫓았다. 그러자 용맹한 인디언 용사 ‘성난말’은 기습공격으로 미국의…
20110530 2011년 05월 30일 -
세상의 뒤안길에서 추억 여행
연극 ‘3월의 눈’은 올 3월 국립극단 최고령 원로 배우인 백성희, 장민호 주연으로 초연해 큰 호평을 받았다. 5월 초 시작한 리바이벌 공연에는 건강상의 문제로 하차한 백성희 대신 더블캐스트였던 박혜진이 할머니 이순 역으로 출연한다…
20110523 2011년 05월 23일 -
안준생은 과연 친일 변절자인가
안중근, 안준생 부자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극(極)’을 보여준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이듬해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했다. 하지만 당시 어머니 태내에 있던 막내아들 안준생은 아버지의 뜻을 잇지 못…
20110516 2011년 05월 16일 -
‘한여름 밤’ 숨어 있는 희망 찾기
연극 ‘미드 썸머’(데이비드 그레이그 작, 양정웅 연출)는 영국 에든버러의 한여름 밤을 배경으로 남녀가 일련의 해프닝을 겪으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을 재치 있게 표현한 로맨틱 코미디다.헬레나는 이혼 전문 변호사고, 밥은 조그만 범…
20110509 2011년 05월 09일 -
건반 위의 봄바람 내 마음에 살랑
춘(春), 스프링(spring), 그리고 봄. ‘춘’은 젠체하는 깍쟁이 같고, ‘스프링’은 천방지축 말괄량이 같다면, ‘봄’은 왠지 볼이 발그레한 첫사랑 같은 느낌이다. 이름만큼 날마다 달리 전해지는 봄의 느낌. 다양한 봄을 만끽할…
20110502 2011년 05월 02일 -
하늘에서 내려온 환상의 예술
‘서커스’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불구덩이를 통과하는 묘기대행진? 동물쇼? 그런데 ‘태양의 서커스’는 이러한 통념을 깨뜨린다. 현란한 기술만으로 흥미를 돋우기보다 움직임, 소리, 비주얼 측면에서도 예술적 심미를 추구한다. 이들의 …
20110418 2011년 04월 18일 -
묵직한 감동 大魚 대학로 오르다
“단돈 3만 원으로 이토록 수준 높은 연극을 볼 수 있다니! 대학로 만세!”연극 ‘노인과 바다’(김진만 연출, 각색)를 보고 나오면서 바로 트위터에 올린 문장이다. 연극 ‘노인과 바다’는 마치 해물탕 같았다. 길 구석에 숨은 작은 …
20110411 2011년 04월 11일 -
배호 노래로 울리고 젊은 감각으로 웃기고
음악극 ‘천변카바레’(극본 강헌·박현향, 연출 김서룡)는 1960~70년대를 풍미하던 대중가수 배호의 노래를 바탕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렇다고 배호의 일대기를 따라가는 오마주 형식을 취한 건 아니다. 주인공은 천변카바레…
20110404 2011년 04월 04일 -
이영훈 명곡, 추억과 감동을 불러내다
작곡가 고(故) 이영훈(1960~2008)만큼 한국인의 정서를 잘 표현한 이가 있었던가. 그의 음악으로 꾸민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한국형 ‘맘마미아’가 …
20110328 2011년 03월 28일 -
게이와 정치범이 감방에서 만났을 때
연극 ‘거미 여인의 키스’(마누엘 피그 작, 이지나 연출)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수감된 게이와 혁명에 대한 생각밖에 없는 이성애자 정치범이 한 감방에 수감된 상황을 보여준다. 두 사람은 성격과 가치관, 취향 등 하나에서부터 열까…
20110321 2011년 03월 21일 -
‘오페라 공포증’치료 좀 해볼까요?
오페라(opera)는 누군가에겐 공포다. 아름다운 아리아를 듣다 스르르 눈을 감은 기억 때문이고, ‘가장 좋아하는 오페라 작품은 뭔가요?’란 질문을 받으면 마땅히 대답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오페라 공포증 환자’를 위한 맞춤…
20110314 2011년 03월 14일 -
재일동포 용길이네 ‘희망 이야기’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은 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과 일본 신국립극장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한일합작 공연으로 2008년 양국에서 정의신, 양정웅 공동 연출로 초연했다. 이 연극은 1960년대 말 간사이 지방 조선인 주거지역…
20110307 2011년 03월 07일 -
젊고 화끈한 맥베스에 푹 빠졌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 워낙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비교 대상이 많다. 연출가나 배우로서는 이 작품을 다루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25세 영국인 알렉산더 젤딘이 연출한 ‘맥베스’에는 “완벽할 수 없다면 내…
20110228 2011년 02월 28일